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실험 이야기 "계속 가격이 오르는 전자책"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전자책 출판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실험해보고 싶었던 다양한 시도들을 해보았습니다. 그 중에 한가지는 바로 "사람들이 구매를 할 수록 계속 가격이 오르는 전자책" 입니다.
이전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는 전자책을 최대한 싸게 팔려고 하고, 엄청 많이 할인 이벤트를 하면서 가격을 낮추고 많이 판매하려는 전략을 취하곤 했습니다. 할인 이벤트를 하면 많이 판매되긴 하는데... 판매량 상승분만큼 가격이 할인되니까 결국 똑같은 것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 중에 살고 있던 집이 전세계약이 만료되면서 이사를 하게 되었고, 부동산을 전전하면서 끝없이 치솟는 전세값과 아파트 가격을 만나게 됩니다.
'왜, 집값은 계속 오르는데, 수요도 계속 많아질까?'
이런 의문이 들었어요. 집 값은 계속 상승하니까 사람들이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고 하고... 그로 인해 또 집 값은 상승하고... 집을 거래할 때 생기는 세금과 거래비용으로 인해 이미 집을 구매한 사람들은 자기가 구매한 가격보다 낮게는 팔려고 하지 않고 등등 이유는 많겠지만 아무튼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상품이라니.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전자책에도 적용해보았습니다.
사람들이 구매할 수록 가격이 오르는 전자책.
주제는 제가 전혀 모르지만 해보고 싶었던 주제인 "게임 만들기"로 잡았습니다.
제목은 "게임을 만들어보장" 이라고 지었습니다.
게임을 만들어보장은 게임을 한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는 초보자가 게임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기록하는 전자책입니다. 이 전자책 또한 완성된 것이 아니고 매일매일 업데이트가 되는 폐쇄형 유료 블로그같은 전자책입니다. 지금은 내용이 얼마 안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계속 페이지가 늘어나는 것이죠.
전자책의 가격또한 계속 올라갑니다. 전자책의 가격은 구매자의 수와 동일하게 인상됩니다. 10명이 구매하면 100원, 구매자 수가 100명이 되면 전자책의 가격은 1000원이 됩니다.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면 늦기전에 이 전자책을 구매하세요. 시간이 흐르면 전자책 가격은 계속 오릅니다!
전자책 안에는 게임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들을 큐레이션해서 소개하고, 2D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제가 직접 만든 게임 2D 디자인들을 공유합니다. 기본 게임엔진은 유니티를 사용합니다.
이렇게 책소개를 만들어서 제일 처음에는 전자책 가격을 1원으로 책정해서 출간했습니다. 그런데 출간하자마자 사람들이 많이 구매해서 바로 가격을 100원으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서점측에서 1원으로 출간하면 수수료를 제하고 지급할 때 0.7원을 지급해야 하니 최소한으로 지급가능한 단위로 가격을 재책정해달라고 연락도 왔었죠.)
처음에 만든 표지는 흰 바탕에 제목만 크게 적어서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글 내용은 1페이지가 전부였죠.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구매해주었습니다. 가격이 오르는 실험을 재미있게 생각해주신 분들도 있었고, 평소에 자신도 게임만들기에 관심이 있었다며 가격이 더오르기 전에 구매해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이때 구매하신 분들은 "나는 10원에 구매했다." "나는 100원에 구매했다" 자랑하는 인증 리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하루, 한달 한달, 내용을 조금씩 채워나갔고, 때마다 버전 올림을 했습니다. 그때마다 가격도 올렸고요. 10원, 100원, 1000원 구매자들이 많아져서 이제는 가격이 2,620원이 되었습니다. 그럼 구매자는 총 262명이라는 이야기죠. (지금 다시 확인해보니 277명이 구매해주셨네요. 가격을 다시 올려야 겠습니다. ㅎㅎ)
200여명이란 숫자는 종이책 판매량에서는 별로 크지 않은 숫자이지만 전자책에서는 분야 베스트셀러가 될만큼 큰 숫자입니다.
그리고 게임과 관련된 전자책을 출간한 덕분에 네팔에 있는 게임 개발자에게 연락이 와서 협업제안이 오기도 했고요.
"게임" 이라는 주제가 인기있어서인지 별다른 홍보를 안해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습니다.
가격이 계속 오르다보니까 나중에는 내용을 업데이트 하는 속도보다 구매하는 속도가 빨라서 가격이 콘텐츠의 양과 질보다 높아지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독자는 귀신 같이 그 부분을 알고 별점 1개와 리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뒤늦게 구매하신 분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 라고 남기기도 했죠.
하지만 앞으로 계속 가격이 오를테니. 이 전자책의 가격이 가장 쌀 때는 바로 지금입니다.
이 말을 이렇게도 표현하고 싶네요. :)
스팀달러의 가격이 가장 쌀 때는 바로 지금 입니다.
솔나무님 응원합니다!🤠👍🏻
이전자책의 가격도 코인처럼 치솟길!!
응원 감사합니다! ㅋㅋ 가즈아!
잘 보고갑니다
와... 정말 참신한 발상이십니다. 전자책 특성상 그렇게 해볼 수도 있군요.
혹 그게 도서 정가제에 걸리지는 않나요? 그나저나 게임 캐릭터가 너무 귀엽습니다 ㅋㅋㅋ
도서정가제라는 것이 출판사들의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생긴 법이라 "가격을 계속 올리겠다"고 하는 건 반대라서요. ^^ 게임 캐릭터도 제가 직접 만들었답니다. ㅎㅎㅎ
와 그렇군요 ㅋㅋ 전자책 후기에 달린 댓글들이 재밌네요. 전자책 특성상 업데이트도 가능할테니.. 정말 좋은 아이디어인거 같습니다. 응원할게요! :)
재미있는 시도인 것 같네요 :) 잘 보고 갑니다-
정말 다양한 방면으로 시도를 많이 해보고 계시군요!
멋져요★ 솔나무님같은 분들이 계셔서 저희가 한층 더 편리한 기술을 누릴 수 있게 되는군요 ^^
감사해요! :) 뭔가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고민의 결과물입니다. ㅠㅠ
재미있는 관점이에요!! 앞으로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정말 궁금합니다. 어떤식으로 풀어나갈실지도 너무 궁금하구요!!
감사 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와 신가합니다. 저도 꼭 도전해봐야겠어요!! 작가지망생인데 이런 꿀팁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기존에 올리시던 미스터리물을 좀 더 자신의 창작으로 다시 쓰면 금방 좋은 결과 있으실 것 같아요^^
생각도 못한 아이디어인걸요. 전자책 시장에 새로운 컨텐츠로 자리잡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가격 컨셉을 적용할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해야하는데 아직 못찾았어요^^
와! 독특한 발상이네요! 솔나무님 혹시 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