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의 자정 일기: 새 소리

in #kr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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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 살던 집 앞에는 정말 큰 나무가 있었고 많은 새가 늘 날아왔었다. 여름에 빨간 꽃이 피면 벌새도 날아오고 벌들도 많이 모여들곤 하였다.
새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아침마다 고음으로 울리는 새 소리에 늘 잠이 깨곤 했었다. 그 당시에는 많은 새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기에 그냥 새 소리구나 했었을 뿐이다. 시끄러워서 잠이 깰 정도의 소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곳으로 이사 온 어느 날 이른 새벽에 잠이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고 날이 밝았는데 그때 들려오는 새 소리에 나는 마음을 빼앗겼다. ‘아. 새소리가 저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속삭이듯 들리는 새 소리는 전혀 시끄럽지 않았고, 마치 이야기를 하는 듯 소곤소곤 조용한 아침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하여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아름다운 소리였다. 물론 새 종류부터 다르겠지만 처음 들어보는 아름다운 새 소리에 행복해지는 순간이었다.

그 뒤로 새 소리는 늘 들리고 여전히 아름답다. 잠결에 들어도 시끄러워 잠이 깨지 않는다. 요즘 들어 낮에는 다른 새들이 주변에 모였는지 점점 소리가 더 다양해 지고 있다. 여러 다른 새들이 다 같이 지저귈 때면 정말 합창단 같다. 참으로 신기하다. 도시에서는 그 소리가 엄청 시끄럽다고 느꼈었는데 이곳에서는 이렇게 아름답게 들리다니…
어쩌면 새들도 도시에서 매연과 차 소리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더 크게 시끄럽게 울 수밖에 없는 거였을지도…

그저 새가 달라져서일까? 아니면 듣는 내 마음이 달라진 걸까? 뭐 둘 다 영향이 있겠지. 새들도 분명 도시보다는 스트레스가 적을 것이고. 그리고 나에게는 시끄럽게 들렸던 샌프란시스코의 그 새들 소리도 분명 누군가에게는 아름답게 들렸을 것이다. 나에게 시끄러웠다고 해서 모두에게 시끄러웠던 건 아니었을 테니까. 그 소리가 왜 시끄럽지 않냐고 또는 그 소리가 왜 아름답지 않냐고 따지거나 물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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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리도 참 좋긴한데... 떼거지(?)로 몰려와서 울면 정말 시끄러워서 미쳐요! ㅋㅋㅋ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렇기는 하죠. ㅋㅋ 독거님 잘 지내시죠? 건강 잘 챙기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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