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레터를 기다리는 독자, 여기
밥을(사랑을,관심을,힘을,용기를) 주세요 짤.
며칠 전, 스텔라님이 브런치에 올리신 폐간호를 모아놓은 매거진 일부를 읽었다. 그녀의 글은 언제나 솔직하고 담백하며 따듯했기에 늘 소식함을 열어보고 기대해왔다. 글 뿐만 아니라, 그녀는 언제 읽어도 든든한 글동료라 부를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녀의 재생레터는 오갈데 없는 마음을 차곡차곡 담았다는 글. 어떤 감정이라도 타당할 수 있다는,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지만 담담하게 인정해야 했던 글들이 담겨있다. 지금은 힘들지라도, 구름이 걷히듯 곧 괜찮아질 것을 명확하게 진단하는 그녀는 독자에게 조금은 우울하고 서툴지라도 그래도 된다, 라는 따듯한 위로를 건넨다.
레터를 읽고 나서, 나도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그녀가 쓴 글들이 마치 내게 하는 말 같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차근차근 내 감정을 돌아보고 나니, 비로소 묵혀있던 답답한 감정들을 걷어내니 인정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 나에게, 그녀는 차마 말하지 못할 가끔은 찌질하고 어쩌면 너무 사소한 생각들을 편지처럼 적었다고 했다. 이런 마음이 나같은 사람들에게 닿으면 얼마나 큰 힘이고 위로가 되는 것을, 얼마나 귀한지를 그녀는 과연 알까. 꼭 알아야 한다. 허세 가득하고 지식만 자랑하며 읽는 독자를 배려하지 않는 불친절한 글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니..
나 또한 (그녀보다 훨씬 저 심연보다 더 깊이) 찌질하고, 별 거 없고, 나약한 모습을 갖고 있다. 고의로 글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나의 글을 읽어온 독자들은 이미 날 정확히 파악했을 것이다. 아, 이 작가 또 찌질모드네…그런데, 심리상담에서 얻은 지혜와 같은 말을 그녀 또한 레터에 적어놓은게 아닌가. 심리상담 선생님께서 힘들어하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었다. 내 감정을 외면하면 안된다. 내가 이 순간엔 좀 나약해지더라도 내가 나약한 사람이란 뜻은 아니다. 그 순간 되게 힘들었던 거지, 내가 무너지는건 아니라고. 여기서 일어나려면 그걸 잘 직면할 필요가 있다고…
그녀는 그 누구보다 자신을 잘 직면하고,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지금 처한 상황을 그 누구보다 솔직하고 용기있는 마음으로 이겨내고 글을 써온 그녀 덕분에 나 또한 스스로에게 더욱 솔직해지자고, 내 글과 내 삶 그리고 나를 끌어내리는 것들 사이 존재하는 간극을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글을 쓰고, 노래하자고 말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이 힘을 잘 보존해 지금 끌어가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무사히 마무리 지으리라. 내게 주어진 하루를 최대한 게으르게 열심히 살다보면,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영감과 힘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오늘 지인이 <어젯밤, 파리에서> 책을 한 권 사가셨다. 사인한 책을 건네며, 솔직하게 내 마음을 들여다 본 이후 얻은 깨달음을 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내가 어느 목표를 갖고 그동안 연습을 하고, 가르치고, 공부해왔는지 또 지속성이 어떤 요소로 인해 닳게 되었는지 찬찬히 시간을 갖고 돌아봐야지.
저도 스텔라님의 레터를 기다리는 독자중 하나예요. 레일라님의 글도 누군가에겐 다정한 레터로 가닿을 거예요. ^^
서로의 글을 기다리는 풍경이 그려지네요. ㅎㅎ 이제 솔메님도 더욱 자주 찾아오셔서 글 남겨주시기를 바라봅니다.
레일라님이 적어주신 다정한 마음을 리스팀만 해놓고 이제서야 읽게 되었어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감사하다고 사랑을 얻었다고 적어둘게요. 언제 레일라님 시간 되시면 한 번 만나요 보고싶네요 :) 고마워요 고마워
늘 스텔라님 응원하고, 생각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