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에스컬레이터

in #kr7 years ago (edited)

마트에 가면 가끔 꼭 사려던 걸 빼놓을 때가 있다.
오늘도 계산을 마치고 올라오다 뒤늦게야 생각난 게 있었다.
다음으로 미룰까 하다가 내가 혼자 재빨리 갔다오겠다 하고 내려갔었다.

하행선

지하매장으로 내려가는데 에스컬레이터 끝에 다다를 즈음이었다.
앞에 있던 카트가 못 나가면서 뒤의 카트들이 줄줄이 밀리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나도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돼서 우왕좌왕하다가 극적으로 앞의 카트들이 빠져나가는 순간을 틈 타 에스컬레이터 옆의 안전대 사이 좁은 통로로 내 몸 하나만 급하게 빼냈다.

짧은 순간 정신 없이 벌어진 일이라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살펴보니 내 앞에 밀린 카트가 총 3개, 유모차 1개가 있었고 그 다음이 나였다.

카트주인들도 잠시 정신을 수습하더니 이내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는데 사건의 발단이 된 첫번째 카트가 문제였다.
첫번째 카트만 어린 아이가 혼자서 밀고 내려온 것이었다.
아이가 혼자서 무거운 카트를 밀려니 힘이 부족해 나가지 않으면서 이 사달이 난 거 같았다.

카트들이 어찌나 엉켰던지 에스컬레이터에서 벗어난 후에도 아이의 카트와 다른 카트는 딱 붙어 있었다.
두 부부가 일제히 아이에게 너네 엄마는 어디 있냐고 물어보기 시작했다.
나도 도대체 아이를 혼자 보낸 부모가 누구인지 궁금해서 놀란 가슴도 진정시킬 겸 멀찌감치 떨어져서 지켜봤는데 아이 할머니만 와서는 아이가 그냥 혼자 내려온 거고 아이 엄마는 같이 오긴 했는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아마 그 카트 사이에 끼인 사람들은 적어도 곳곳에 타박상 정도는 입지 않았을까 싶었다.
어쨌든 난 아무런 접촉이 없어서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생각하고 계속 보고 있을 이유가 없다 싶어 빨리 사야 할 것들을 사고 다시 올라갔다.

상행선

그런데 참 이런 황당한 일이 또 있을까.
이번에는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앞의 카트가 못 나가면서 모두 세 개의 카트가 밀리고 밀렸는데 그 다음이 또 나였다.
이번에는 안전대 옆으로 빠져나갈 통로도 없었다.
앞의 카트를 끌던 사람들이 비명 비슷한 이상한 소리를 내고 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밑의 레일은 계속 돌아가고 앞은 막혀있으니 그냥 런닝머신에 올라선 것처럼 발만 계속 굴리고 있는 거 외엔 다른 도리가 없었다.
어떻게 수습이 된 건지도 모르게 갑자기 카트들이 나가서 겨우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번에도 카트주인들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이 시작됐다.
모두 총 3개의 카트가 엉켰는데 공교롭게도 3개의 카트 모두 아이들을 데리고 있어서 아이들이 울기 시작하니 정말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아이들은 작으니까 아마 여기저기 부딪친 거 같았다.
머리를 감싸쥐고 우는 아이도 있고 그냥 엄마 옷을 붙들고 늘어지며 우는 아이도 있었다.

난 또다시 넋을 놓고 잠시 동안 바라보면서 이번에도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순간 굉장히 긴박했고 이런 일로 사람들이 적잖이 다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나마 난 카트 없이 몸만 움직여서 다행이었던 거 같다.
나도 만약 카트를 밀고 있었더라면 저 시시비비의 현장에 꼼짝 없이 있어야 했을 것이다.
아이가 울고 있는데 모른 척 갈 수는 없을 테니까.

그러고 보니 다행히 두번 모두 내 뒤에는 사람이 없었나 보다.
누구와도 접촉을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런 만큼 두번의 사고(?)로 언성을 높이던 사람들 중 누구도 내가 그들 뒤에 있었다는 걸 몰랐다.
경황이 없는 사람들 틈에서 난 왠지 투명인간이 된 느낌이었다.

그냥 나 혼자 놀라고 나 혼자 진정시키고 온 건데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라는 이상한 말이 순간 떠오를 만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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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에서 카트를 밀 때 항상 조심해야겠습니다.
안전카트운전이라고 해야 할까요? 모두들 조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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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없이 한 행동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피해는 엄청크지요. 언제 어디서나 조심해얄 것 같습니다.

가끔 에스컬레이터 사고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직접 겪으니까 손쓸 방법이 없겠더라구요.
정말 늘 조심할 필요가 있겠어요.

큰일날 뻔 했네요! 카트 밀 때 조심해야겠어요ㅜㅜ

사소해 보이는데 이런 게 꽤 위험하겠더라구요. 무서웠어요.ㅠㅠ

저도 한 번 경험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위험했어요.
그런데 단순히 사용자 문제가 아니라 카트관리를 못한 업주측도 문제가 있어요.

전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정말 이게 사람이 다칠 수도 있겠더라구요.
보통 마트에 사람이 많을 땐 에스컬레이터 끝에서 당겨주는 분들이 있는데 제가 간 마트는 별로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인지 그런 분들이 안 계셨어요.

어후... 글만 읽어도 아찔하네요... 조심조심!
뜬금없지만 상행선과 하행선은 같은길인데 참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네요... 뭔가 소설에서 시간을 나누는 부제 같기도 하구 >< 잡소리네요 ㅠㅠ

그러게요. 상행선 하행선이라 써놓고 보니 괜히 뭔가 그럴듯해 보이기도 하네요.ㅋㅋ

정말 아이들은 잠시만 한눈 팔면 실수나 다치거나 하니 늘 부모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큰 일이 없어서 다행이네요.

그러게요. 잠시 한눈 판 사이 아이가 혼자 카트를 밀고 내려오기도 하고 말이죠.
저야 다행히 털끝 하나 피해 본 건 없지만 그 사람들은 아마 좀 아팠을 거 같아요.ㅠㅠ

사고는 예고없이 벌어지기에 항상 조심!! 해야겠어요 ^^

맞아요. 예고 없이 아주 작은 일에서도 사고가 날 수 있겠더라구요.

정말 사소한것 같은데 에스컬레이터라 밀리다 보면 큰사고 날수도 있겠어요. 뉴스에 안나온게 다행이네요. 앞으론 주의해야겠어요...

저도 직접 보니까 이게 위험하겠더라구요. 항상 조심해야겠어요.

이런사고는 생각해본적이 없어서요
많이 놀라셨을 듯 싶습니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주의가 필요한 듯 싶습니다

저도 처음 봤어요. 그것도 두번씩이나...ㅎ
정말 모든 일에 다 조심을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뭔가 안좋은 기운이 있는데 가볍게 피해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놀라긴 하셨어요 그만하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영화 '데스티네이션'이 생각 났어요.ㅋㅋㅋ
놀랐지만 그나마 전 다행이었죠. 감사합니다. 옐로캣님!^^

예전 코스트코 매장에서 카트에 물건을 가득 싣고 가는 상행선 에스컬레이터였습니다. 무게가 너무 심하게 나가는건지. 갑자기 아주머니가 살려주세요 하며 뒤로 밀려오는 카트를 온몸으로 떠받치고 계시더군요.. ㅠㅠ 얼마나 무서웟는지..!

물건이 가득 차면 카트 무게가 정말 만만치가 않아요. 그 아주머니도 힘드셨겠네요.
이번에 느낀 거지만 연세 많은 분들이었다면 많이 다치겠다 생각했어요.
항상 조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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