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은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는가

in #kr7 years ago (edited)

스팀잇에서 보는 게이미피케이션

들어가기에 앞서

저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를 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CRM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CRM은 결국 1) 고객의 가치를 아는 것> 과 2) 고객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 을 위한 활동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가치를 증대시키고자하는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어떠한 경험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적절한 동기부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수 년 전부터 이야기나오던 Gamification 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Gamification 이론을 이런 저런 방법으로 공부한 사람으로써, 스팀잇은 어떻게 유저들에게 글쓰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는 지 생각해보았습니다.

Gamification에 대한 기본 이해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적인 사고와 기법을 활용해 유저를 몰입시키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몰입(Engagement)이란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소비자와 제품 및 서비스 사이의 관계를 의미하는데, 어떤 사람이나 장소, 물건, 생각과 광범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간 정도로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몰입은 넓은 의미로 충성도(Loyalty)와 동의어라고도 볼 수 있지만, 게이미피케이션에서 주목하는 충성도는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 고객이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점진적인 선택을 하도록 이끄는 형태를 의미하기 때문에 몰입(Engagement)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몰입과 충성도를 이야기하면서 보상이론을 빼 놓을 수 없는데요. 그 중 대표적인 것이 SAPS 모델입니다. SAPS는 Status(지위), Access(접근권), Power(권력), Stuff(물품)의 앞글자를 딴 줄임말로, 앞쪽에 위치할 수록 더 많은 사람이 원하고, 더 간절히 원하고 몰입하게 되는 보상책인 반면 비용은 더 적게 드는 요소입니다.

스팀잇의 타겟은 누구인가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스팀잇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번 글(스팀잇의 미래는 그렇게 장미빛은 아니다)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스팀잇은 2 side-market platform으로 당연스럽게도 글을 쓰는 작가(컨텐츠 공급자)글을 읽고 추천하는 구독자(컨텐츠 소비자)로 플랫폼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플랫폼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양방향의 이해관계자가 모두 플랫폼이 원하는 역할을 다하기 위해 동기부여가 이루어져야합니다. 그럼 스팀잇은 각각의 이해관계자의 플랫폼활용 동기부여를 위해 어떤 장치들을 사용하고 있는지 찾아보겠습니다.

작가로서의 동기부여

먼저, 컨텐츠 공급자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동기부여하고 있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스팀잇은 아직 미숙한 플랫폼으로, 전문 작가들을 위한 저작도구 혹은 비전문 작가들을 위한 기록도구로서의 기능이 다른 글쓰기 플랫폼(미디엄, 브런치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불편한게 아직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글을 쓰고자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이유는 단 한가지 입니다. 보상. 글을 쓰는 데 얻는 보상이 다른 플랫폼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컨텐츠 저작 및 공유 플랫폼은 작가들의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장치로 편리하고 이쁜 UI/UX, 책으로 만들수 있도록 기록 관리와 출판사와의 연계 이벤트 등을 활용해왔습니다. 편리하고 이쁘게 글을 쓰고 보여주고 싶다라는 니즈를 충족시켜준 것이지요. 하지만 스팀잇은 게이미피케이션의 SAPS 모델에 따라 지극히 기술적으로 동기부여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스팀잇이 컨텐츠 공급자의 동기부여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장치는 SAPS 모델에서 지위(Status)와 물품(Stuff)입니다.

지위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나타는 상대적인 위치로, 정해진 순위 시스템에서 다른 사람보다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경쟁심리를 자극하는 것이죠. 대표적인 예로는 뱃지와 순위표, 레벨이 있으며, 스팀잇은 그 요소들을 모두 이용하고 있습니다.

