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을 받아들일 준비

in #kr6 years ago

오늘 지인으로부터 내 그림에 대해 아주 신랄한 평가를 받았다.

너만의 그림 스타일을 가지기 위해 더 노력해야한다.
너의 그림은 독특하지 못하다.
이 그림 스타일은 어디서 많이 본것 같다. 이러면 안된다. 이거 지워라.
스킬은 있는데, 특별하진 않다.

이런 내용이었다.
사실 이런 의견은 처음 들어봐서 많이 당혹스러웠고, 그리 말하는 지인 앞에서 난 말 한마디도 못한 채 수긍아닌 수긍을 해버렸다.

처음엔 자존심에 태연한 척, 아닌 척 했다.
어떤 비판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은 했지만, 마음은 그러하질 못했다.
나름 특별한 의미부여를 했던 내 작업들이 그저 이름없는 그림에 불과해져버린 듯한 상실감으로 다가왔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내 그림에 떳떳하게 대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원망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다 문득 그분이 하신 이야기는 내 작업의 발전을 위한 조언이었음을 알아차렸다.
물론 처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그 말이 비판을 받아들이는 힘을 길러주는 원동력임을 왜 몰랐을까 싶다.
마치 온실속에 자란 화초가 처음으로 바깥 공기를 맡아보는 순간이랄까?
처음 그 비판을 받아들이는 나의 자세가 '0' 이었다면 지금은 '10'정도는 된 것 같다.

그림을 대하는 나의 자세가 조급함과 동시에 아직 갈길이 멀다는걸 깨달았다.
아마 나의 부족함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때 그 순간 말을 잇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시작도 하기 전에 나도 모르게 내 작업에 대해 과대평가를 한건 아닌가 싶다.

그분의 말씀은 내 자존감의 고속 낙하 상승을 맛보게 했지만, 그 덕에 난 내 그림과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내가 더 노력할께, 시간이 오래 걸릴 지라도 차근차근 나아간다면 결국 너와 난 완연한 한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의 너도 나이지만, 너와 내 본연의 색을 더 진하게 부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께.
그러니 계속 함께 하자.

아직도 난 그저 어린 온실속 화초같다.
조그만한 비판에도 힘들어하고, 받아들이는게 어렵지만 이젠 마음 한켠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 순간 기분 상한 감정을 생각하기 보단 좀더 깊게 상대의 의중과 내 그림의 발전에 대해 생각해 보자.
꾸준히 해보고 내 스타일의 정점을 찾을 때 저런 비판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그땐 당당하게 이야기 해야지.

이 그림이 나라고.
0418180027-1.jpg

손잡고 끝까지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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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나님 그림 좋습니다. 제가 언젠가 기회가 되면 소개해드리고 싶었는데 라나님 스타일로 작업하는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제 주변에 있거든요. 다들 인정받고 잘나가는 분들이에요. 아래는 일본친구인데 정말 열심히 그리더니 일본 광고회사, 잡지사에서 가장많이찾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있더라고요. 꾸준함만 잃지않으시면 됩니다. ヾ(๑╹◡╹)ノ"
http://www.donadonadona.com

감사해요. 아론님. 이렇게 친히 작가님도 소개해주시고 .. ㅜ ㅜ 정말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그려야겠네요 :) 많은 용기 얻었습니다. 감사해요.^^

저는 귀를 닫고 살아서 비판도 흘려듣는 재주를 지녔습니다. 그렇다보니 똥고집. 고래심줄. 이런말을 자주 들었는대요. 내가 좋아해서 그린 그림이 내맘에 들면 되었다고 생각했네요.
누굴위한 그림이 아니였고 나의 행복을 위해 그린 그림들이라 누구의 평가에도 그러려니 넘기나 봅니다. 단 파는목적이나 전시목적이라면 말은 달라지겠지만요. 비판을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그림을 그린다는 생산적 관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거라고 생각해요
그림이 따스하고 밝은 색채를 써서 보기 좋은대요?^^ 너무 우울해하지마시길.
털파리 같은 저도 자기만족으로 살아간답니당.
힘이 되시라고 좀 과하게 적은감도 있지만 꼭 적어보고 싶었네요. 남은 하루 소중히 보내시길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아직도 생각 정리중인지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사실 나중에 전시도 하고 판매도 하고 싶은지라 이런 의견이 저도 모르게 크게 다가왔던것 같아요. 그냥 반은 취향차, 반은 흘려보내자 라고 생각하려구요.

