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불소소 Episode1. 프롤로그 _ '불특정 소수를 위한 영감소'의 탄생
와~ 일마치고 들어와 씻고 잘준비 다 해놓고 쇼파에 누워 재밌게 잘 들었습니다! 우선 맨처음 팟캐스트를 켜면서 @emotionalp님의 목소리를 듣는데 상당히 신선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ㅎㅎ 그사람의 색채가 묻어난 글들을 눈으로만 보다가 그사람의 목소리를 귀로 듣게 되니 참 더 반가우면서도 ‘이런 목소리를 가지신 분이구나’ 하는 신기한 맘도 드네요. 생각보다 더 여성적이고 친근한 목소리여서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목소리에서 긴장감이 가득 느껴졌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두분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본인들의 생각을 하나씩 이야기하듯이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게 느껴져 저도 점점 더 몰입해서 듣게된 것 같아요.
@kyunga님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소개해 주신 부분 저도 공감합니다. ㅎㅎ 두분의 이야기를 듣는데 갑자기 그 장면이 떠올랐어요. 혹시 [내 아내의 모든것]이라는 영화 보셨나요? 이선균과 임수정이 나오는...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 영화에서 임수정이 독설작렬, 일침을 가하는 멘트들 그리고 화끈한 입담으로 지역방송 라디오프로의 게스트로 출연하게 되는데 마치 두분의 방송이 그런 라디오 진행자들처럼 느껴졌어요. 무언가 하나의 사건을 놓고 열을 내며 미친듯이 토론하던, 어딘가 수다스러우면서도 편안하고 한편으론 유머도 포함돼 청취자들의 격한 호응을 이끌어내던 임수정이 게스트로 출연한 영화속의 라디오 프로! 앞으로 다가올 불소소의 미래라 생각돼요:)
살롱에 관한 글은 이전에도 읽었었는데 이렇게 목소리로 다시 들으니 갑자기 예전 대학때 제가 제일 좋아하던 다방이 하나 떠오르더라구요. 터방내란 곳인데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 문을 딱 열면 정말 오래된살롱 분위기의 내부 모습에 헉 하게 되는데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이 가끔은 정말 나를 딴 세상으로 데려온것같은 느낌을 주기도 해요. 말씀하신 미드나잇인파리 처럼요. 그런데 정말 다방인지라 그 안에서 동네 어른들도 테이블에 앉아 수다떨고 학생들도 각자 자리잡고 이야기꽃을 피워나가는데 참으로 묘한 공간이에요. 실제로 프랑스인 교환학생이 한국엔 왜 죄다 스타벅스밖에 없는거냐며 저에게 추천해 준 장소이기도 하구요. 사진이 있으면 보여드리고 싶은데 없네요... 정말 유니크한 공간인데...ㅎㅎ
기록... 기록이라...
기록은 우선 나 자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겠죠. 마음에 와 닿았던 글귀들을 적어놓은 메모들, 영화 티켓과 함께 끄적인 감상평, 어떤 사건에 대해 적어 둔 글에서 묻어나는 그때의 내 기분... 그때 그 순간엔 그저 하나의 기록으로 남겨놓은 것들이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난 뒤 다시 들쳐보면 그만큼 나 자신의 감정과 생각들이 잘 묻어나는 것들이 또 없는것 같아요. 적어놓았던 책의 글귀들도 가끔은 ‘아 내가 그때 이러이러한 상황이어서 이 말이 유독 마음에 와닿았구나’ 하게 되는 때가 많더라구요. 나에 대한 글이 아니어도 기자가 어떤 글을 작성하는 것도 결국엔 그 사람의 생각이나 그 때의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 있기에 그런 글을 만들어 내는것일테니까요.
그나저나 댓글에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긴 글을 달아놔도 되는건가요... 무례한 짓을 한건 아닌지...ㅋㅋ 오늘 팟캐스트 잘 들었습니다. 두분의 목소리가 참 편안해서 좋았어요! 뭐랄까... 옥상달빛 같은 콤비?!ㅎㅎ 다음주 화요일 방송도 기다릴게요:)
아니 심스님..ㅠㅠ바쁘신데 이렇게 들어주시고 포스팅에 버금가는 리뷰와 기록에 대한 생각까지 남겨주셔서 넘 감사해요. 터방내 찾아봤는데 흑석동에 있는 곳 맞나요??예전 인테리어를 고수하고 있는 곳이라고 나오는 걸 보니 여기가 맞는 것 같기도..ㅎㅎ 다음화도 열심히 준비할께요. 기대해주셔요 :)
맞아요~ 안에 내부가 정말 엄청 엔틱하고 만들어진 엔틱이 아니라 그냥 말그대로 오래된 엔틱이에요. 근데 클래식이 나오는 다방인지라 평일 낮엔 동네 아저씨들도 복덕방 놀러오시듯 하시더라구요. 참 묘한 분위기가 있는 곳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