SteamitBoard 사이트를 들어가서, 스팀잇 유저가 본인의 스팀잇 아이디를 입력하면 본인의 현재 스팀잇 점수와 등급, 그리고 획득한 뱃지 리스트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플랑크톤이라 부르는 작은 물고기 부터 고래로 부르는 등급까지 총 5개의 등급 체계가 있으며, 이와 별도로 여러 조건별 뱃지를 노출하여 이용자로 하여금 수집욕구를 자극합니다.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이용자가 게시한 글의 댓글에 자동으로 스팀잇보드에서 뱃지 조건을 달성했다는 댓글 등을 달음으로서, 이용자가 스팀잇보드 사이트를 스스로 방문하지 않더라도 해당 스코어보드를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연결고리들을 던지고 있습니다. 레벨과 순위표는 플레이어가 얼마나 큰 지위와 성과를 얻었는 지 표시하는 것으로 몰입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이용하고 있는 장치는 바로 물질적 보상, Stuff 입니다. 

일반적으로 Stuff는 SAPS 모델에서 가장 덜 중요한 보상으로 간주되나, 기존 다른 유사 플랫폼에서 컨텐츠저작에 대한 리워드로 물질적 보상을 주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스팀잇에서의 물질적 보상은 이용자들에게 굉장히 다른 의미로 다가갑니다. 모두가 아시듯 스팀잇은 작성된 글에 구독자들이 업보팅을 할 경우, 구독자의 스팀파워에 따라 스팀달러(혹은 스팀달러+스팀파워)를 지급합니다. 스팀달러는 가상화폐로서 거래소 등을 통해 실물 경제의 화폐로 교환할 수 있고 그 자체로 물품거래가 가능하기도 하기 때문에 Stuff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아니 과하게 충족합니다.

구독자로서의 동기부여

작가가 얻을 수 있는 물질적 보상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구독자의 스팀파워에 대한 언급이 나온 김에 바로 구독자의 경우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팀잇 생태계에서 구독자는 굉장히 큰 역할을 합니다. 구독자가 구독자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다면 스팀잇 생태계는 순환될 수 없습니다. 그 역할은 바로 좋은 글에 업보팅을 하는 것입니다. 스팀잇은 구독자가 구독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하기 위해, 작가와 마찬가지로 레벨과 순위표를 활용한 지위(Status)와 스팀달러라는 물품(Stuff)을 사용하는데, 중요한 것은 그 두가지에 추가로 Power라는 SAPS 모델에서의 3번째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플레이어에게 권력을 부여하는 것게임 안에서 다른 플레이어를 일부 지배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열심히 하는 플레이어에게 포럼 관리 업무를 맡기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권력을 부여하면 플레이어는 운영자를 위해 공짜로 일을 하기도 합니다. 스팀잇은 구독자가 스팀파워를 가질 수 있는데, 스팀파워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해당 유저가 스팀잇 생태계에서 행할 수 있는 영향력이 높아집니다. (실제 레벨과 별개로) 흔히 고래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그들입니다. 영향력(스팀파워)이 높아진다는 것은 작가들에게 더 많은 Stuff를 줄 수 있는 권한과 권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구독자가 구독자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됩니다.

플랫폼 유저로서의 동기부여

여기서 더 재밌는 점은 스팀잇은 구독자가 구독자로서의 역할만, 작가가 작가로서의 역할만 수행하지 않고 플랫폼 안에서 플랫폼 유저로서 관여도를 높이기 위해 이중화폐 도입을 통한 가상경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입니다. 스팀달러, 스팀파워가 각각 독립적인 점수로서만 가치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마치 게임에서 하트와 골드처럼 상호 교환이 가능하고 그 교환가치가 시장의 가치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적용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상 경제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이지요. 기존의 게임이론에서 흔히 환금성 점수라고 하는 것이 스팀잇에서는 스팀달러인데 그 환금성 점수 자체를 블록체인 기반의 크립토커런시, 가상화폐로 구현을 한 것이지요.

이러한 방식에 대한 비판적 시각

위의 글을 통해 Customer Relationship Manager 의 입장에서 스팀잇이 어떠한 장치들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스팀잇 플랫폼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사실 해당 장치들이 무조건 좋게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먼저, 스킬풀하게는 뱃지 영역에서의 아쉬움입니다. 뱃지 요소는 가상으로 줄수도, 실제로 줄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게임에 참여하는 다른 플레이어가 반드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뱃지로서의 가치가 더 의미를 갖는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의미와 가치가 굉장히 제한됩니다.

