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검사 時歷檢査] 누가 형상기억 종이를 말하는가?

in #kr5 days ago (edited)

245190_242915_1021.jpg



(1)

사람들은 헤드라인만 본다. 글씨가 많으면 읽지 않고 작아도 읽지 않는다. 아니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읽지 않는다. 눈에 비친 것을 잠깐 볼 뿐이다.


U-cIAs-OET9ouf92F6w780T_GHRSEHgYi8A11v6Oif09PEaHn0Ix6uhQX2aTu4IqwZC1YC_kV9dsPRvOHMThaw.webp



(2)

'형상기억 투표지'란 말을 선관위가 쓴 적은 없다. 다만 접힌 흔적이 없는 투표지 뭉치에 대해서 "투표용지가 빳빳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접힌 자국이 완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심지어 해명 영상도 만들었는데,




누가 봐도 "그렇다면 형상기억 투표지란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선관위는 논란이 일자 저 영상을 삭제해 버렸다. 그러나 여전히 빳빳한 투표용지 뭉치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다.


ozf5tHojRQXHAfUhsq_SRixuiiRvpDrrt_NoPx2iLn_d4i3pbM4FMUucd7QYzwVCbNNtAMmgd7tTfw23ZHlFiw.webp



(3)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재검표 소송을 건 수백 군데 선거구에서 저런 게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자 법원이 재검표를 중단하고 나머지 소송은 모조리 기각해 버렸다고 주장한다. 저런 부정을 저지른 자를 특정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나온 말이다. "특정인을 지목해서 부정선거를 처벌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부정선거를 음모론으로 일축할 수 없다. 칼에 찔려 사망한 시신이 다수 발견됐는데, 살인범을 특정하지 못했다 하여 살인사건이 없었고 정상적인 자연사라고 우길 수 없는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


3456.png



(4)

뭐가 진실인지 국민은 모른다. 그리고 그게 저런 식으론 해명이 될 것 같지도 않다. 재검표를 전 유권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생방송으로 중계하면 될 것을, 왜 선관위는 음모론으로 일축하며 버티고 있는 걸까? 심지어 대통령이 계엄까지 하게 만들면서. (물론 그런 의도는 10%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여전히 지금도 모든 레거시 미디어와 그쪽 진영 사람들은 납득할 만한 해명 없이, "닥쳐! 음모쟁이들아!!"라고 욕만 처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 윤의 음모론은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지지율을 마구 끌어올리고 있다. 생각해 보라, 이 지지율에서 부정선거를 쏘옥 빼면 과연 얼마나 될까? 그걸 모르는 놈들이 아닌데, 알면서도 버티는 이유는 정말 뭘까?


maxresdefault.jpg



(5)

헤드라인만 보던 사람들이 '요즘 세상에 부정선거가 어딨어?' 하다가, 대통령이 그것 때문에 계엄을 했다고 하자, 대통령이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며, 그들은 '형상기억 종이'를 믿는다고 조롱을 한다. 틀린 말이다. '형상기억 종이'를 믿는 건 선관위이지 음모론자들이 아니다. 형상기억 종이란 말은 선관위의 해명을 조롱하는 음모론자들의 욕이다. 믿음이 아니라. 그런데 정작 사람들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을 형상기억 종이 신자들로 취급한다. 그들이 형상기억 종이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문해력의 문제다. 그러니까 헤드라인만 보고, 어디서 UFO가 나타났다는 것처럼 형상기억 종이라는 이상한 개념을 들고나와 부정선거라고 떼를 쓰고 있나 보다, 그렇게 퉁쳐서 생각해 버린 것이리라.


966c9b09-ce61-4fb5-85be-a96bdac369ef.jpg



(6)

나는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있는 게 아니다. 물론 투표지가 형상기억 종이로 만들어졌다는 선관위의 주장을 옹호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사람들이 글을 읽지 않고, 주장을 제대로 듣지 않고, 이상한 말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헤드라인만 보는 사람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생각하기를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두 쪽 내고 있다.


344111_254494_5225.png



(7)

부정선거를 주장한 이들은 오래되었다. 그때는 정신병자라고 욕하던 사람들이 광장에 쏟아져 나와, 지금은 그들을 위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누가 정신병자일까? 선관위는 형상기억 종이라고 영상까지 만들어 홍보하다가 갑자기 모두 삭제해 버렸다.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 누군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이들이 저 투표 뭉치 사진을 조작한 게 아닌 건 분명한 것 같다. 그랬다면 선관위가 저 사진들에 대한 위변조 여부를 가지고 해명 영상을 만들었을 테니까. 그들은 이미 인정하고 있다. 빳빳한 투표지가 나왔다는 것을. 특수 처리가 되어 있어 빳빳하게 펴지기도 한다고 이상한 말을 변명이라고 할지언정. 그러니까 진짜 투표함에 저런 뭉치들이 들어있었다는 말이다. 그걸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어쩌다 저렇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을? 심지어 그게 당락을 결정하지 않는다면 문제 될 것이 없고, 또는 누가 그런 의도를 가졌는지 특정할 수 없다면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이상한 말을? 아직도 믿거나 말거나는 유권자의 몫이다.


