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론] 전업투자는 패가망신
코인 투자 커뮤니티를 보다보면 가끔 가다 ‘전업투자자’라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말 그대로 직업으로 투자를 하신다는 분들인데, 가끔은 수익 인증을 올리며
"아직도 직장 다니는 흑우 없제?? 요즘 출근충 노답인거 알제??"
같은 소리를 해대며 보는 이의 속을 긁어대곤 합니다.
과연 이들은 수익을 올리고 있을까요? 전업투자는 옳은 길일까요? 한번 고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절대 전업투자를 하시면 안됩니다. 전형적인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의 경험과 논리가 섞여 있습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얘기이니 믿으셔도 됩니다. 지금부터 전업투자를 해선 안되는 이유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과거부터 주식 전업투자자라는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이들은 개장시간만 되면 주식방송을 틀어놓고 10대쯤 되는 모니터로 트레이딩 활동을 합니다. 바삐 손을 움직이며 혼잣말을 중얼거립니다. 자주 탄식과 환호성을 섞어서 내지르며 뭔가 바쁘게 키보드를 두드려댑니다. 점심도 대충 햄버거 따위로 떼워가며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들의 모습은 가끔 멋있어 보이긴 합니다.
전업투자자들은 저점매수-고점매도를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어 보입니다. 혹은 급등하는 코인을 발견해. 비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팔기 같은 스킬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하루에 10-20만원이라도 꾸준히 번다면, 회사 다니는 출근충에 비해 벌이도 좋고 삶의 질(!)도 훨씬 높다고 자랑까지 합니다.
직장 상사의 잔소리와 출근 스트레스, 잦은 야근과 격무에 두통과 흰머리가 늘어나는 직장인이라면 이런 말을 듣고 혹할 법 합니다. ‘나도 전업투자자가 되어볼까?’ 같은 생각을 한두번쯤은 해보셨을 겁니다. 유혹은 늘 달콤한 법이죠. 그런데 현실은 어떨까요??
현실은 처참합니다. 눈물 젖은 컵라면과 소주가 그들과 함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전업투자로 성공했다는 사람, 단 한 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만 들었을 뿐, 실제로는 보지 못했습니다. 용이나 봉황 같은 상상의 동물 처럼 말입니다.
코인거래를 하며 들어간 단체방만 수십개고, 주변에 코인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도 좀 있는 편입니다. 그런데도 전업 트레이딩으로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는 사람은 1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게 힘든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투자는 심리게임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의 성공과 실패는 투자자의 매매 심리에 “여유가 있느냐 없느냐”에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99%의 개미들, 즉 우리 흑우들은 가격이 떨어지면 공포를 느낍니다. 공포의 강도는 내가 가진 전체 재산에서 얼마를 투자했는지 그 비중에 따라 커집니다.
더욱이 생활비를 투자 수익, 오늘 매매해서 번 돈으로 충당해야 하는 전업투자자의 경우에는 가격하락이 핵폭탄급 공포로 다가오게 됩니다. 투자는 상승화 하락이 반복되는 것이고, 그 변동성에서 수익이 생기는 것입니다. 전업투자는, 그런 투자의 기본 상식조차 잊게 만들어버립니다.
그래서 손절하게 됩니다. 까짓것 5% 손절, 괜찮습니다. 하지만??? 전업투자자의 경우는 이 5% 손절을 무한히 반복합니다. 그래서 잔고는 텅텅 비게 됩니다. 여유가 없으면 집니다. 이것은 투자의 중요한 상식입니다.
전업투자자는 항상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매번 집니다. 저또한 매번 무너졌습니다. 철저하게 망가졌고 패배했습니다. 그래서 깨달았습니다.
나는 흑우다!! 전업투자는 개나 주자!!!