두번째로는 너무 스킬풀하게만 접근하고, 추가적인 이용자 니즈의 충족을 통한 본질적인 몰입과 충성도의 증대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스킬은 탄탄한 기본기 아래에서 추가적 고객의 가치를 증대시키 위한 Additional한 요소이기에 스팀잇이 보다 플랫폼으로서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컨텐츠 제작과 공유라는 본질적 요소에 대한 개선도 잊지 말고 충분히 고민해야할 것입니다.

끝인사

Gamification 관점에서 스팀잇의 요소를 살펴보았는데요.  만일 해당 분야에 대해 흥미가 생기셨다면 댓글 등으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후 해당 분야에 대한 좀 더 재미있는 글로 찾아뵐 수도 있을 것 같으니깐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며 제 스팀잇에서의 2번째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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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스티밋을 컨텐츠 생산자와 독자의 구조로만 보는 것도 너무 기존의 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보다 자세한 생각은 제가 @jayden.yoo 님의 첫번째 포스팅을 본 후에 적었던, 스티밋 쌈박하게 하는 법 에서 다루었습니다. 꼭 읽어보실 필요는 없고, 글에 @jayden.yoo 님의 아이디가 등장하기에 예의 상 알려드립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스티밋을 게임의 법칙으로 접근한 방식에 대단히 공감합니다. 가장 적절한 접근 방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스트밋이라는 실험이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매우 궁금한 사람이예요. 그런 부분에선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심있게 봐주시고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존의 생산자와 소비자 관점에서만 보면 안된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생태계 안에서 플랫폼 이용자라는 관점에서 우리 스스로가 생산자일수도 소비자일수도 있으니깐요. 저도 스티밋에 대한 여러 시도와 관심이 어떻게 흘러 갈지 매우 궁금합니다. 앞으로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어 갔으면 합니다. ^^ 스티밋이 잘 되고 못 되고를 떠나 이러한 시도가 다양한 플랫폼들이 생겨나는데 영향을 준다는 점은 틀리지 않을테니깐요.

저같은 경우는 한동안 글을 읽기만 하다가 오늘 처음으로 포스팅을 해봤습니다만 아직은 유저 편의성이나 접근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또한 컨텐츠도 특정 분야, 특히 전자화폐에만 집중되어 있어 좀더 다양한 컨텐츠를 보고자 하는 대중에게는 네이버 메인 페이지가 더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구독자의 동기부여 요소인 업보팅또한, 본인이 인상깊게 본 글보다는 전자화폐 관련 소식에 집중하게 되는것 같기도 하고요. 스팀잇 또한 전자화폐의 가격폭등에 수혜를 보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전자화폐에 관한 관심도가 어느정도 떨어지고 컨텐츠의 밸런스가 확립되면 조금 더 재미있는 플랫폼이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공감합니다. 말씀하신 부분들이 점진적으로 풀려나가야할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플랫폼에서 아쉬움을 느낀 부분들을 언급하신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어느정도 해결한 부분은 긍정적인 요소인것 같고, 저는 웹으로 사용할때는 불편함은 느끼지는 않는데, 모바일로 사용할 때는 좀 불편한 느낌이 들어 UX,UI 등에 있어 사용자들이 보다 편안하게 느끼고 몰입할 수 있도록 개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선했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들이 점차 더 반영되어 가면 좋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팔로우하고 앞으로도 구독하러 오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네 고맙습니다!! 휴일 편안하고 즐겁게 마무리하세요~~^^

안녕하세요. 라디오스타입니다. 반갑습니다. ^^와 글이 엄청나게 장문이네요. 글을 나누어서 올려주시면 부답없이 읽을것 같아요. ^^

의견 감사합니다! 아직 스팀잇에 올리는 글의 길이 등에 대한 적정 수준 감이 없는데, 주신 의견을 잘 참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니즈의 관점 신선합니다

감사합니다^^

유익하고 좋은글 감사합니다 ^^ 팔로우 하고가요~

감사합니다^^

동기부여가 많이 되는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관심가지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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