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만으로 해외여행 가기] #7. 화폐의 3대 기능에 비추어본 비트코인 실사용기 후기 (최종화)
안녕하세요 @asymmetric92 입니다!
지난번 포스팅 말미에 마지막 주제는 '화폐의 3대 기능에 비추어본 비트코인 실사용기' 를 다뤄 보겠다고 당차게 말했지만 정작 글을 써보려니까 얼마나 제가 무모한(?) 말을 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욕심이 과했었는지 저도 잘 모르는 부분을 여기, 저기서 읽은 것들을 종합하여 억지로 글에 녹아내리려 하니까 제가 읽어도 글이 재미 없고 또 지금까지의 여행기의 성격과는 다르게 너무 학술적인 부분에 편중되어 있는거 아닌가 해서 과감히 지우고 새롭게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미 비트코인의 화폐적 기능에 대한 좋은 퀄리티의 글들이 인터넷에 많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여행을 계획하고 떠나면서 겪었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비트코인의 화폐적 기능 단순하고,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화폐의 3대 기능
보통 화폐의 대표적 3대 기능이라 하면 다음을 일컫습니다.
가치 저장의 기능
교환 매매의 기능
가치 척도의 기능
1. 가치 저장의 기능
화폐를 보유함으로써 '구매력'이 보장된다면 이를 가치 저장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대한민국 화폐 '원', 1천만원을 내가 손에 쥐고 있다면 1년후에도 1천만원의 그 가치는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물가상승률에 따라 1천만원의 실질가치는 달라지겠지만 그 변동폭이 '원'이 가치 저장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말할 정도로 크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경우는 다릅니다. 약 1년간의 비트코인 일봉 차트입니다. (업비트 기준)
지난 1년동안 최고 가격은 18년 1월 초 2800만원이고, 현재 18년 8월 5일의 가격은 약 800만원입니다.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의 기능'을 한다고 말하기에는 그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반대로 5000% 상승하였다고 하더라도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의 기능'을 한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비트코인을 보유함으로써 나의 구매력이 보장될 것이라는 믿음과 안정감이 있어야 할텐데 지금의 비트코인에서는 그런것을 느낄 수 없습니다. 저는 실제로 항공권 구매 과정에서 비트코인의 큰 변동성에 당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비트코인만으로 해외여행을 준비하면서 이 '변동성'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았었습니다. 비트코인을 장기간 보유할 목적이 아니라 해외여행에만 사용할 목적이였고 또 변동성에 대비하여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구매후 곧바로 항공권을 구입하고, 호텔을 예약하고 그럴 생각이였기 때문에 변동성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018년 6월 24일 비트코인 1분봉 차트입니다)
거래소에서 구매하고, 바로 비트코인을 쓰면 되겠지 하고 거래소 구매 후 비트코인 쓰는 과정까지의 그 짧은 시간은 "설마 괜찮겠지..설마 내가 사고 몇분만에 비트코인이 폭락하고 그러겠어..ㅎㅎ..." 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설마가 일어났습니다. 정말 무슨 초단위로 재빠르게 거래를 했으면 폭락을 피할 수 있었겠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너무 무사태평하게 생각했습니다. 원하는 항공권을 찾은 후 비트코인을 오전 11시에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비트코인 구매 후 돌아오니 원하는 항공권이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항공권을 검색하다가 중간에 엄마가 밥먹으라는 소리에 마음 편히 밥도 먹고 그리고 다시 항공원을 찾다가 정확히 오후 1시59분에 최종 구매를 했습니다. 그렇게 약 3시간동안 비트코인의 가치는 -3%나 하락했습니다.
(원화 표시 금액은 캡쳐한 날짜 기준의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되므로 항공권 구매 당시와는 다릅니다. 참고바랍니다.)
항공권 가격이 당시 비트코인 가격 기준으로 대략 120만원쯤이였으므로 -3프로면 대략 4만원쯤의 손해를 본 것입니다. 3시간 정도 뒤늦게 샀다가 큰 손해를 본 것이죠.
