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와 해설 한국의 철학사상 을 읽고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한국사상연구소 편에서 펴낸 <자료와 해설 한국의 철학사상>을 읽었다. 참고로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한국사상연구소는 한국의 철학, 사상을 연구하고 현대 사회의 지평을 새롭게 개척하고자 1997년에 설립되었다. 1999년 9월 윤사순 소장이 부임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 강독회, 연구발표회, 학술강연회 등 공동연구 프로그램과 각종 연구서, 번역서, 교양서, 사전류 편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자료와 해설 한국의 철학사상>은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시피 굉장히 방대한 분량의 책이다. 나는 이 책을 독파하는 데 약 일주일정도 걸린 것 같다. 이렇게 긴 시간 책을 읽는동안에 지인들은 나에게 “한국철학도 있나?” 혹은 “그런 책은 왜 읽는거지?”라는 질문을 하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질문은 마치 학계에 줄곧 대두되고 있는 인문학의 위기를 실감하게 만들었다. 나는 법학, 의학과 같은 실용적인 학문보다도 인문학이 사람들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인문학은 시장경제의 논리에 밀려 점차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기초학문의 중요성을 알고 있음에도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학이나 정부에서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문학, 사학, 철학은 인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학문들로 이러한 학문들이 계속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국철학에 관한 책을 읽는 것도 이런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반 대중들이 인문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다보면 자연스레 대학이나 정부에서도 인문학에 대한 투자를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에는 ‘한국철학’이 있는데, 정작 한국철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따라서 나는 데카르트, 칸트, 헤겔 등에 대해서 잘 아는 것보다 율곡, 퇴계를 더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료와 해설 한국의 철학사상>의 머리말부터 보도록 하자. 머리말은 윤사순이 작성했는데 머리말에 의하면 한국은 매우 긴 역사를 가진 나라에 속한다. 긴 역사에 어울리게 문화 또한 풍부하게 간직하고 있다. 독특한 언어와 문자가 있으며, 다른 나라의 그것과 구별되는 사상, 예술, 과학, 풍습들이 있다. 그 가운데 한국의 독특한 언어는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이루는 핵심적 요소이다. 한국어가 있어서 한국은 나름의 문자와 학문과 예술 등을 형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본래 일정한 언어는 일정한 사고의 표출임을 감안할 때,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이루는 보다 근본적인 요인은 ‘한국 사상’임을 깨닫게 된다. 한국 사상의 중요성이 이러한 맥락에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특히,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한국의 성리학 사상”에 대한 것이다. 381쪽에 의하면 삼국 시대나 고려 시대에도 유학은 우리 민족의 정신 세계를 형성하는 큰 축을 담당하였다. 특히 국정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에게 통치 이념과 문물 제도의 강령을 제공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유학의 몫이었다고 할 수 있다. 삼국 시대부터 우리나라는 통치 계급의 인물들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에서 유교 경전을 교재로 사용하였고, 관리를 임용함에 있어 유교 경전에 대한 이해를 선발의 기준으로 삼아 왔다.
따라서 그러한 과정을 거쳐 배출된 인물들은 자신의 지식 기반인 유학이 가르치는 바에 따라 그 시대의 사회를 이끌어 가려 했을 것이며, 그 결과 우리 사회는 유학의 인간관과 사회관에 깊이 뿌리를 둔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 다만 고려 시대 이전에는 유학이 인간의 정신 세계나 우주자연의 형이상학적 근거를 논구하는 경지로까지 발전하지 않았으며, 현실 사회의 문제에 대처하는 데 직접적으로 필요한 실천윤리의 정립과 교화에 주력하였으므로, 조선 시대 이후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은 사변적인 철학 이론을 남기지는 않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고려 시대 이전의 유학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고대, 중세 사회의 교육 및 행정 제도의 성립 과정에서 유학이 담당한 역할과, 유학을 공부한 그 시대의 지식층들이 자신들의 가치관을 사회화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들이 주목된다고 한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현재 우리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사상이 있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국정운영이라는 큰 일을 할 때, 과연 어떤 사상이 한국의 지도자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말이다. 안타깝게도 딱히 떠오르는 사상이 없었다. 조선시대에 유학이 정치와 제도의 이념이 되어주었듯, 현대 한국사회에도 이렇게 정치와 제도의 밑바탕이 될 수 있는 합리적인 사상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좀 더 앞으로 돌려보자. 조선시대의 지배이념이 성리학이었다면 고려 시대까지의 지배이념은 불교였다. 227쪽에 의하면 고려 시대까지 지배 이념으로서 절대적인 지위를 누려 왔던 불교는 조선 시대에 들어와 전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조선을 건국한 신흥사대부들은 유교적인 이상 국가를 건설하고자 하는 열망을 지니고 있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유교 이외의 사상을 억압하고 말살하는 정책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더욱이 불교는 단순한 이단 사상의 하나가 아니라 자신들이 뒤엎은 고려 왕조의 지배 이념이었다는 점과, 오랜 역사적 전통을 지니고 대중들 속에 광범위하게 뿌리내리고 있었다는 점에서 반드시 척결해야만 할 가장 중요한 대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불교의 가르침 자체를 부정하면서 아예 지상에서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하였다.
주자학을 국가 이념으로 하는 조선 왕조의 개국과 더불어 시행된 일련의 억불 정책은 그 필연적인 결과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불교의 존재당위성을 확보하면서 유교를 중심으로 하는 다른 사상과의 관계를 정립하는 것은 조선 시대의 불교인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 가운데 하나였다. 기화의 <현정론>과 저자가 분명하지 않은 <유석질의론>은 조선 전기의 불교인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였는지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자료들이다.
나는 <자료와 해설 한국의 철학사상>을 읽고 한국철학의 심오한 깊이에 흠뻑 취해들어갔다.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그래서 참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철학에 대해 나처럼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http://www.happycampus.com/doc/1125550
링크단 리포트도 원문을 베낀 것 같네요. 아마 381쪽, 226쪽 문장도 거의 그대로 베껴서 올리신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다른 글들도 비슷한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조금 더 살펴봐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해당 서적들을 가지고 계시거나 도서관에서 찾아보실 수 있는 분께서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steemit.com/kr/@lua/cnuw5 비슷한 사례
고생하십니다~~!!
저자소개 일치
http://www.yemoon.com/book/viewbody.php3?code=book&number=126
답글 안달고 포스팅만 하는 패턴은 로봇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 용도로 책 본문내용 남깁니다.
p.381
p. 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