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탐사보도팀이 본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서울경제 탐사보도팀은 최근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둘러싼 논쟁들을 집중 해부한 'S리포트' 기획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저희는 경제·금융 분야에 특화한 탐사보도팀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탐사보도팀을 이끌고 있는 안의식 팀장의 칼럼을 한 편 가지고 왔습니다. 이번 포스트 하단에 S리포트 기획기사 링크도 달아놓을 테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씩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2월 마무리 잘 하시고 산뜻한 3월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
[여명] 암호화폐 투자에 대해 갖는 몇가지 의문점
“주식발행(IPO)을 하려 했을 때는 투자자들에게 수백번 프레젠테이션(PT)했지만 6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코인발행 때는 몇 번 PT를 했음에도 300억원이라는 돈을 모았습니다.”
최근 해외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페 코인발행(Initial Coin Offering·ICO)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한 벤처기업가는 이같이 말했다. 블록체인과 코인 투자 열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려주는 사례다.
ICO 투자는 주로 백서를 보고 진행된다. 백서에는 해당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 비즈니스(서비스)모델, 해당 코인이나 토큰이 발행되고 유통되는 구조 등을 설명한다. 이 백서와 해당 회사 및 경영진의 업력 약력 등을 보고 투자자들은 코인투자를 결정한다.
그럼 IPO와 ICO는 어떻게 다를까. 주식에 투자할 경우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매년 배당도 있다. 회사 내부정보를 볼 수 있는 권리도 갖게 되고 지분이 크면 회사 경영에도 참여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회사가 파산할 경우 법적인 순서는 있지만 잔여재산에 대한 권리도 있다.
ICO 투자는 어떨까. 해당 코인의 가격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오를 수 있다. 그 코인을 발행하는 프로젝트가 일반인을 상대로 한 서비스 프로젝트라면 해당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 다다. 주식처럼 회사 내부정보를 볼 수 있는 권리도, 경영에 참여할 권리도 없다. 회사 재산에 대해서도 어떤 권리도 없다.
해당 프로젝트가 잘됐을 때 코인 가격상승으로 연결되는 내재적인 과정도 애매하다. IPO에 투자해 해당 회사가 잘될 경우 주식의 주당 수익가치·자산가치가 상승한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수급을 떠나 주가가 오르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코인은 해당 회사의 가치와 내재적인 혹은 법적인 연결고리가 없다. 회사의 수익이 오르고 자산이 커져도 코인과는 무관하다.
그래서 시장가치가 중요하다. 시장가치를 유지하고 올리기 위해 대부분 코인은 발행량을 일정수량으로 제한한다. 그러나 수량을 제한한다고 해서 직접적인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수급요인에 따라 가격에 영향을 줄 뿐이다.
ICO를 진행하는 주체 역시 법적으로 회사가 아니다. 회사와 별개인 재단(foundation)이다. 따라서 어떤 전문가는 ICO 투자를 ‘기부금 내는 것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백서에서 밝히는 해당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명분과 사업모델·경영진이 훌륭해 기부금을 내는 것과 비슷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누가 암호화폐 투자를 기부금을 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무늬만 블록체인’으로 유사 ICO가 만연한 것도 문제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식이다. 굳이 블록체인을 쓸 필요가 없는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프로젝트가 너무 많다.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이나 의약품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프로젝트가 많아졌다.
이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많은 사람이 돼지고기 등 해당 농축산물이 유통과정에서 위·변조 없이 투명하게 관리되는 줄로 생각한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담보하는 것은 ‘정보’의 위변조 불가, 투명성·보안성이지 해당 실물의 위변조 여부는 아니다. 중간에 실물을 바꾸면 방법이 없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현재 ICO를 하는 업체 중 꼭 블록체인 기술이라야 풀 수 있는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것은 5%도 안 될 것”이라고 말한다. 95%는 꼭 블록체인 기술이 아니어도 가능한 프로젝트임에도 ICO 붐을 이용하고자 블록체인 기술을 갖다 붙인다는 얘기다.
암호화폐 옹호론자들은 블록체인과 코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1단계 무시, 2단계 회의론, 3단계 호기심, 4단계 결정화, 5단계 수용(책 ‘비트코인 현상, 블록체인 2.0’)’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고 주장한다. 종교와 유사하다. 하지만 IPO와 ICO의 특징을 간단히 비교만 해봐도 암호화폐 투자의 취약점이 드러난다. 그 간극을 어떻게 메워야 할까.
/ 안의식 탐사보도팀장 [email protected]
■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탐사보도 'S리포트' 시리즈
"한탕 노린 '유사 블록체인' 난무" 고민 커지는 벤처기업가
http://www.sedaily.com/NewsView/1RVRJVLZX7
블록체인 초기 킬러콘텐츠는 규제 없고 반발 적은 엔터·의료분야 될 듯
http://www.sedaily.com/NewsView/1RVRKH734V
'블록체인 혁신' 기대 크지만...'변형 클라우드' 전락 할수도
http://www.sedaily.com/NewsView/1RVRKI07C1
규제에 막힌 '해외송금 수수료 제로'
http://www.sedaily.com/NewsView/1RVRKSRX69
"환율 영향·지하경제 활용 방치 못해...정상적 국가, 암호화폐 인정 안할 것"
http://www.sedaily.com/NewsView/1RVRKIPXG9
블록체인 기술 'M2M'서 꽃피나
http://www.sedaily.com/NewsView/1RVRKX4CPQ
암호화폐 열풍에 일찍 터뜨린 샴페인...블록체인 상용화 '데스밸리' 넘어야
http://www.sedaily.com/NewsView/1RVRK2N5ES
문제점도 분명히 존재를 하고 있지만...차차 보완되리라 봅니다, 좋은 정보 잘 보고 가며 소통하고 싶은 이웃이라서 맞팔 신청합니다. 외화로 부자되고 싶은 dollarlove입니다.보팅했어요..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맞팔 완료! 아이디가 아주 눈에 딱 들어오는데요~ 자주 소통해요^^
일단 서울경제부터 블록체인 미디어 플레이어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시길 기원합니다. ^0^
감사합니다. 블록체인 미디어 '디센터' 발 기사도 발 빠르게 전달해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까 몇몇 부분에서는 반론을 제기하고
싶은 구절이 있네요. ^^;;
반론 제기 환영합니다...! 의견 주시면 해당 기자에 바로 전달하겠습니다.
<주식처럼 회사 내부정보를 볼 수 있는 권리도, 경영에 참여할 권리도 없다. 회사 재산에 대해서도 어떤 권리도 없다>
ICO코인은 일단 재산이 아닙니다. 해당 코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가치체계에 대한 지분이죠. 따라서 회사 자산에 대한 권리가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회사의 재무적인 내부구조도 당연히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가치체계라는 관점에선 완전히 다릅니다. 코인은 블록체인 구조의 특성상 모든 거래 내부정보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치체계의 발전 방향에 대한 의사결정권도 코인 소유만큼 행사 가능합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가치체계와 자산지배구조간의 괴리가 있는 주식회사 방식보다 훨씬 직접적인 권리행사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인은 해당 회사의 가치와 내재적인 혹은 법적인 연결고리가 없다. 회사의 수익이 오르고 자산이 커져도 코인과는 무관하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론 상은 주식회사의 미래 현금유입량이 주가에 반영됩니다만, 그것은 주식의 내재가치일 뿐, 시장가치와는 괴리가 있습니다. 업종마다 PER 이 제각각인 것이 시가와 내재가치 사이의 연결고리가 자의적임을 보여줍니다. ICO기업의 코인도 그와 마찬가지일 뿐이지 주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