그래서 저는 당시 비트코인은 마음 편히 3시간도 보유하고 있으면 안될 정도로 위험한 대상이다 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다음날 다시 원래 가격 수준으로 급격히 반등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고작 3시간만에 저러한 변동성을 보였다는게 중요합니다.
초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비트코인이 화폐로서의 '가치 저장의 수단'의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현재로서는 말하기 힘들 것 같다는게 저의 결론입니다.
2. 교환 매매의 기능
오프라인에서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장소가 굉장히 적었기 때문에 단순히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 이 정도로는 비트코인이 화폐의 '교환 매매 기능'을 충족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어디에서든 편하고, 자유롭게 교환 매매에 쓰일 수 있어야 그 기능을 만족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비트코인은 '교환 매매 기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비록 좁은 범위에서 였지만, 그 범위 안에서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사는데에는 굉장히 편리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소위 6컨펌을 거쳐야지만 거래가 최종 확정 된다고 합니다. 1컨펌당 대략 10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기에 대략 최종 확정까지 1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실제 거래할때는(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거래 확정을 위해 6컨펌까지 요구하지 않습니다. 보통 1컨펌 정도만 승인이 되어도 서로의 거래를 인정하고, 확정합니다. 특히 오프라인에서는, 제가 경험한 바로는, 1컨펌도 아닌 0컨펌 내지 '트랜젝션 감지'만 이루어지면 거래를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컨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비트페이로 비트코인을 송금 하자마자 가게 주인 비트페이에 뜨는 화면입니다)
결론적으로 비트코인으로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살 때 필요한 시간은 1분은 커녕 몇 초도 안걸렸습니다.
물론 이것은 0컨펌, 1컨펌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이중공격 같은)를 감수하고 서로 신뢰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비트코인 사용자가 소수이기 때문에 가능한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계속해서 비트코인, 비트코인 하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사실 '가상화폐'입니다.
비트코인이 곧 가상화폐는 아닙니다. 즉 기술이 발전된 코인이 계속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중에 정말 실제 거래에 쓰일 코인은 비트코인이 아닌 다른 코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 비트코인은 단순히 기축통화로서의 역할만을 하고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여하튼 기술이 더욱 개발된 코인이라면 컨펌 소요의 시간이 훨씬 더 단축 될 것이고, 몇 초만에 거래가 끝나는데 필요한 리스크 따위는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코인이 '교환 매매의 기능'은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게 저의 결론입니다.
이 외에도 P2P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코인이 보다 편리한 거래를 위해서는 '비트페이' 같은 중간 플랫폼을 거쳐야만 하는 문제 등이 있습니다.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새로운 포스팅의 주제로 작성해보고 싶습니다.
3. 가치 척도의 기능
물건 가격을 정하고 채무를 기록할 때 사용되는 측정기준(회계단위 또는 가치의 척도)으로서의 기능을 '가치 척도의 기능'이라고 합니다.
(비트코인 열풍 시기에 나온 비트코인 유머)
가치 척도의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가격의 안정성이 밑바탕 되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비트코인의 변동성에서는 그 기능을 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만약 비트코인의 가격이 안정화 되고 널리 통용된다면, 그렇게 된다면 '가치 척도의 기능'을 할 수 있을까? 그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ㅁ 사토시
비트코인의 소수점 이하 8자리, 가장 작은 부분을 사토시라고 합니다.
그래서 예를들어 비트코인 1개가 정말 1억의 가치를 지니게 됬다고 하더라도, 비트코인으로 표시할 수 있는 가격의 최소단위는 1원입니다. 현재 우리 실생활에서 물품의 단위가 1원은 커녕 10원 단위로 나뉘어지는 것도 보기 힘들기 때문에 비트코인으로 모든 물품의 가격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은 가능할 것입니다.