하 하지만 아직도 깨닫지 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은 ‘나는 흑우가 아니다’ 혹은 ‘나는 바보가 아니다’라며 항변하곤 합니다. 그러면서 나는 큰 욕심이 없이 ‘목표수익률’을 지키도록 노력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중장기 투자보다는 단타를 선호합니다. 하루의 목표수익률을 5% 정도, 혹은 20만원 처럼 금액선을 정하고 도달하면 바로 털고 나오는 방법을 씁니다. 좋은 전략인건 맞겠지만 위험성은 ‘손절’에 있습니다.
<손절의 추억>을 아시는지요? 전 모릅니다. 손절에는 추억이 없기 때문이죠. 혹시나 손절에 추억이 있는 분이 계신가해서 물어봤습니다. 손절의 추억을 알고 계시거나 갖고 계시다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아무튼, 손절라인을 지키는 것은 좋지만, 단타성 투자에서는 손절을 반복하다 잃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하루 5%의 수익률, 혹은 20만원의 수익을 목표로 하루 종일 모니터 앞을 지키다보면, 금전적 손실 외에도 더욱 많은 것을 잃게 됩니다. 우선 수면부족을 들 수 있습니다. 코인시장은 하루 24시간 돌아가니 주식 전업투자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됩니다. 차트가 계속 생각나고, 매수한 코인이 어떻게 됐나 신경쓰여 잠은 오지 않고 헤롱헤롱 메롱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족과의 관계에 금이 생길 수 있고, 사회생활로 맺어진 인간관계가 자연스럽게 소멸됩니다. 전업투자자로 생활하다 보면, 주변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됩니다. 하루종일 모니터 앞에 매달려 스트레스를 박데 되면, 어느 순간부터 사회생활을 하는 친구들을 만나기가 꺼려집니다.
이는 꼭 전업투자가 아니더라도 백수 생활을 조금 해보신 분이라면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코인 전업투자의 길은 고독하고 힘듭니다.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운 길일지도 모릅니다.
취업도 힘들고 창업도 힘든 세상입니다. 그런데, 코인 전업투자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가능합니다. 진입장벽도 없습니다. 스펙도 자격증도 필요치 않습니다. PC를 다룰 줄만 알면 개나소나 다 가능합니다. 한 마리의 검은소(흑우)였던 저도 도전했다가, 결국 당하고야 말았습니다.
흑우를 유혹하는 전업투자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겨우 빠져나왔습니다...
코인 투자를 하시면서 전업투자를 꿈꾸시는 분들, 마음에 여유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전업투자를 추천합니다. 혹은 미래를 내다보는 예지 능력이 있으십니까? 전업투자 적임자입니다. 하지만 그게 여유와 초능력을 갖지 못했다면, 전업투자는 힘듭니다.
그러니까 전업투자는 마음의 여유도 없고, 시간을 내다볼 초능력도 없을 당신에겐 힘든 일입니다. 슬프지만 팩트입니다. 당시은 흑우이고, 전업투자에 맞지 않습니다.
자, 그러니 얼른 원화를 채굴하도록 합시다. 라고 쓰며 출근충은 눈물을 흘립니다........
(이 글은 네이버 카페에도 같이 올리고 있습니다.)
이 글에 공감의 풀보팅을 안누를수가 없네요..
얼마전 저희 남편도 조심스레 전업해보면 안되겠냐고 하길래 하라고 했어요..
왜냐하면 이건 자신이 절실히 느끼지 못하면 자꾸 미련이 남기에..
그래서 두달정도 해보고 다시 열심히 회사 나가고 있습니다^^;;
두 달동안의 행적이 콜드님의 글에 고스란히 그려져있네요..
길~~게 봐야지요.. 코인과의 싸움은 계속되니까요^^
콜드님도 성투하시길.. 화이팅!!
와우 대단하십니다. ㅎㅎ 허락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투럽님 참 현명하십니다. 그리고 그걸 두달만에 깨달은 남편분도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전 깨닫기까지 한참의 시간이 걸렸거든요..^^;;
사람은 참 비슷하게 실패하는데, 웃긴게 해보지 않고는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ㅎㅎ;;
코인은 전업 보다는 재테크 수단으로 봐야겠죠. 말씀처럼 길게봐야겠습니다.
