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나들이 이야기입니다.
느즈막히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낚시를 예약한 시간이 오후 2시부터 7시까지라 1시쯤 숙소에서 나왔습니다.
한국에서 라인으로 낚시터 사장님이랑 얘기하면서 예약을 잡았는데
막상 선착장에서 배를 타려니 어떤 배를 타야될지 모르겠더라구요.
다행이 낚시터 사장님이 운영하는 이자카야 음식점 직원이 선착장으로 와서
알려줘서 30분 정도 기다리고나서 배를 탔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에깅하는 사람들이
고구마만한 오징어를 잡는 걸 구경했습니다.
배를 타고 40여분쯤 가니 이렇게 생긴 바다 좌대 4개가 보였습니다.
잔잔한 바다에 자리잡은 좌대라 가족단위가 제일 많고
아이들도 여럿 보였습니다.
그중 한 곳에 자리를 잡고 미리 예약한 낚싯대를 달라고 하니
그건 없다고 하네요;;;
전 찌낚시용 5.3미터 1호대로 예약 했는데
자리돔 채비가 달린 짧은 루어대를 주더군요.
긴 로드는 위험해서 안된다고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생긴 줄전갱이를 잡고 있었습니다.
http://www.jindaikada.com/4DACTION/J_BigFish
전 이런거 있다해서 기대에 부풀어서 갔는데..전갱이라니..
조금 실망했지만 주는대로 일단 로드를 잡고 휙휙 멀리 캐스팅했습니다.
여기도 독가시치가 있는지 이런 안내판도 있네요.
독가시치 가시에 찔리면 마비옵니다.
행여 다른 뭔가가 걸릴까해서 준비해 간 낚시 바늘을 꺼내서
자리돔 채비 잘라내고 바꿨습니다. 직원도 옆에서 부지런히 도와줍니다.
좌대에는 태국 직원들이 꽤 여러명 있었는데
태국 사람들 특유의 웃는 얼굴로 다들 친절했습니다.
도착한지 두시간쯤 흘러서 5시쯤 되고 채비도 바꿨으니
자~ 이제 해볼까 하는데
사장님이 본섬에 돌아간다고 접으랍니다. ;
7시까지 아니냐고 했더니 17시까지랍니다;;;;
가만히 앉아서 바로 아래로 낚싯대 올렸다내렸다한
동생은 전갱이 4마리쯤 잡고
바쁘게 왔다갔다하기만 한 저는 2마리쯤 잡고
바늘 갈다가 낚시도 못해보고 접었습니다. ㅠ
역시 낚시는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가운데 앉은 분이 낚싯터 사장님이신데 일본사람입니다.
태국 여자분 만나서 결혼하고 이곳을 운영한지 거의 20년쯤 되었다고합니다.
제가 머문 숙소 사장님은 태국 여자분인데 남편분은 독일 사람입니다.
태국은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도 많고 글로벌한 나라여서
이런 분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배에서 보니 어떤 남자분이 30cm 넘는
빵 좋은 이름모를 물고기를 잡았더라구요. 뭔가 큰게 있긴 있나봅니다.
잡아 온 고기로 요리를 만들어준다길래 몇마리 안되는 전갱이를 건내고
숙소로 돌아와서 잠깐 쉰 다음 슬슬 걸어서
낚시터에서 운영하는 이자카야로 갔습니다.
시원한 맥주와 몇가지 간단한 안주를 흡입하고 있으니 오후에 잡은
전갱이 몇마리가 전혀 기대하지 못한 비주얼로 나왔습니다.
두툼하게 썬 회도 달달하니 맛있고 튀김 역시 아주 깔끔하니 맛있었습니다.
바늘 바꾸지 말고 열심히 전갱이 잡을껄 후회하면서 순식간에 쓱싹했습니다.
동생이나 저나 회킬러라 이런 회라면 각각 10마리쯤은 가뿐히 먹었을텐데
아쉬웠습니다.
