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노짱

in #kr6 years ago

다윗과 노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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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옛날 이집트에서 탈출한 히브리 노예 집단은 나라를 세운 후로도 오랜 동안 강성한 이웃들에게 즈려밟히기 일쑤였다. 블레셋은 물론 허다한 이민족들이 이스라엘을 괴롭혔고 때로는 정복했다. 그 가운데 홀연 이스라엘 군 앞에 나타난 키 3미터가 넘는 거인 골리앗은 이길 수 없는 적의 강성함과 같았고, 넘을 수 없는 벽의 높이의 상징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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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이 사십일 동안 나한테 덤빌 놈 나오라고 부르짖는 동안 이스라엘 군은 침묵에 휩싸여 있었다. 왕조차 누구에게든 명령을 내리지 못했다. 어찌어찌 맞상대하여 생채기라도 내고 죽을 수 있는 상대다 싶으면 까짓거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로 나설 용사가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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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골리앗은 그러기에는 너무나 압도적인 거인이었다. 사람 하나 몸무게만한 창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거인 앞에서 이스라엘은 공포에 질렸고 스스로를 체념해 버리고 있었다. 툭하면 이집트로 돌아가 노예살이나 하자고 모세에게 부르짖던 그 조상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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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이 전장에 이른 것은 전쟁에 나간 형들에게 식량을 전하라는 아버지의 심부름 때문이었다. 다윗이 골리앗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며 그에 맞서 볼 듯한 언사를 입에 담자 골리앗 앞에서는 찍소리도 하지 못하던 형들이 다윗에게는 호통을 친다. "네가 왜 여길 왔어? 들에 양떼는 어쩌고? (너 따위가 뭘 한다고) 제잘난맛에 사는 악동같은 녀석아. 네 눈에 전쟁이 구경거리로 보이냐?" 골리앗에 감히 맞서지 못하는 자가 맞서려는 자의 뒷덜미를 잡아채고 소리지른다. "이 덜떨어진 녀석아. 네가 뭘 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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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형들의 멸시와 사울 왕이 내어주는 갑주를 모두 물리치고 다윗은 맨몸에 돌팔매 도구를 들고 골리앗에게로 나선다. 골리앗은 다윗을 짐승의 먹이로 하겠다며 가소로와했지만 돌 한 방이 그 이마에 정통으로 명중하면서 수십일 동안 이스라엘을 혼비백산케 했던 거인은 맥없이 쓰러지고 그의 머리는 신속하게 몸뚱이에서 분리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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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을 죽인 것은 다윗의 파란만장한 인생의 그야말로 한 부분에 불과하며 다윗은 호호백발이 되어 "처녀들을 품어 그 기를 받을" 만큼 즉 망측할 정도로 오래 살았다. 하지만 다윗이란 언제나 나에게, 또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소년 다윗일 뿐이다. 왕관을 쓰고 왕홀을 쥔 다윗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되 돌팔매를 휘두르며 거인에게 도전하는 양치기 소년의 이미지는 지천으로 깔려 있다. 그것은 넘을 수 없다고 여겨지는 벽, 당할 수 없다고 체념하던 상대에게 불가사의한 도전장을 내민 용기의 전범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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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인류 역사에서 다윗과 피를 나누지는 않았으되 다윗의 후예라 불러 마땅한 이들은 수도 없이 배출되었다. 그들에게도 저마다의 골리앗은 있었지만 항상 승리하지는 못했다. 때로는 골리앗의 창에 꿰어져 그 피로 땅을 적시고 살은 들짐승의 먹이가 되는 다윗도 있었다. 용감하게 도전했으나 무모하게 끝을 맺은 다윗도 있었다. 이길 것 같지 않으나 악착같이 나서야 했던 다윗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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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3일 수십 미터 바위 위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를 꺼뜨린 불길같던 사내 역시 그랬다. 