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가상화폐 토론을 보며,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의 분리 주제 - 1편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분리가 가능한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은 분리가 가능한가.
JTBC 토론뿐 아니라 국내 가상화폐 관련 토론 때 빠짐없이 나오는 주제다.
오로지 가능 측면 만 보면,
가능하다고 본다.
어떤 사람은 가상화폐 사용 유무에 따라 공개형(퍼블릭) 블록체인과 폐쇄형(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나누기도 한다.
좀 더 본질적으로 들어가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성요소이자 참여자를 선별해서 받냐,
개나 소나 다 받냐 차이다.
비유하자면,
한 쪽 폐쇄형 벌통에는 한 종류의 꿀벌들이 옹기종기 벌을 모으며 잘 살고 있는 것이고,
다른 쪽 공개형 벌통에는,
꿀벌 외에 무당벌레, 장수풍뎅이, 바퀴벌레, 여치 같은 애들도 꿀을 모으며 사는 형태이다.
물론 공통된 DNA를 공유한 꿀벌만의 세계와 달리,
이런 여러 다양한 종류의 곤충이 혼합된 군락은 본인의 이익이 되는 인센티브가 있어야 유지가 될 것이다.
그 인센티브를 유동이 가능하게 증권화 시킨 게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가상화폐이다.
문제는 용어가 참 애매하다.
외국에서는 화폐 기능 외 블록체인 네트워크 성장과 효용에 사용되는 이것을 토큰(Token)이라고 따로 명명한다.
즉,
우리나라에서 가상화폐는 암호화화폐 (Crypto currency) + 유틸리티 토큰(Utility token) + 증권형 토큰(Sercurity token) 모두를 지칭한다.
유틸리티 토큰이 화폐냐?
당연히 아니라고 할 것이다.
암호화 화폐는?
화폐 기능을 한다고 할 것이고.
그렇다면 이것을 통칭하는 가상화폐는 화폐인가?
그래서,
토론을 할 때 용어를 명확히 좁혀서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JTBC에 기대하는 다른 토론 주제
다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의 분리 문제를 보면,
다시 포커싱 하면,
퍼블릭 블록체인을 유틸리티 토큰 없이 발전시킬 수 있냐 문제와 맞닿는다.
JTBC 토론에서 좀 답답하게 뱅글뱅글 돈다고 느끼는 부분도 여기였다.
찬성 진영에서는,
퍼블릭 블록체인은 유틸리티 토큰 없이 발전시킬 수 있냐 없냐 가지고 얘기하고 있고,
반대 측에서는,
가상화폐가 화폐가 될 수 있냐 쪽에 집중되어있는 모습니다.
개인적으로,
JTBC에 다음 토론을,
가상화폐에서 유틸리티 토큰 없이 퍼블릭 블록체인이 발전 가능하냐를 주제로 정하면 좋겠다.
의외로 재미있는 토론이 나올 수 있는 이유가,
인간의 선의의 참여,
가상화폐라는 금전적인 인센티브 없는 상호 호혜 메커니즘 등,
잘만 진행되면 단순히 기술 얘기를 넘어,
인문, 사회, 철학적인 면까지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다.
인센티브 없이 가능요!
블록체인 발전을 위해 가상화폐가 필요하다는 것은,
다시 말해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폐쇄형(프라이빗) 블록체인 네트워크야,
처음부터 업종에 있는 사람들이 본인들 이익을 위해 으쌰으쌰 뭉쳤기에,
즉,
따로 금전적 보상이 없어도 서로 이해관계가 아주 잘 맞아떨어져 열심히 투자하고 발전한다.
공개형(퍼블릭) 블록체인도 아주 좋은 마음으로 참여한다면,
꼭 가상화폐 같은 게 없더라도 가능은 하다.
실제 유사한 사례도 있다.
블록체인이 사용하는 분산형 컴퓨팅 기술은 기존에 있었다.
