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역사이야기 34편 - 협상의 귀재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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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역사이야기 34편입니다. 혹시 여러분들은 협상을 해보신 경험이 있나요? 원하는 것을 얻기위해 다른 사람과 조건을 주고받으며 하는 행위지요. 서로가 원하는 바는 다르기 때문에 서로간의 조건을 맞춰가면서 결국에는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내야하는데요.

때로는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도 해야만 하는 협상. 오늘은 역사속에서 흥미로운 협상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십자군과 살라딘

때는 중세 중동, 당시 중동은 십자군 전쟁에 휩쌓인 상태였습니다. 동로마제국이 끌어들인 유럽의 기사들때문에 난리도 아니었지요. 그런데 기적에 가까운 사건들로 인해 1차 십자군은 예루살렘을 정복하는데 성공하고, 예루살렘 왕국을 세워서 그 일대를 한동안 지배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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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개 세워진 십자군 국가 그러나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그후에 분열되어있던 이슬람도 뭉치기 시작하여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는데요. 그 선봉에 있던 사람이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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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대의 상상화입니다. 조금 더 현지 발음으로 하면 살라흐-앗-딘정도 되겠네요.

이 살라딘은 요즘도 다사다난한 쿠르드족 출신인데요. 원래 터키쪽에있던 왕국의 장수였지만, 이집트로가서 이집트의 왕이되었고, 다시 원래 자기 쪽 왕국도 흡수하여 거대한 아이유브 왕조를 세운 영웅이었습니다

아이유브는 살라딘의 성입니다.

그리하여 통일된 이슬람세력은 십자군을 몰아붙였고, 십자군도 사력을 다해 맞서싸웠습니다만 결국은 중과부적으로 밀리기 시작합니다. 거기에 위기감을 느낀 십자군과 결전을 치루게 되니 하틴의 뿔 전투였습니다. 그 결과 십자군 기사들은 괴멸하였고, 살라딘은 예루살렘을 위협하게 됩니다.

탈출한 기사 발리앙

그때 하틴의 뿔 전투에서 살아도망간 소수의 기사들이 있었으니 그 중에 하나가 발리앙이라는 이름의 기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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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서 올란도 블룸이 맡은 역할입니다. 실제 역사에서는 40대였다고 합니다.

그는 예루살렘이 이제 살라딘에의해 점령되는게 시간문제라는 걸 알고 있었고, 살라딘에게 편지를 보내 가족과 함께 도망치겠다는 약속을 전합니다. 살라딘은 관대하게 발리앙의 부탁을 받아들였죠. 그렇게 예루살렘 안으로 들어간 발리앙은 조용히 가족과 함께 도망치려고 했으나, 예루살렘의 수비대들에게 걸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예루살렘 방어를 부탁 받죠.

당시 예루살렘에는 믿을 사람이라고는 발리앙밖에 없었기에 사정사정했고, 발리앙은 어쩔수 없이 그 부탁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는 살라딘에게 편지를 보내어 사정을 설명하고, 가족만 부탁한다고 합니다. 살라딘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죠.

함락되는 예루살렘 그리고...

그리고 살라딘의 공격이 시작되자, 예루살렘의 십자군들은 사력을 다해 막아내기 시작합니다만, 워낙 병력의 열세인지라 결국 성벽이 뚫리고 살라딘군이 예루살렘을 점령하는건 시간문제같아보였습니다. 이렇게 절체절명의 타이밍에 다시 발리앙이 살라딘에게가서 협상을 요청합니다.

여러분이 살라딘의 입장이었으면 어땠을것 같으신가요? 성벽은 이미 무너졌고, 군대는 예루살렘 안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발리앙이 무슨 협상을 하겠다고 나타난것일까요? 아마 저같아도 협상은 무슨 이라고 콧방귀를 꼈을지 모릅니다. 실제 살라딘의 반응도 그랬다고 합니다. 무너진 성벽을 가리키며 '협상은 무슨 협상'이라고 반응합니다. 그러자 발리앙이 내놓은 조건이 무시무시했는데요.

"예루살렘 성내의 이슬람인을 모두 죽이고, 우리도 그냥 다 죽겠다"

이 조건을 들었을때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러던가 말던가 일까요? 하지만 이 발리앙이 내건 조건을 들은 살라딘은 한대 맞은듯한 충격이었을겁니다.

살라딘의 약점을 파고든 발리앙

왜 문제였을까요? 당시 살라딘의 아이유브 왕조는 겉으로는 살라딘 아래의 통일된 왕국처럼 보였습니다만은 실제로는 여러부족의 연합체였죠. 그렇기에 살라딘에 대한 충성도는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살라딘이 군대를 동원할때면 곳곳에 있는 실력자들에게 편지를 보내가며 모아야했습니다. 그래서 발리앙이 치고들어간 부분은 이것이었습니다.

당시 예루살렘은 상업도시로 다양한 부족들이 와서 장사를 하던 국제도시였습니다. 그래서 이슬람인들의 비율도 꽤 높았죠. 당시 살라딘의 전쟁명분도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고, 안에 있는 이슬람인들을 해방시키겠다는게 전쟁의 명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만일 살라딘이 여기서 발리앙의 제안을 거절하고, 십자군의 이슬람인 학살이 일어났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그 학살되 이슬람인들이 속한 부족은 살라딘에게 반기를 들고 떨어져 나갔을수도 있을겁니다. 그리고 이걸 꼬투리 잡아 살라딘을 공격하는 세력도 등장할수 있었겠죠.

살라딘은 이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대신 얻은 관대한 군주이미지

살라딘은 바로 그점을 알아차리고 대신 차선을 선택합니다. 성지탈환한 영웅대신 관대한 왕의 이미지를 선택합니다. 그리하여 발리앙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십자군들을 무사히 보내지요. 그리하여 대학살이나 약탈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고, 살라딘의 이 관대한 결정은 유럽에도 알려져 살라딘의 명성은 유럽과 중동 전체에 널리 퍼졌다고 합니다. 물론 이슬람인들을 위한 퍼포먼스도 빼먹지 않았는데, 약탈한 십자가를 말뒤에 묶어 질질끌고 다녔다고 전해집니다.


협상을 할때는 가끔 서로 원하는게 너무 달라 결렬되거나, 아니면 발리앙의 사례처럼 너무나도 불리하여 협상자체가 안될 경우도 생깁니다. 그럴때는 이번처럼 발리앙의 협상법을 떠올려보세요.

내가 가진게 없어도 상대방이 원하는걸 가지지 못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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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앙의 협상법!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가끔 써먹으면 참좋을것 같아요.

도움은 못되어도,

  •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

다된밥에 재뿌리겠다고 하는거죠 ㅋ

마지막 문구가 은근 무서운 문장이네요ㅎ

무섭긴해도 냉혹하게 해야할 경우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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