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의 자정 일기: 바뀐 낮과 밤 그리고 잘 가 2021

이번 한국 방문은 자가격리를 비롯하여 하는 일의 꼬임으로 한국에 와서도 계속 낮과 밤을 바꿔 일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밤과 낮이 바뀌어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피곤하고 힘든지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되고 있다. 14시간 차이 나는 완전히 뒤바뀐 낮과 밤은 더더욱 힘든 일인 거 같다는 생각에 재택근무를 하며 한국에 머물고 싶다는 꿈은 사실 이번에 완전히 깨져버렸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 이제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이것이 내 나이와도 연관이 있겠지만 지금 내 나이에서는 못 할 일임이 분명하다는 생각이다.

결론은 결국 그냥 낮에 일하고 밤에 잘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는 것이 나에게는 맞는다는 생각. 에잇. 그래도 미국에 돌아가서 재택근무는 계속하고 싶지만, 이제는 회사에서 허락을 안 한다. 어차피 나와 같이 일하는 팀들은 다 다른 도시에 있어서 사무실에 나가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음에도 사무실로 나가야 한다.

어떻든 꿈이 깨지고 현실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역시 꿈은 깨라고 있는 것인가보다) 뭐 익숙해 지면 괜찮겠다고 할 수도 있지만 3주 동안의 폐인 생활을 하면서 몸이 지칠 대로 지쳐서 이제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는 결론에 미련마저도 남아 있지 않다. 새벽 시간을 엄청나게 좋아하는데 밤을 꼴딱 새우며 일을 하는 것과는 또 다르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런데도 한국에서의 재택근무를 허락해준 회사에 정말 감사하고 덕분에 가족과 조금 더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이 또 정말 감사하고 감사하다.

어떻든 나의 짧은 경험으로 낮과 밤을 바꿔서 일해야 하시는 분들 너무너무 대단하시다는 생각과 얼마나 고생스러우실까 하는 생각. 어쩌면 그렇게 피곤하고 지쳐서 사고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는 위험에 있다는 생각. 모두 부디 체력관리 잘하셔서 건강하시길 바랄 뿐이다.

이렇게 2021년이 간다. 해마다 다사다난했다만 2021년은 좀 큰 변화들이 많았다. 지난 일기 파일을 보니 기분 참 묘하다. 음… (이 파일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직도 결정을 못 했다.) 어떻든 열심히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한해였다.

잘 가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