독특하지 못하다 까지는 개인의 가치판단이니 그렇다 쳐도, 이러면 안 된다, 지워라는 말씀하신 분이 너무 멀리 가셨네요. 또 저는 '누구와도 구별되는 자신만의 독특한 그림체나 스타일'은 그림을 평가하는 아주 좁은 개념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또 모두가 강박적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세상에서는.. 스타일 이라는 것이 역설적으로 별 의미가 없어지기도 하는 것 같고요.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많은 위로가 되네요.
아직도 잘한다 칭찬만 듣다 이런 소리 들어서 좀 얼얼하지만, 하나 확실한건 꾸준히 그림을 그려서 지금 이 그림이 나라는걸 보여주고 싶어요.
저도 개성, 독특한 그림체에 대한 영역 또는 추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요. 세상에 우연적으로 똑같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없고, 본인이 그린 그림이 단 하나밖에 없는 그림이라는데 더 의미부여를하고 싶어요.

너무 직설적이신 분 인가봐요.
상처 많이 받지 마시고 지금 마음가짐 처럼 하셔요~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모습이 멋집니다^^!!

그런가봐요. 직설적인 분임을 이때 만남을 통해서 알았어요.
그저 좋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이제서야 생각을 정리하는거 보면 제 마음이 아직 많이 어린가봐요;;

요즘은 비판이나 비평도 관심과 애정없이는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러나 언제나 쓰지요. 언제 누가 하든..
저도 더 노력해야할 부분입니다 ..

저도 반은 그리 생각해 보려 합니다.
애정이 있기에 하는 쓴말이라구요... 몇마디는 아직 받아들이긴 힘들지만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건데 그 말에 굳이 반박이나 모낼 필요 없다고 느껴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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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미알못이라 이런거 저런거 잘 모르지만..
라나님 그림 좋습니다.
뭐~그렇다구용. 좋은데 이유가 필요없을 수도 있잖아요?? ㅎ

감사해요 리자님 :)
힝 ... 감동의 눈물이 ㅜ ㅜ 말씀 정말 감사해요.

@lanaboe 님 도를 닦으시나봐요. 멋지세요.
그치만 전 말하시는 분한테도 많이 서운해요.
우리의 글이나 우리의 그림이나 다른 무엇이나 "딱봐도 독특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있어요? 우리가 표출하는 과정이고 뭔가 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는 과정인데 조금 더 너그러웁게 말씀해주셧으면 더 좋았을텐데..
우리고 접하는 것들을 내 안에서 녹이고 부시고 찢고 갈아서 조금씩 만들어 내는 건데 전 그 분한테 뭐 "서운해요." 누군가에게 부족할지 몰라도 그 자체로도 우린 우리예요. 나지 뭐..ㅎㅎ

사실 저도 아직 서운합니다. 처음엔 당황스럽고 어떤 반응을 해야할지 몰랐어요. 근데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니 받아들여지더라구요. 저보다 나이도 많고 경험도 많으신 분이니 어느정도 애정어린 시선으로 말씀해 주신걸로 생각하려 합니다. 내용이야 어찌 되었던 지금은 앞으로 더 나아가는 자양제 역할을 해주셨으니까요 ^^

그분이 따끔하게 얘기한 거 보면 라나님이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분이라 생각하는게 아닐까요..?
저야 그림은 잘 모르고 라나님 그림만 봐도 "와" 하는데요..ㅎ
친한 지인이라면 선의의 뜻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알아가려는 지인분이라 처음 들었을땐 뭐지 ? 했어요. 미술에 조예가 깊다고 스스로 느끼실만큼 나름 자부심이 있으신 분이니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려구요.^^ 댓글 정말 감사해요.

음 비판은 좋은 의견이긴 하지만, 제 생각에는 자신에게 맞는지 먼저 고민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참고로 저는 라나님 그림의 팬입니다!!

어머나 감사해요. 더 열심히 그리라는 뜻으로 이해하려구요. :) 근데 저런 의견은 더 들으면 상처 받을거 같아요;; (아 이 약한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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