비트코인처럼 화폐 프로젝트 외에,
엄청난 연산량이 필요한 과학 분야에도 지금 적용되고 있다.
슈퍼컴퓨터 살 비용이 감당 안 되는 연산을,
전 세계 곳곳에 놀고 있는 컴퓨터 자원을 활용하여 연산하자는 취지다.
비트코인과 비스름 하게 들릴 것이다.
소개하자면,
Einstein@home, SETI@home, Milkyway@home, Rosetta@home 등등,
목적에 따라 저렇게 나눈다.
1000 TeraFLOPS 정도면 2008년 IBM 슈퍼컴퓨터 로드러너 정도 수준이다.
슈퍼컴퓨터 안 사고 공짜로 서로 협력하여 이 정도 수준이 가능한 것이다.
참고로,
2016년 중국에서 만든 선웨이 타이후라이트가 93,000 TeraFLOPS다.
그래,
인센티브 없이도 호혜적인 마음으로 이렇게 분산 협력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사례가 나온다.
인센티브를 넣으면
그렇다면 여기에 인센티브를 넣으면 어떻게 될까.
분산 컴퓨팅 프로젝트에 사바세계 이익을 하나 첨가한 비트코인이 들어온 생태계는 어떤 파워일까.
32,382,005,550 테라플롭스.
가장 컴퓨팅 파워가 좋은 아인슈티인@홈은 비트코인의 0.0000003% 밖에 안된다.
이 자료도 2017년 3월 기준이다.
(댓글 제보에 따르면 2017년 11월 슈퍼컴퓨터기준 비트코인 80,704,290,000 테라플롭스)
전 세계 슈퍼컴퓨터 톱10을 합쳐도 1,000,000 테라플롭스가 나오려나?
가끔 보면,
이 컴퓨팅 파워를 과학 쪽에 쏟아부으면 암 치료를 넘어 불사초도 금방 만들지 않을까 생각까지 든다.
페어 하지 않은 경기
가상화폐 문제가 강남 부동산 문제처럼 철저히 로컬 문제라면,
나도 사실 폐쇄에 가까운 가혹한 규제에 찬성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폐쇄한다 쳐도 다른 나라는 자유로이 블록체인에 가상화폐라는 뽕 맞고 싸우기 때문에 참 걱정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존립이 걱정인 게 아니라,
현재 ICO가 안되는 상황에서 거래소까지 사라지면 영원히 ICO가 활성화될 확률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개형 블록체인 대전에서,
가상화폐 뽕 맞는 블록체인 생태계 vs 안 맞고 자발적인 선한 참여자들이 있는 생태계 싸움일 것이다.
당장 나도,
얼마 전 스팀잇이라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소개받았는데,
https://steemit.com/@nomorebet
@nomorebet
The latest posts from Nomore bet. Follow me at @nomorebet. Terraforming
steemit.com
상당히 흥미로운 서비스다.
뭐 한 마디로 글 쓰면 가상화폐 준다.
물론 그 가상화폐는 단지 보상 외에 양질의 글과 쓰레기 글을 정제할 수 있는 인센티브로도 활용되고 말이다.
상당히 흥미로워서 한 번 개설해보았다.
채굴해하고 가상화폐 얻어야지가 흥미로운 게 아니다.
예전부터,
애널리스트들이 기관 눈치 때문에 못 쓰는 매도 리포트를 어떻게 자발적으로 쓰게하고 공유하고 보상해줄 수 있을까 고민했었다.
그런 측면에서,
스팀잇이 스팀 달러 가상화폐를 이용한 보상 체제가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뭐 아직은 그냥 블로그 글 한 번씩 옮기는 수준인데,
양질의 글을 유도하는 보상체제를 어떻게 설계했는지 직접 겪어볼 요량이다.
나 역시,
이런 보상 체제를 활용하여,
양질의 매도 리포트 -쓰고 싶어도 기업 눈치에 못 쓰는-가 활성화할 방법을 찾고 싶다.
너무 어려워요/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