살아남아야 기회가 더 많이 올테니까요~~
정성스런 댓글 감사드립니다 !!
투자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죠 ㅎㅎㅎ
그리고 엉덩이 무겁게 길게 해야죠
주식이나 코인투자는 심리게임 이라고들 하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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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ㅎㅎ 엉덩이 가볍고 팔랑거리는 사람은 무조건 지는 게임이더라구요ㅜㅜ
짧게 보지 말고 길고 멀리 봐야 이기는 게임이겠습니다~ ㅎㅎㅎ
전업투자로 꾸준히(최소 몇년이상) 수익을 내시는 분들은
정말 존경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이 있긴 있는데 모습을 잘 드러내시지는 않지요.ㅎ
있기는 하겠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습니다ㅎㅎ
있다고 하더라도...음... 실제 잔고를 보기전까진 믿을수가ㅎㅎㅎ;;
참 투자라는게 힘든것 같아요. 근데, 나한테만 힘든게 아니라는걸
알고나서 조금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습니다 ㅋㅋ
여기서 쓰신 "전업투자" 는 사실 "전업 단기 트레이더" 를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단타로 계속 돈 버는 사람은 저도 들어보지를 못했습니다. "기계" 나 "알고리즘" 이면 모를까...
넵 말씀하신 부분이 맞습니다. 다만 그렇게 자세히 구분하진 않았습니다.
전업 투자를 하신다는 개미들은 대부분 단타를 치니까요.
그리고.. 전업이라 시간이 많다보면 거의 다 단기 트레이딩을 하게 되더라는...
사람은 봇이나 알고리즘이 아니라 감정에 지배당해 단타로 돈을 벌기가 힘든데,
자기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조금 계셔서 당황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ㅎㅎ
제가 사실 얼마 전부터 반강제적으로 전업투자자(?)가 된 사람입니다 ㅎㅎ 직접 해보면서 느낀 것은 본인이 '그냥 개미'라면 절대 자의로 전업투자자가 되셔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현재 할 수 있는 일이 투자 말고는 없으니까 하는 겁니다.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면 내일이라도 투자는 그만두고 싶습니다 ㅎㅎ
저같은 경우는 그나마 매우 가까운 이를 통해 투자에 관한 지식(비법 이런건 없습니다. 용어나 차트보는 법, 기업 가치 평가하는 방법 등등)과 약간의 노하우를 전수받았기 때문에 버티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수익 보장은 절대 안되는게 투자이기 때문에 늘 불안함 속에 살아야 하는 단점이 있죠. 어떤 때는 1주일에 1000만원을 벌지만, 바로 다음주에 1200만원을 날리기도 한답니다^^.. 이럴 때 멘탈 붕괴가 되면 coldbeec님 말씀처럼 손절만 치다가 인생 자체가 손절되어버리는 상황에 도달합니다. 저도 손절에 대한 공포, 주식 급락에 대한 공포를 10% 정도 떨궈내는데만 2~3달은 걸렸습니다.
와우ㅎㅎ 전업투자자셨군요!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수익은 잘 내고 계신 것 같네요~ 노하우가 있으시고 멘탈관리만 잘 되신다면, 전업투자로 수익내는게 불가능도 아니라고 봅니다. 매우 힘들긴 하지만요...
저도 강제 전업투자자로 생활했었는데.... 저는 노하우도 모르고 멘탈관리가 전혀 안되다보니.. 참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나 여유가 없어지더군요. 항상 퀭한 눈으로 차트 노려보기가 일상..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차트 확인하고.. 그런다고 제대로 대응하는 것도 아니었구요ㅋㅋ
재규어님은 말씀을 보니 점점 단단한 투자자가 되어가고 있으신 것 같습니다. 저처럼 갈대처럼 흔들리던 투자자는 손절만 하다가 그냥 뛰어내렸지만ㅠ 재규어님은 잘 하실것이라 믿습니다~ 정성 댓글 감사드리고, 성투와 건승 기원하겠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