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제3장 대담 웃음의 단점과 미소의 효과

“복되고 평안하라!
온 생명 부디 행복할지라!!!”

이케가야 : 그런데 이 책에서 웃음에 대해 쓰셨지요? 웃음이란 어떤 것일까요?

코이케 : 순간적인 좋고 싫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면, 어떤 습관을 들여야 하는가와 관련된 문제겠지요.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일수록 게그 프로그램을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 자신이 대학시절까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현실도피를 하며 지냈는데, 게그 프로그램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스스로 웃긴 짓을 한다든가, 남을 놀리며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을 보며 ’하하하‘ 하고 크게 웃으면, 고통이 사라지는 듯한 착각에 빠지니까요.

이케가야 : 웃을 때 뇌의 활동은 경련이 일어날 때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확실히 너무 크게 웃을 때에는 숨 쉬는 것도 힘들죠. 호흡을 억제한 상태이니까 생물학적으로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미소에 대해선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아까부터 스님은 쭉 온화한 미소를 짓고 계신데 저도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웃음) 미소짓는 행동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코이테 : 미소는 상대를 인정한다는 의미를 보여주는 “받아들임”의 메시지입니다.

이케가야 : 네, 사회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최근에는 스스로에 대해서도 어떤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펜을 입에 무는 실험인데요. 펜을 새로로 해 끝부분을 입술로 무는 방법과 가로로 해서 ‘아~’ 학 입을 벌려 무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런 두 방법으로 펜을 물고, 만화를 보면서 재미있는 정도에 점수를 매기는 것입니다.

같은 만화를 봤는데도, 세로로 펜을 문 경우에는 평균 4.7점을 주었고, 가로로 문 경우에는 6.6점을 주었습니다. ‘이~’ 하고 가로로 물고 있으면, 입의 양끝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이때 사용되는 표정 근육이 미소 지을 때와 비슷합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강제로 미소 짓는 표정을 지어도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더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펜을 가로로 물었을 때의 뇌의 반응을 조사해 보았더니, 앞에서 잠깐 말씀드렸던, 쾌락을 느끼는 보수계라는 곳이 활성화되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도파민이라는 물질계의 신경회로가 활동하게 만드는 것이란 그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하고 입의 양끝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즐거워진다는 사실이 뇌 회로 차원에서도 증명된 셈이지요.

코이케 : 자신의 기분이 좋아지게 하려면
그런 표정을 지으면 되겠군요.

이케가야 : 그렇습니다. 그것 말고도 또 하나의 재미있는 실험이 있습니다. 큰 종이에 ‘책상’이라든가 ‘컵’이라든가 ‘책’과 같은 단어를 많이 써놓습니다. 그 중에는 ‘행복’이라든가 ‘기쁨’처럼 긍정적인 단어도 씁니다. 그리고 이 단어들을 찾아내도록 합니다. 단어 수가 많다 보니, 찾는 데 시간이 걸리긴 합니다. 그런데 펜을 가로로 물고 찾기 시작하면 평균보다 짧은 시간에 찾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보는 것 자체도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즐겁게 느껴져, 발견하는 ‘검출력’도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죠. 게다가 이것을 자기 신체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코이케 : 그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업(카르마)입니다. 예를 들어, 깊이 집중해 기분 좋게 일하고 있을 때에는 옆에 있는 사람들이 싸움을 해도 잘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하지만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는 얼른 그 소리를 듣고, ‘아, 시끄러, 짜증나!’ 하고 생각합니다. 즉, 그 소리 때문에 화나는 것이 아니라, 기분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그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는 것입니다.

집중한 상태에서는 옆 사람이 내보내는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지나갑니다. 하지만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는 옆 사람의 소리에 스스로 접촉해 화를 냅니다. 또 화를 내면서 싫어하는 저자의 책을 읽기도 합니다.

이케가야 : 외부에 있는 정보는 변하지 않는데도 그것을 확인하는 자신의 상태에 의해 받아들이는 방법이 달라지죠. 스스로 무의식적으로 정보에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불쾌한 정보다’ 라든가, ‘알아차리지 못한 정보다’라는 식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