실제로 제가 비트코인 실사용을 할때도 물건 값이 9유로면 8.999유로도 아니고, 9.0001유로도 아니고 정확히 9유로만큼의 비트코인만을 전송했습니다. (물론 수수료 제외..)
장점인지, 단점인지 하나 모르겠는건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비트코인으로 표시된 가격입니다. 지금까지 사용한 모든 가게들은 당연히 변동성 때문에 그때, 그때 거래할 때마다 거래소 시세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으로 책정해서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화폐 시장에서는 물품들의 실시간 가격 반영은 당연히 하지도, 할 수도 없습니다. 5분 전까지 떡볶이 가격이 5000원이였다가 갑작스러운 악재로 원화가치가 떨어졌다고 해서 (원달러 환율 기준으로) 가게 주인이 떡볶이 가격을 바로 5500원으로 올리진 않습니다. 5500원으로 올리는데 드는 비용이 더 클 수도 있고, 악재가 금방 해소 되어 다시 기존의 원화가치로 돌아간다면 의미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그 변동폭이 5000에서 5500까지 변할정도로 크지가 않을 것입니다.
여하튼 이러한 문제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안정성만 갖추면 고민하지 않아도 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안정성이 보장되었을땐, 가상화폐를 통해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메뉴비용이나 주조비용 등의 비용 문제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느낀점
어느덧 [비트코인만으로 해외여행 가기]의 마지막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6월 초에 학교 여행 장학생으로 선정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 여행기를 약 2달동안 쓰면서 재밌었습니다. 맨 처음 포스팅에서도 말했었지만 저는 여행 자체보다 제가 생각한 아이디어가 선정되었다는 사실에 기뻤고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꼈습니다.
사실 비트코인으로 여행을 간다는게 뭐 대수겠습니까? 결국에는 기존에 갖고 있던 '원'을 '비트코인'으로 대체했을 뿐입니다. 항공권, 호텔도 사실상 '대리 업체'를 통해 비트코인으로 지불했을 뿐이고, 실제로 오프라인 거래에서는 비트코인의 사용 가능 범위가 굉장히 제한적이고 한정적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정말 순수한 의미로서 [비트코인만으로 해외여행 가기]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을 하면서 그 '가능성'에 대해 감히 엿봤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너무나 부족한게 많고, 너무나 불편한점 또한 많은 비트코인이였습니다. 하지만 부족한점이 고쳐지고, 불편한점이 개선된다면 앞으로 비트코인 아니 가상화폐가 충분히 우리의 실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글들에서 말은 하지 못했지만 비트코인이라는 화폐는 전세계적 공용화폐이기 때문에 '환전'이란 것이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용화폐' 라는 것만 해도 엄청난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비록 요번 여행에서는 러시아, 프랑스밖에 가보지를 못했지만 조금만더 비트코인 이란 것이 활성화 된다면 해외여행때 필수이자 귀찮음 중 하나인 '환전'이란 것을 전혀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작게마나 공용화폐로서의 편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가상화폐 미래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어떤 분이 저에게 리플로 '비트코인 테마 여행'을 하신 것 같다고 그러셨는데 정말 그랬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 기회가 된다면 가상화폐 테마의 여행 혹은 체험에 관한 글을 또 쓰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취업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만...ㅎㅎ! 여하튼 글을 쓰는 동안 내내 재미있었습니다!
비트코인의 단점을 보완한 암호화페/암호자산이 널리 쓰일 사회가 곧 도래할 것으로 봅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ddieyi님!!
풀보와 글이군요. 풀보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색다른 시도를 하셨군요!
흥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재밌었던 시도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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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해외여행 시리즈 완성이네요ㅎㅎ
마지막 후기 글까지 (갑자기 조금 어렵게 느껴지긴 했지만....ㅋㅋ)
잘봤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여행이 끝났다니 제가 다 아쉽네요. :)
그럼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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