가슴 먹먹해지는
아이처럼 해맑게 웃던 얼굴에 파이는 보조개를 보면,
큰 손이라 자부한 내 손을 작아보이게 했던 커다란 손을 보면,
맨발로도 위풍당당했던 흙투성이 발을 보면,
그렇게 소중히 여기던, 그 때보다는 길거나 짧아진 수염을 보면,
밥보다 맥주를 좋아해 마른 몸에 볼록 튀어나왔던 배를 보면,
오래 입어 헤지고 늘어난, 나도 본 적 있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
쌍꺼풀이 짙고 눈꼬리가 쳐친, 유난히 커다란 두 눈을 보면,
늘 단정하게 정리한 짧은 머리를 보면,
내게 빌려줬었던, 그가 아직도 쓰고 있는 그 썬글라스를 보면,
옷장에 걸려있던 여러 벌의, 반듯하게 다려 입은 셔츠를 보면
웃는 듯 참는 듯 보이는 앙다문 입에 살짝 내려간 입꼬리를 보면.
좋았던 것 다 잊고 나쁜 것만 기억하면 보내기도 쉬우련만,
늘 나쁜 것은 잊어버리고 좋은 기억만 남아버려서,
언제나 그를 추억할 때면 그가 미워 싫지 않고, 그가 그리워 싫어졌다.
말았어야 했는데, 궁금함에 그들을 찾았다가 결국 커져버린 그리움에는 속수무책이더라.
가슴이 꽉 막힌 듯, 무언가 내려 앉은 듯 먹먹해질 때는
조금 흘려보내면 나아진다. 뚝뚝, 주르륵. 때로는 엉엉하고.
그는 언제까지나 내게 아름다운 사람일테고, 나는 언제까지고 그를 기억하고 싶어할테니,
가끔씩 이렇게 글로 써내어 흘려보내는 것은,
어쩌면 나를 위한, 그에 대한, 나만의 애도.
조금은 요란하게, 조금은 주책맞게, 조금은 유치하게 성장하는 중.
간밤에 먹먹해지는 일이 있으셨군요~
누구나 가슴 속에 생각하면 먹먹해지는 그런 사람은 다 갖고 사는 것 같아요.
그쵸 다들 그런거니까 괜찮은거 맞죠:-)
토닥 토닥~ 그럼요 괜찮은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