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tiger 호랑이 꿈
어렸을 때 나는 열렬히 호랑이를 숭배했다. 파라나강 수초나 울창한 아마존의 얼룩 호랑이가 아니라 아시아의 진짜 줄무늬 호랑이, 오직 코끼리 위의 성채에 탄 전사들만 대항할 수 있는 호랑이를. 나는 동물원 우리 앞에 끝없이 머무르곤 했다. 방대한 분량의 백과사전과 자연사 책들을 그 속에 담긴 호랑이들의 광휘 때문에 예찬하고는 했다.(아직도 그 호랑이 모습들을 기억한다. 여인의 얼굴이나 미소는 제대로 기억 못 하는 내가) 유년기가 끝났고, 호랑이와 이에 대한 열정은 퇴색했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호랑이 꿈을 꾼다. 그 심연에 혹은 태초의 혼돈 속에 여전히 존속한다.
잠이 들면 나는 이런저런 꿈에 시달리다가 갑자기 꿈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이건 꿈이니까 그저 내 뜻대로 즐기면 그뿐이라고, 꿈에서는 무제한의 힘이 있으니 호랑이를 꿈꾸면 된다고.
아, 무능력한 나! 꿈은 결코 내가 갈망하던 맹수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호랑이가 등장은 한다. 그러나 박제된 호랑이, 허약한 호랑이, 엉뚱한 모양의 호랑이, 턱없는 크기의 호랑이, 너무 단명하는 호랑이, 개나 새를 닮은 호랑이가.
어제 별마당도서관에서 운명처럼 만난 시
사랑하는 멋진 꿈호랑이들과 나눕니다 🐯
계속 꿈을 꿉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