산책하러 근처 바다에 가니 여러사람들이 애기오징어도 잡고
촬영도 하면서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손도 근질근질하고 애기오징어라도 잡고 싶어서
근처 상점에서 에기 몇 개랑 저렴한 로드랑 릴을 사서 낚시를 해봤습니다.
과일 파는 상점에서 파는 장비라 합사같은건 존재하지 않았지만
기념품이다 생각하고 걔중 튼튼해 보이고 이쁜 로드 사서
휙휙 캐스팅을 하고 밤바다 보면서 조용한 태국 시골에서
둘째 날 밤을 보냈습니다.
다음 날은 다시 방콕으로 돌아와 아시아티크나 창추이 예술시장등
나이트마켓도 가고 서울에 있는 백화점 몇개 합쳐놓은 규모의
시암파라곤 가서 몇가지 쇼핑도 하고 미술관이나
카페 투어도 하면서 널널하게 보내다 왔습니다.
어떤 날은 만원짜리 타이 마사지도 받고 동생 사는 오피스텔에 있는
수영장에서 놀면서 하루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태국은 월 40만원 이상쯤 되는 오피스텔에 이런 수영장과 호텔급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생활의 질이 좀 올라가는 기분이 듭니다.
방콕에서 나름 잘 알려진 카페나 레스토랑을 몇 군데 갔었는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파톰 오가닉 리빙 카페입니다.
손님들 대부분이 강남스타일 여자분들일 정도로 유명한 카페인데
제주에 있어도 대박 날 것 같은 깔끔하고 예쁜 카페입니다.
저는 꽃과 식물들을 인생2막 직업으로 삼으려고 공부중인데 멋진 나무들과
꽃밥 도시락 보고 감탄했습니다. 감탄한게 한가지 더 있었는데
차량공유 어플 그랩입니다. 일반 차량이나 택시. 바이크 다 이용 할 수 있는데
어플로 차량 예약 결재 길 안내등이 나오니 맘 편히 타고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과 앱을 쓰려면 폰 유심칩을 태국 것으로 바꿔야 하는데
공항에서 칩을 사면 직원이 알아서 바꿔줘서 편해요.
한국에서 로밍 신청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그랩을 처음 이용할 떄는 일반인 차를 타는 것이 좀 걱정스러웠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편하고 안전하더라구요.
자차 드라이버의 정보가 앱에 뜨고 실시간으로 위치가 확인되고
무엇보다도 차가 아무리 막혀도 정해진 금액으로만 가기때문에
택시 기사하고 흥정을 하거나 바가지 쓸 일이 없습니다.
파파고 번역 어플하고 구글맵도 아주 유용했습니다.
영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들도 많은데 그냥 파파고에 한글로 치면
정확한 태국어로 번역이 되서 나오니 하고 싶은 말
상대방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되고,
구글맵 켜면 방향감각만 있으면 가고 싶은 곳 사람들한테 안물어보고 갈 수 있습니다.
길치거나 영어가 안되서 외국 나가기 무서우신 분들은
빵빵한 유심칩 데이터만 있으면 이제 겁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
물론 옛날에 여행 할 때처럼 현지인들 만나서
손짓발짓하면서 얘기하던 깨알같은 재미는 없으나 편하기는 무지 편합니다.
그렇게 오가는 날 빼고 일주일 정도 태국에 머물면서 잘 놀고 잘 쉬다 돌아왔습니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하루 12시간 일하면서 몸은 육지에 메어있지만
마음은 늘 바다에서 저런 모습으로 사는 날을 꿈꾸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전생에 물고기였는지 바다 가면 막 살 것 같습니다. ㅎㅎㅎ
사진과 글을 꼼꼼하게 써주셨네요^^
직접 잡은 생선을 요리로 먹어보는것도 즐겁겠어요~
보팅 선팔하고 갈게요 :)
감사합니다~
직접 잡아 먹는 재미는 아주 쏠쏠하지요.^^
ㅋㅋㅋ 태국여행 아주 즐겁게 잘 다녀오셨군요
사진으로봐두 즐거움이 보이는듯
잘보고갑니다. ^^
오랫만에 태국 여행이라 더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