그 '동업자' 안희정의 회고에 따르면 민주노총에서조차 "서울대(는 커녕 대학도) 안나온" 사람이라고 배척당했던 고졸 출신의 사시 합격자. 도무지 말도 안되는 고문에 온몸이 시커멓게 된 학생들을 보며 인생의 경로를 바꾸었고, 수은 중독으로 죽어간 노동자의 이야기를 국회에서 절절히 쏟아부으며 "당신 자식들이 그렇게 죽었다고 생각해 보라 말이야."라고 절규하던 국회의원. 골리앗보다 더 거대하고 탱크의 금속성보다 더 차가운 지역감정이라는 이름의 괴물에 돌 몇 개 주머니에 넣고 육박하여 달려들었다가 몇 차례나 찢어발겨졌던 정치인. 적어도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그는 완벽한 이 나라의 다윗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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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하고 싸울 자 있으면 나오라고 골리앗이 외칠 때 숨죽였던 이스라엘 군대처럼 '눈 감고 귀를 막고 비굴하지' 말고 한 번 떳떳하게 맞서 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이렇게 산다고 사람이 사는 행색이냐고 부르짖었던 우리 시대의 다윗의 돌팔매에 사람들의 염원이 실렸고 도저히 쓰러지지 않을 것 같던 골리앗은 머리가 터져 땅에 나뒹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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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옛날 다윗은 잽싸게 골리앗의 칼을 빼어 골리앗의 목을 잘랐지만, 그래서 저 위에 붙여놓은 그림에서처럼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라고 궁금해하는 듯한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흔들었지만 한때 대한민국의 젊은 가슴들 (이건 생물학적인 젊음이 아니다)에 불을 당겼던 다윗은 골리앗을 죽이지 못했고 기력을 회복한 골리앗에게 반격을 당했고 끝끝내는 지독하기까지 한 복수심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그 옛날 다윗은 사울 왕과 그의 아들들이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몰살당했다는 소식에 그 옷을 찢으면서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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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용사들은 쓰러지고,
무기는 사라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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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 해 5월 23일 이후 장례식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읊조리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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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 쓰러지기 1년 전 2008년 , 민주노동당의 주류 세력이 북한에 당원들의 정보 보고서를 갖다 바친 작자들을 두고 "징계도 못하겠고 조사도 못하겠다."며 뻗대는 바람에 민주노동당이 깨지던 날, 나는 현장에 있었다. 8년간 후원회비를 바친 정당의 슬로건이 "일하는 간첩들의 희망"으로 둔갑을 하는 꼬락서니를 똑똑히 지켜보고 씩씩거리며 나왔을 때 어두운 현관에서 마주친 것은 그보다 더 어두운 표정의 노회찬 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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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 수인사를 한 처지였지만 걱정도 되고 맘도 심란한 터라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물었을 때 그는 머물기는 어렵게 됐다고 침통해 했다. 항상 미소를 달고 살던 호빵맨의 표정이 그렇게 구겨진 것은 처음 봤었거니와 무슨 말이 떠오르지도 않아서 걱정 반 위로 반의 말을 건넸다. 참 어렵게 됐습니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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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달변으로 말하자면 대한민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노회찬 의원이 첫마디를 더듬었다. "그....그..." 시간을 끈 후 풀죽은 목소리로, 그러나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그냥 머물러 있기는 어렵게 됐습니다."

