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지출의 진정한(?) 아름다움
우리 엄마는 올해 예순 다섯이 되셨다.
운영하시던 식당을 접으시고 친구 따라 시작하셨던 네트워크도 시들해지셨는지 집에서 몇 개월 째 쉬고 계신다. 친구 만나서 계모임하고 친척들 만나서 음식 만들어 나눠먹는 만남도 종종 하시지만 대부분의 시간에 심심해서 TV 채널을 이리 저리 돌리고 스마트폰 게임으로 동물들에게 밥을 주거나 건물을 지어 업그레이드 시키는 일을 하거나 가족을 식사를 챙겨주는 일을 하며 보내신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활력있는 시간을 보내게 하실까 하다가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의시고 가정 상황이 안 좋아지는 바람에 학교공부를 많이 하지 못하셔서 늘 아쉬움을 표현하시는 엄마를 위해 나는 이번 기회에 엄마에게 배우고 싶은 수업을 듣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마침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 대전 시민대학 수강신청 기간이 돌아왔다. 원래는 군무(옛날에 임금님 행차 시에 옆에서 사람들이 추는 느린 춤?) 하나만 하려고 하셨다가 내가 부추기는 바람에 학기마다 요가, 노래, 쌀빵 만들기, 프랑스빵 만들기 수업 등을 등록하셨다.
신청 홈페이지에서 내가 여러 개의 수업을 자꾸 장바구니에 넣는 것을 보시고 ‘이것도 다 돈이여~ 요리는 재료비 많이 든다는데......’ 하고 살짝 미안해 하셨다. 나는 사교육으로 영어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엄마의 한 달 수업료와 오며가며 쓸 간식 값을 챙겨드리니 대략 한 아이가 영어 과외비로 지출하는 비용정도가 나왔다.
그래서 내가 엄마에게 말했다.
“아이고 우리 어른이~ 사교육비 많이 드네?!”
그리고 둘 다 크게 웃었다.
나는 사교육 시장에서 몇 년 째 일하면서 아이들의 사교육비 지출비용에 나조차도 종종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렇게 아이들은 교육을 받고 부모들의 통장 잔고는 점점 줄어든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 없이 양육하려다가 미처 자신들의 노후를 안정적으로 준비하지 못한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돈을 벌게 되어도 불확실한 미래에 부모를 부양하기가 쉽지 않고 국가도 부모의 편안한 노후를 보장해주지 못한다.
그렇게 부모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가난해지고 힘도 없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관심사대로 배우고 싶은 것이나 원하는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도 쉽지 않다. 물론 독서나 산책이나 TV시청은 거의 돈이 들지 않지만 나의 경험으로 봤을 때 내가 가장 활기차게 느껴지는 일 중 하나는 뭔가를 새로 배워서 내가 계속 업그레이드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였다.
우리엄마도 카톡 이모티콘을 사는 것을 좋아하시고,
휴대폰으로 사진찍고 보정하기,
스마트폰 게임해서 랭킹 안에 들기,
종이 조립해서 모형 만들기,
미니레고로 캐릭터 만들기,
마블시리즈 섭렵하면서 그래픽인지 실제 촬영인지 메이킹필름 유투브에서 찾아보기,
휴대폰 메모장에 소설쓰기,
네이버밴드 개설해서 운영하기
.....등을 좋아하신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이것들은 다 우리 엄마가 60세가 지난 후에야 엄마에 대한 관찰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엄마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에서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오늘 배운 것을 우리한테 자랑하실 때 목소리가 커지고 톤이 올라간다는 사실 말이다.
희생적인 삶을 사신 부모의 노후를 완벽하게 커버해 줄 수는 없지만 내 능력 안에서 엄마가 원하는 사교육을 하시게 해 드림으로써(시청에서 운영하니 공교육이라고 해야 되나?^-^ㅋㅋ) 한 사람의 삶이 즐거움으로 채워지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보람있고 행복한 일이다. 아마 우리 엄마 아빠도 우리를 그런 마음으로 돈 아깝다 생각 안하시고 키우셨을 것을 생각하면 더 많이 해드리지 못함에 아쉬움이 든다.
나는 이 사교육비 지출이 정말 아름다운 소비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나라에서 지원을 더 해줬으면 하지만 말이다(수강신청 경쟁이 엄청치열하다;;).
우리 엄마 아빠세대 분들은 폐허같던 나라를 젊음과 청춘을 다 바쳐서 이렇게 물질적으로 부자나라를 만든 영웅들이시다. 자신들의 자식은 그렇게 살지 않게 직접 다 일궈내신 분들이다. 국가가 그것을 더욱 인정하고 챙겨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근데 잘 안되니 나라도, 우리 엄마라도 챙겨드려야 한다.
부모에게 사교육비를 지출하자. ㅋㅋ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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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생각이 혹시나 궁금하시다면? ㅋㅋ
윤선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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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마음이 담긴 글 잘 읽었어요^^
보팅하고 갑니다!
이상한 외국계정은 가이드독 호출했어요! ㅎ
아 그런게 있군요 감사해요~!
연세 드셔도 배우면서 사시면 치매예방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요!
심지어 유투버 하시라고 지금 바람넣는 중입니다 ㅎ
나이드셨어도 여전히 엄마는 배우는걸 좋아한다는걸 요즘 저도 깨닫고 있어요! 아이 사교육만 신경쓸게 아니라 부모님께 더더 관심가져야겠습니다:)
ㅎㅎ 제 글의 요지가 그거였는데~ 귿필링님 부모님도 행복해지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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