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팀] 호모데우스 - 유발 하라리

in #kr6 years ago (edited)

유발 하라리가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작가들 중 한 명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의 책을 접하지 못하다가 최근에 그 유명한 ‘사피엔스’의 후속작인 ‘호모 데우스’를 먼저 읽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다음 책)


주석을 제외해도 500페이지에 달하고 내용도 생각하면서 다시 읽어야 하는 부분이 많다 보니 완독하는 데 7시간이나 걸린 대작이네요. 읽는 게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방대한 내용을 지루하지 않게 풀어내는 그의 이야기 솜씨가 놀랍습니다. 


최근 ‘4차 혁명’과 이에 따른 변화, 특히 인공지능(AI)의 발달에 따르는 직업의 흥망(興亡)이 뜨거운 화두죠. 저 또한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고, 기대수명은 점점 길어지는 추세여서 미래에 대한 걱정과 함께 관련 책과 글들을 꾸준히 읽고 있는데 ‘호모 데우스’를 읽고 나면 더 철저한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라리 이전 가장 유명한 미래학자였던 엘빈 토플러의 ‘제 3의 물결’보다 훨씬 큰 지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최근 각광 받는 통섭(通涉)에 뛰어난 것으로 유명한 저자인 만큼 역사, 심리학, 경제학 등 여러 학문의 지식들이 있어야 더 잘 읽히겠지만, 역사학자답게 인류역사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분석하고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는(저자는 예측이 불가하기 때문에 가능성을 더할 뿐이라고 합니다만) 서술 형식이라 조금 난이도 있는 “역사 + 미래학” 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호모데우스의 ‘데우스’는 라틴어로 ‘신’이라고 하니 번역하자면 ‘신인류(神人類)’ 정도가 되겠네요. 긴 이야기 끝에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이 이 한 단어의 제목에 모두 함축되어 있습니다. ‘사피엔스’를 읽지 못해 이 책의 내용만으로 추측을 해보면, 하라리는 기본적으로 ‘무신론자’ 혹은 ‘인본주의자’의 입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그가 갑자기 ‘신인(神人)’을 화두로 제시한 것은 인류가 사상적인 신(기독교, 이슬람교 등의 종교)을 창조한 것을 넘어서 물리적,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AI를 창조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의 지위에 올라서게 된 인류가 자신이 창조한 피조물인 인공지능에 의해 폐기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역시 인류의 필요에 의해 창조한 신(종교적 신)을 폐기한 인간의 역사를 통해 경고하고 있습니다. 책의 결론 부분에서의 하라리의 주장에 따르면 다가올 인류의 미래는 끔찍하기 그지 없습니다.


“자동차가 마차를 대체했을 때, 우리는 말을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퇴역 시켰다. 어쩌면 호모사피엔스도 똑같은 일을 당할 때가 왔는지도 모른다.” (p.532)


그러면 이토록 끔찍한 미래를 예견하는 그가  굳이 지나간  역사를 들먹이며 이렇게 방대한 저술을 한 의도는 무엇이고 독자들이 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가며 이 책을 읽어야 할까요? 당장은 쓸모 없는 것처럼 보이는 역사 공부와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답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역사 공부의 목표는 과거라는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p.92)
“우리가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은 본래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위대한 상수는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이다.” (P.103)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함께 시간이 갈수록 더 빠르게 발전해 가는 문명에 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시대의 물결에 따라 흘러만 가게 될 뿐이죠. 하라리는 이런 상황을 역시 맛깔 나게 비유했습니다.


“환경보호는 멋진 생각이지만, 집세도 못 내는 사람들에게는 녹아 내리는 만년설보다 마이너스 통장이 훨씬 큰 걱정거리이다.” (p.301)


'호모데우스'를 통해 하라리가 예측하는 미래의 모습은 밝기는 커녕 지극히 비관적입니다. 그렇지만 저자가 굳이 이 책은 미래 예측이 아닌 가능성을 추가하고 싶은 것이라고 여러 번 강조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인류 스스로 미래의 모습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잡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거에서 해방되어 다른 운명을 상상하기 위해서다.”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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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가는 책이네요.

시간 날 때 차분히 읽어봐야 겠습니다.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 내서 읽어볼만한 가치는 충분한 책인 것 같습니다. ^^

유발 하라리는 저의 최애 작가 중 하나^^

제가 베스트셀러나 인기작가를 알기 전에 먼저 유명해지면 멀리 하는 변태적 성향이 있어서 이제서야 접했는데 한 권만 읽고도 푹 빠졌네요. ^^ 순서는 바뀌었지만 사피엔스도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일교차가 큰 날씨에요 감기조심하세요^^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네요^^

오늘도 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virus707님도 변덕 심한 봄날씨에 건강 관리 잘 하세요~ ^^

저도 아주 재미나게 읽은 책입니다.
다양한 상상력을 갖게 해주더군요

내용이 많고 쉽지도 않은데 이렇게 재미나게 읽을 수 있게 풀어내는 글쓴이의 능력에 놀라면서 읽었네요. 상상을 이끌어 주는 책읽기는 참 즐겁습니다 ^^

브레이크를 잡아야 할 시점에는 반드시 잡아야 할 것입니다.
인류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일이겠죠^^

네 결국 이 책에서도 브레이크를 제 때 잡아야 예견된 파국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한 것 같은데 현실은 액셀을 더 꾹 밟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사피엔스를 쇼킹하게 본 생각이 나네요..
거침없는 입담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재밌다는 사피엔스를 건너뛰고 이 책 먼저 읽었네요.
바로 사피엔스도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유발 하라리가 왜 인기 많은지 알 것 같은 입담이네요 ^^

사놓고 안읽고 있던 유발 하라리 작가의 책을 다시찾아서 읽어봐야겠네요~~

워낙 글을 잘 써서 그런지 내용이 방대해서 도전이 쉽지는 않지만 막상 불붙으면 쭉쭉~ 읽히더라구요.
읽으시고 난 후lovelyyeon님의 감상 공유도 기대하겠습니다. ^^

사피엔스 오늘부터 다시 1일 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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