할 말은 많지 않았다. 아니 없었다. 오히려 그 말을 기대하고 있었으니까. 그냥 위로조로 한 마디 덧붙였다. "힘드실 텐데요." 그러자 호빵맨은 다시 결연한 미소와 수줍은 홍조로 부활했다. 마치 초등학생처럼 그는 씩씩하게 대답했다. "언제는 안 힘들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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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화는 2008년 4월 총선이 있기 두 달 전이었다. 나름의 지명도를 쌓으며 13번의 여론조사 내내 1등을 달릴만큼 유력한 국회의원 후보였던 노회찬 의원은 그렇게 "이의 있습니다."를 외치면서 자신이 최소한 정당 지지율 2퍼센트는 올려 놓았던 근거지로부터 걸어나왔다. 그리고 낙선했다. 그것도 귀족 중의 귀족이라 할 남궁원의 아드님 홍정욱에게. 지지율이 2퍼센트건 3퍼센트건 자신의 원칙과 대안을 제시하려 애쓰는 노회찬 후보에게 나는 노무현 후보에게 그랬던 것처럼 아주 작은 돈을 부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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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그가 좌절에 굴하지 않기를, "너같은 듣보잡이.... 고졸이....물정 모르고 설렁탕 한 그릇 안사주는 녀석이.....'라는 입초시에 시달렸으나 꿋꿋이 이겨냈던 노무현처럼, "2퍼센트에... 분열주의자에.... 우리가 지면 네 책임....."이라는 희한한 비난을 퍼부어대는 사람들에게 특유의 미소를 보여 주면서 역경을 헤쳐 나가기 바랐었다. 그래서 또 하나의 우리 시대의 다윗..... 그리고 또 하나의 '노짱'이 되어 주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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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 쓰러진 1년 뒤인 2010년 지방선거전이 벌어졌다. 노무현 1주기를 맞아 시청 앞 지하도를 지나면서 나는 "6.2 복수할 거야."라고 주먹만한 글씨로 쓰여진 인쇄물을 보면서 흠칫 놀랐다. 복수하려고 선거하나? 혼잣말을 하는데 옆에 있던 생면부지의 한 처자가 앙칼진 주먹같은 말을 내뱉는다. "복수하려고 선거할 수도 있지 뭐?" 그 자리를 엉거주춤 피하면서 머리가 무척 복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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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복수라는 이름의 돌팔매로는 이제 산더미같이 커진 골리앗의 이마에 충격을 가하기 어렵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하나요, 어차피 죽은 공명이 산 사마의를 쫓을 수는 있되 죽은 공명이 산 사마의를 이길 수는 없듯이, 복수라는 이름의 갑주를 사람들이 반길 것인지 거추장스러워할 것인지가 의심스러웠던 것이 둘이요, 대체 무엇으로 복수할 것인가, 노무현의 후예들이 당선증을 받는 것이 진정 노무현의 복수가 될 것인가 미심쩍었던 것이 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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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갈 것을 결심하기 이전 노무현이라는 인물에 대한 지지율은 당시의 ‘진보신당’ 정당 지지율과 막상막하를 다투었다. 하지만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 번 쟁취하는 우리 역사"를 한 번 이뤄 보자는 노무현의 호소는 갑갑한 사람들의 물꼬를 텄고 거센 물줄기로 분출하여 마침내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불가능한 꿈을 실현시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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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0년의 싸움판에서 나부끼는 '복수'의 깃발과 '노무현의 별'에서 나는 유감스럽지만 대안을 읽지 못했고 무슨 가치를 구하는지 모르며 가장 결정적으로 그 용기로부터 감동을 구하지 못했다. 적어도 이 싸움판에서는 자칭 다윗의 후예들에게서는 다윗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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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너 같은 놈이 왜 싸움판에 얼쩡거리느냐. 방해하지 말고 꺼져라."는 독설을 들으면서도 꿋꿋이 자신만의 돌멩이를 주머니에 채우고 있는 이들에게서 나는 그 옛날 다윗과 8년 전 노무현이 보여 주었던 광휘의 불씨를 발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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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도 안되는 진보의 대표 선수이면서도 진보를 숙주삼아 그 개체수만 늘렸던 에일리언들에게 쫓겨나서 (통진당 사태) 사망에 가까운 음침한 골짜기를 걸을지라도, 뭔가 새로운 미래를 이야기하려고자 했던 진보정당 사람들, 특히 서울 시민으로서 나는 노회찬 후보에게서 다윗의 돌팔매 소리를 듣고 노무현의 사자후를 다시 보게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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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지사 후보 심상정은 끝내 주저앉고 말았으나 노회찬은 그 드센 ‘사표’(死票) 공세와 막말, 욕설 공격을 무릅쓰고 완주했다. 3%를 얻었다. 