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관계. 그 쉬운 종말

in #kr7 years ago

해가 사라져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세상은 우울한 회색빛이었으며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아침에 친구를 만나 어제의 일을 되새김질 하는 내가 안쓰러웠다. 

간단한 볼일을 보고 세탁소에 들러서 옷을 맡기고 찾았다. 

어제 끊임없이 왔다갔다 했던 그 길을 다시 훑는다.

관계의 시작은 어렵다. 부끄럽고 껄끄럽고 어색하고 두근거린다. 

그렇게 어렵게 쌓아올린 관계라는 탑을 마침표로 찍어내리는 일은

참으로 간단하다. 균형이란게 없는 지 관계의 탑은 손가락만 팅겨도 넘어간다.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자.

그 방법 밖에는 없더라. 상대방이 나를 존중해주기를 바라지말고

내가 먼저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 이해하려고 하는 일.

가장 기본적이지만 그래서 어렵고 쉽게 잊혀지는 일. 

점심을 우걱우걱 씹으며 가라앉은 기분을 어떻게든 달래본다.

그 와중에 새는 끊임없이 지저귀며 세상은 돌아감을 알렸다.

나의 월요일은 정말 월요일 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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