20211115000832_0.jpg

u7.jpg

tg8UWlG4p6lv4_Wb0ypkjeiS9sGv0VpqjEthqYTkN7hzz9UKQszrpIksm0DpMtIHOH1DT7nX8kZ4VRQcee144A.webp



(8)

음모론의 소재는 그 외에도 많다. 배춧잎 투표지, 일장기 도장, 접착 투표지 등등 산처럼 쌓인 의혹을 선관위와 언론과 그 반대편은 왜 조목조목 찾아서 박살 내지 않는가. 애기동자의 롯데리아 메뉴까지 찾아내는 실력으로 어떻게 투표지가 빳빳해질 수 있는지 증명하고, 저 의혹들에 대한 증거를 찾아 유권자들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낱낱이 해명하지 않는가? 그건 그들의 의무가 아닌가? 해명은커녕, '세상에 그런 게 어딨어?'라고 말을 시작하고, '아, 법원에서 다 기각된 사건이라니깐!'하고 말을 막는다. 그리곤 아몰랑. 나 참, 그러니까 니들 지지율이 그 모양이지.


5678.jpg



(9)

나는 모든 선거가 부정선거라고 생각하는 선거부정론자다. 서민들에게는 임시 휴일일 뿐인 선거는 당사자들에게는 목숨과 재산이 달린 절체절명의 전쟁이다. 가족의 미래와 목숨과 재산을 부어 넣은 승자독식의 데스게임. 그런데도 아무 짓도 안 한다고? 정치인들 다 사기꾼이라고 욕은 하면서? 그러니까 선거의 결과는 언제나 더 많이, 더 세게, 더 교묘하게 부정한 놈이 이긴 결과라고. 그래서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 아니라 승복인 거다. 투표에서 진 것을, 조작에서 진 것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표로 승부를 내는 전쟁이니까. 그러지 않으면 진짜 전쟁이 일어날 테니까.


hq720.jpg



(10)

근미래에는 기술이 발전하여 시스템적으로 완벽한 투명 선거가 이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미 블록체인이 그 가능성에 다가가고 있고. 그러나 그 길로 가는 동안에는 치열한 부정과 조작이 맞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명태균의 여론조작 같은 것들도 드러나고, 나만 죽을 수 없다며 부정선거를 까발린 대통령도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세상에 부정선거였다니' 할 것도, '세상에 부정선거가 어딨어' 할 것도 없다. 드러난 것을 계속 대응하고 바꿔나가면 되는 것.


AKR20170411033800004_05_i_P2.jpg



(11)

그러나 헤드라인만 봐서는 속은 놈한테 또 속을 수밖에 없다. 그래선 안 된다. 어차피 진실을 가릴 수 없다면, 이번에는 이놈한테 속고 다음번에는 다른 놈한테 속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조금 더 나아진다. 이놈이 부정을 저지르면 저놈이 법을 강화하여 그걸 막고, 저놈이 속임수를 쓰면 이놈이 아예 시스템을 바꿔서 원천 봉쇄하고. 그게 정반합적 발전이 아니겠는가. 나쁜 건 누누이 말하듯 적대적 공생의 지속이다. 그러니까 이놈이 쓴 속임수를 저놈이 밝혀내려다 '오 이거 괜춘한데'하고 베껴 쓰고, 저놈이 도입한 쌈빡한 조작술을 이놈이 고발하려다 '아 일단 묻고 우리도 쓰자'며 서로 덮는 적대적 공생의 지속 말이다.

보라, 명과 윤의 팽팽한 공생은 그동안 이 모든 부정을 다 덮고 있었다. 군부를 다스리는 장성들이 어떤 놈들인지, 선관위의 실체가 어떻게 가려져 있었는지, 경호처와 공수처의 권한과 한계가 얼마나 불합리한지, 입법기관이 독재를 하면 어떻게 되며, 대통령이 돌아버리면 어떤 미친 짓을 할 수도 있는지... 결국 이러다 죽겠다 싶은 명이 명태균의 황금폰으로 여론조작의 판도라를 열자, 팽팽하던 균형이 깨지고 영원히 가라앉을 것 같던 부정선거가 수면 위로 튀어 올라온 것 아닌가. 너죽고 나죽자의 데스매치는 적대적 공생의 팍스 폴리티카나보다 차라리 진화에 이롭다. 피곤할 뿐.

그래도 형상기억종이는.. 너무 유치해서 속아줄 수가 없다.

Sort:  

참 답답합니다. 그들만의 리그에 휩쓸리지 말아야 하는데…

Coin Marketplace

STEEM 0.21
TRX 0.25
JST 0.037
BTC 105154.15
ETH 3244.46
SBD 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