당시 1위 오세훈과 2위 한명숙의 차이는 0.6%였다. ‘노회찬이 아니었다면 이겼다.’는 사람들에게 숱한 상처를 받으면서도 노회찬은 웃었다. 그 며칠 뒤 어느 자리에선가 보여 줬던 그 웃음을 나는 기억한다. “돌 하나 빗나갔네.” 하며 휘휘 웃는 소년 다윗 같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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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전에도 또 그 이후로도 오랫 동안 그는 다윗이었다. 대학 재학 중에 용접 자격증을 딴 뒤 노동현장에 투신했던 그는 우리 사회의 가장 각박한 지점에서, 가장 잔인한 적에 맞서서, 그 창과 방패에 질리지 않고 돌팔매를 휘두르던 여러 다윗 중의 하나였으되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품이 넓고 지치지 않고 힘들어도 티내지 않고 웃을 줄 알던 드물고 드문 다윗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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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같은 돈 안되는 일에 끈질기게 매달렸고, 김종필을 거꾸러뜨리는 비례대표로서 원내에 입성한 뒤 그의 친숙하면서도 유려한 언변은 수많은 한국인들의 가슴에 잔잔한 바람으로, 때로는 깊숙한 깨달음으로 자리잡았다. 무엇보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골리앗 삼성에 맞섰던 거의 유일한 다윗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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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염원이었던 진보정당 민주노동당이 3대 세습 추구하는 봉건 왕당파들의 준동에 말아먹히는 꼴 앞에서도 “뭐 언제는 안힘들었습니까” 하며 돌팔매를 휘휘 휘두르던 우리 시대의 다윗 하나가 오늘 스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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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죽음 앞에서 처음 내뱉은 말은 “이 바보!”였다. 지금으로부터 9년 전 스스로 몸을 던졌던 전직 대통령이 참담한 패배의 연속 속에 얻었던 별명. 그리고 ‘노짱’ 노무현의 영정 앞에서 서럽게 토해 냈던 말이 다시 목구멍을 기어올랐다. “왜 당신인가.” 그리고 다윗이 불렀고 9년 전 내가 읊조렸던 성경 구절이 어른거렸다. “아, 용사들은 쓰러지고, 무기는 사라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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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죽음 앞에서 새롭게 마음을 다지고 당신의 뜻을 이어받고 어쩌고 할 여유는 아직 없다. 그저 슬프다. 또 한 번 시대와 용감하게 맞섰던 다윗의 죽음을 내 앞에서 목도함이 서럽고, 그리고 화난다. 그보다 1억 배는 땟구정물 그득한 인간들이 “진보라는 치들도 별 수 없군”이라며 낄낄대는 목소리에 살의를 느끼며 “민주노동당을 깨고 나간 놈”이라고 뇌까리는 주사파들 보면 그 머리카락을 다 뽑아버리고 싶다. 당신을 잊지 않겠다는 말도 하기 싫다. 그저 기억될 것이다. 잊지 않으리라는 노력도 각오도 필요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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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잘 가시라. 또 하나의 ‘노’짱. 고마웠습니다. 당신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당신은 쓰러졌지만 당신이 남긴 무기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누군가 계속 그 무기를 들 겁니다. 골리앗과 싸울 겁니다. 같이 싸울만한 용기는 없어도 목이 쉬도록 응원하겠습니다. 잘 가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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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보... 바보같으니...

다른 건 모르겠구요, 정치에 무관심한 채로 정당팀에 끌려가 두 번의 국감을 치렀는데 정말 눈부셨던 의원이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분야 질의를 하는데 쉬운 개념정리부터 공무원들 입이 있어도 할 말 없게 만드는 송곳같은 질문, 지적한 문제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까지 어떻게 그렇게 짧은 시간에 귀에 쏙쏙 박히게 잘 하던지...

참으로 슬픕니다.

오전에 이동하면서 뉴스를 틀어놓고 있었는데 되돌아 오는데 비보가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고인의명복을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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