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잘 수 없는 남자 - 노자규 -
누워서 잘 수 없는 남자 - 노자규 -
사람은 누구나
밤이 되면 누워서 잠을 잡니다
하지만 9년째
앉아서 쪽잠을 잔 적은 있어도
누워 자본적이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65세의 고령인데 말이죠
9년이란 세월 동안
오늘에 주인공이 누워 잠을 못 잔
이유는 호흡기만 연결한 채
허공을 향해 눈만 껌벅거리는
93세 아버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직장도 그만두고 아버지 곁에서 병간호를 하는 아들은
혹 감기라도 걸려 폐렴이 오면 합병증이 생길까 노심초사
군불을 때서
방안 온도를 늘 맞춰야 하는 아들은
혹 기침을 하다 기도라도 막힐 수 있기에 밤낮으로 곁에서 한시라도
눈을 뗄 수 없다 말하는 아들입니다
용변 상태를 확인하고
가래도 제거해주고
대답할리 없는 아버지에게
살가운 대화도 건네고
그렇게 24시간을 아버지의 수족이 되어 하루를 살아가고 있지요
오늘 하루가 맨 처음이듯 그렇게요
오늘은 읍에 있는 병원에 온 아들
퇴행성 관절염으로
서있기도 힘들어 온 것입니다
윤활낭에 염증까지 생겨 수술을
권하는 의사에 말에
실없이 웃어넘기며
절뚝거리는 다리에 힘을 세우며
기울어진 어깨로 걸어 나오는 아들
자신이 아픈 건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병원에서 오자마자 아버지 방에
군불 때야 할 나무를하러
아침이
한고비 서럽게 내려앉은 산에 토라진 바람을 등지고 오르는 길입니다
한짐 실은 지게가
절뚝거리는 다리 때문에
올랐다 내렸다 춤을 추는 듯합니다
마당에 나무 봇짐을내려놓고선
“ 아버지 다녀왔어요”
"아버지 금방 군불 때
따뜻하게 해드릴게요“
듣지 못한다는 걸 알지만
이렇게라도 아버지의
숨결마저 그리운 아들입니다
아버지가 지게를 지고 오실 땐
작고 왜소한 아버지는 보이지 않고
나무 봇짐만 배추국이 익어가는
집 앞 마당에 내려놓든 그때가 생각납니다
아버지만큼
나무를 하지 못한 게 미안해서인지
한점 살갗 떼어 버티신 아버지의 두발을 밤새 주르는 아들입니다
“아버지
저는 조금밖에 못 가지고 왔어요“
알 리 없고 듣지 못하는 아버지에게
보리밥에 된장국 같은 곰삭은 옛날이야기 들려드리며
혼자 웃고 혼자 우는 아들입니다
“아버지도 사람이셨구나”
배고프고
아프고
슬픈
“내 아버지도 사람이셨구나”
하고 푸념하는 말에
아버지의 눈 끝에
댓돌에 낙숫물 고이듯
눈물이 맺힙니다
주검처럼 길게 누워
고요히 눈을 감은
아버지가 내 말을 듣고 계시는구나
아들은 아버지에게 안기며
“아버지처럼 살게요”라며
하얀 입김 불어 뜨거운 눈물로
화답을 합니다
세상 묵은 모서리에 애절한 고향을 그린 묵화 한점 같은 부자 간입니다
하지만 이런 아들의 정성에도
아버지는 조금씩 쇠약 해지는 게
가슴 아프다는 아들은
아버지와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결 고운 바람에도
눈물이 마를 날이없다 말합니다
이제는 순박한 아버지의
뒤 모습을볼 수 없기에
허공에라도 비문을 써고 싶은
아들의 마음을 아는 비가 잔잔한 울음이 되어 내리는 그런 날입니다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가는 날 인가 봅니다
콧줄과 소변 주머니 교체를 위해 응급실에 온 아버지와 아들
무사히 치료를 끝내고
집으로 오는 길입니다
한시라도 아버지와 잡은 손을
놓지 않는 아들은
집이 아닌 곳에 멈춰 선 구급차에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아버지”
“어머니 산소 좀 보시라고 왔어요”
대추 잎 고운
언덕길에 나지막한무덤 하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병중에 누운
아버지에게 말씀드리지 못한 죄스러움에 온 것입니다
“아버지”
“ 어머니가 계신 곳이에요”
등 켜지 않아도
차오르는 이 그리움과 애절함
아버지와
꽉 쥔 두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늘 쇠못같이 말없이 다문
아들의 입술을 보면
비바람을 맞아가며 살아온
굵고 패인주름 속에 아버지에 대한
깊고 애틋한 아픔이 얼마나 깊은지
알것 같습니다
아버지와
술 한잔하고싶은 게 소원이라는 아들은
아버지의 수의를 매만지고 있습니다
소매 끝
실오라기 하나라도 묻어있을까
손등으로 훔치고 비벼대는 아들은
이승 끝 저만치 느낄 수 없는
먼 곳으로 가실 생각에
저 홀로 깊어져
그만 눈물을 쏟고 맙니다
낡은 집 난간에 앉아 돌담 넘어
올라선 홍시감을 바라봅니다
예전 같으면 좋아하셔서
거뜬히 드실 아버지신데
혼자 먹기 죄스러워 따지 못하고
대포집에 두고 나온 빈병처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아궁이에 앉아 근심 쌓인 듯
애꿎은 나무만 쑤셔 넣는 아들
울지 않고 슬플 수있다는 게
이런것인가 봅니다
지난날들은
가만히 내려놓아도 좋으련만...
먼 시간 돌아
이별은 묻지않고 다가와
대답 없이 가버렸습니다
오늘은 마당에 있는
큰 바위에 앉아 있습니다
낡고 해어진
카메라에 희미해진 숫자들처럼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버지가 늘 앉아계시며
날마다 들이쉬고
내쉬는 숨결이 머문
그 바위에 앉아보건만
아버지의 온기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걸
이별한지 한참 뒤에 알았습니다
돌아올 약속을 한 이별은 없듯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바람결에 지난다 해도
잊지 않겠노라 말합니다
좋네요^^
저는 노자규님의 글이좋아 이곳에 표절한 steemitkorea입니다. 노자규님께서는 이번 일의 피해자로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입장이 많이 곤란하게 되셨습니다. 이곳에 올려진글이 7일이 지나면 삭제와 수정이 안되어 이렇게 댓글로 해명합니다. 이것은 제가 퍼온글입니다. 삭제가 될수있도록 계속 협조메일을 보내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노자규님의 부탁으로 글을 작성합니다.
노자규님 글을 무단으로 복사해서 글을 올리신 것에 관하여,
노자규님의 모든 글을 7월 14일 이내로 모두 삭제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