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in #kr2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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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짝눈을 지니고도 용케도 유사한 시력을 유지했다. 마지막으로 안경을 언제 맞추었는지도 가물가물하다. 이사오고나서 인공눈물 받으러 갈 때 빼곤 안과도 안경점도 갈 일 없었다. 돌이켜보면 아마 3월 여행에서부터 슬금 슬금 시력이 나빠졌던 것도 같다.

이미 4월 건강검진 때 시력이 더 나빠졌다는 소식은 들었다.

며칠 전부터 눈이 좀 빡빡하고 피곤해서 도수가 안 맞는 안경 탓인가 싶어 어제 안경점에 가서 시력검사를 했다. 왼쪽 눈은 두 단계 나빠졌다. 오른쪽 눈은 희안하게도 어떤 도수를 가져다놔도 그다지 잘 보이지 않았다. 안경을 끼든 안 끼든 비슷하게 안 보인다고 해야하나. 친절한 안경사분이 시력말고 다른 쪽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 우선 안과를 가라고 권해주셨다.

안과를 가서 검사를 하고 검진결과를 들었다.

한 마디로 눈에는 별 다른 이상이 없고, 그저 노화(?)의 전조증상이라고 한다. 혹은 짝눈의 어쩔 수 없음이랄까.

오른쪽 눈은 시력은 더 낫긴 하지만, 약시라고 한다. 신기하게도 오히려 시력이 떨어지는 왼쪽이 정상적으로 눈이 발달했기 때문에 도수로 시력 교정이 되는 거란다.

안 보이는 게 불편하면, 좀 더 도수를 올려 잘 볼 수는 있겠지만 어지러울 거란다. 사실 무얼 볼 때는 안경을 쓰지만, 거리를 걷거나 움직일 땐 안경을 쓰는 게 더 불편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함이 늘어나면 늘어낫지 나아질 순 없는 거라고 말한다. 그래서 사실 의사로서 조언을 하자면, 그냥 지금의 안경을 쓰고 다니라고 했다.

눈이 뻑뻑하다고 하자 인공눈물을 처방해주었다.

그의 설명을 듣고나니 한 편으로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네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불편함이 더 이상 해소되지 않는다니 뭔가 노화를 체감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제껏 버텨 준 시력에 감사하고, 여전히 보이는 것에 감사하며 (의사님 피셜, 그정도면 뭐 나쁘지 않은데요) 어느 날 더 한 변화가 온다면 받아들여야지 생각했다. 어쨌든 변한 건 없지만 알고나니 희안하게 마음이 편해졌다. 무언가 선택할 수 없단 걸 알면 편안해지나보다. 인간이란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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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고 해를 바라보며 태양에너지를 눈에 골고루 담는 명상을 가끔해요
자연에너지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치유력이 강한 거 같아요
그 덕분인지 아직까지 시력이 괜찮네요~^^

오우 저도 최근에 명상할 때마다 눈쪽으로 빛과 감사함을 보내고 있어요:) 담 번에 태양 명상도 해볼게요 😉 후후 오래오래 좋은 시력 유지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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