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책은 이래야 한다 -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우리나라에서도 페미니즘이 화제다. TV 방송이나 여러 매체에서 페미니즘을 다루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런데 정작 페미니즘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대개 사람들은 페미니즘이라고 하면 남자와 동등한 권리를 쟁취하려고 시위를 하며, 남자를 적대시하는 성난 여자들을 떠올린다. 주류 방송 매체에서 전달하는 페미니즘에 대한 이미지는 페미니즘을 오해하게 만든다. 페미니즘이 뭔지 제대로 알려주는 교육이 많으면 좋을 텐데, 페미니즘에 관한 교육을 들을 기회는 별로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페미니즘을 알기 위해서는 책을 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것도 어렵다는 게 문제다.
기존에 나와 있던 페미니즘 책들의 상당수는 이론 중심으로 전문 용어가 가득하며, 두껍고 이해하기 어렵다. 초반부를 읽다가 이해되지 않는 문장에 질려서 그만 포기하기 일쑤다.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나 슬라미스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 같은 책은 분명 페미니즘 계에서 중요하고 훌륭한 책들이지만, 책이 어려워서 페미니즘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권하기는 어렵다. 페미니즘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좀 더 친절한 책이 필요하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은 기존의 페미니즘 책이 너무 이론적이고 난해해서 일반 독자들에게 권하기 힘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인 책이다. 저자 벨 훅스는 “이 책을 한번 읽어보세요. 그러면 페미니즘이 뭔지, 페미니즘 운동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 알 수 있어요.”라고 권할 수 있는 쉽고 얇은 책을 쓰고 싶었다. 그리고 간결하고 명확해서 이해되는 부분만 대충 건너뛰면서 읽지 않아도 되는 그런 쉬운 책,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 나왔다.
이 책은 1장의 맨 앞에서 페미니즘의 정의부터 명확하게 내리고 시작한다.
페미니즘이란 간단히 말해서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끝내려는 운동이다.
이 문장 하나만 외워도 누군가에게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1970년대 이후 미국에서 진행된 페미니즘 운동의 변천사를 들려주며, 페미니즘 운동이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한 것, 페미니즘 운동의 현재 위치를 알게 해준다. 어려운 개념 용어들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사전 지식이 없이도 술술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각 장 별로 페미니즘의 다양한 면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목차를 보고 관심가는 부분부터 골라 읽어도 된다. 나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면서 남자이기 때문에 ‘12장 페미니즘 남성성’, ‘13장 페미니스트 부모 되기’를 재미있게 읽었다. ‘14장 결혼과 동반자 관계를 해방하기’를 읽으면 결혼 생활에도 도움이 된다.
Feminism Is For Everybody.
페미니즘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남성을 포함한 인류 모두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을 알고 싶어 하는 모든 이를 위한 책이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을 읽다가 중간에 그만 둔 1인입니다^^; 쉽게 쓰여졌다고 하는데, 번역이 매끄럽지 못해서 그런 걸까요? 학술적인 측면에서는 입문서일지는 몰라도 실생활에서 여성주의 입문서로는 진입이 좀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이론서들에 비해서는 엄청 쉽게 쓰인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여성주의 입문서로여전히 어렵게 느껴질 수는 있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