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 재정거래와 외국환거래법

in #kr7 years ago (edited)

스팀잇 회원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오늘은 변호사로서 법률 이야기를 좀 해보고자 합니다. 주제는 바로 재정거래(Arbitrage Transaction)입니다.

다 아시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은근히 모르시는 분도 있으니 일단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재정거래란 동일한 상품이 서로 다른 시장에서 서로 다른 가격에 매매되고 있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에서 이를 사고 비싼 곳에 판매하여 차익을 얻는 차익거래를 의미합니다. 지금 한국과 미국 간 전자화폐 가격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는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소위 김치 프리미엄, "김프"라는 말을 많이 쓰죠. 비트코인이나 리플의 경우, 이 가격 차이가 최대 70%까지 벌어진 적도 있습니다. 지금도 평균적으로 30%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어있죠. 보통 다음 순서를 따릅니다.

해외에서 외화로 비트코인 구입 -> 국내에서 원화에 판매 -> 판매 대금을 외화로 바꿔 비트코인 재구입 -> 국내에서 원화에 판매 -> (반복)

말만 들으면 꿈 같은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미국에서 구매한 비트코인을 70%나 비싸게 팔 수 있으니까요. 저는 회사에서 근무 중에 이런 거래가 있다는 걸 듣고 아프다는 핑계로 조퇴할 생각까지 해봤습니다...... 얼마나 돈 벌기 쉽습니까?

물론 이것저것 다 하면 수수료 20% 정도를 제하기는 하지만, 가격 차이가 지금처럼 많이 나면 충분히 남겨 먹을 수 있죠.

요즘 공무원들 일 안 하네요. 현행법 상 이게 됩니다. 이게 개인으로는 소액일지 몰라도 지금 전자화폐 재정거래하는 사람이 몇 명인데...... 외화가 속수무책으로 유출.......

다만 제한은 있습니다. 대외지급수단 즉 외국통화인 달러를 이용하여 전자화폐의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자본거래에 해당합니다. 자본거래는 아래 외국환거래법 제 18조에 따라 신고가 필요합니다.

제18조(자본거래의 신고 등) ① 자본거래를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다만, 외국환수급 안정과 대외거래 원활화를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본거래는 사후에 보고하거나 신고하지 아니할 수 있다.

즉 신고를 하면 됩니다. 단 단서조항에 따라 외국환거래규정 제 7장-2조 7호에 근거해서 건당 지급액이 3천불 이내이면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결국 법령 18조에서 사후에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금액은 건당 3천불 이내의 금액이란 얘기죠.

건당 3천불이 넘 신고를 해야 하는데...... 최근 비트코인 등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면서, 기획재정부 장관 및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동 업무를 위임 받은 금융기관들은 신고를 수리하지 않습니다. 만약 신고를 수리하지 않았는데 재정거래를 하면 형사 처벌 및 과태료 대상입니다.

제29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위반행위의 목적물 가액의 3배가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벌금을 목적물 가액의 3배 이하로 한다.
3. 제16조 또는 제18조에 따른 신고의무를 위반한 금액이 5억원 이상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자
4. 제17조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신고를 하고 지급수단 또는 증권을 수출하거나 수입한 자(제17조에 따른 신고의무를 위반한 금액이 미화 2만달러 이상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로 한정한다)
② 제1항제4호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얼핏 보면 신고를 안 해도 5억 원이 넘지 않으면 형사 상 처벌은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제 29조 제 4항의 대통령령에서 자본의 불법적인 유출·유입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라는 상당히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추가적인 신고 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만약 전자화폐 재정거래를 불법으로 해석할 경우건 당 3천불 이상 미신고 재정거래는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 경우 미수범까지 처벌하니 더 각별히 주의하셔야 합니다.

또한 만약 신고가 수리되지 않거나 거래 내용의 변경 권고가 있었음에도 건 당 3천불 이상을 거래할 시 형사 상 처벌과 별도로 외국환거래법 제 32조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제32조(과태료)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다만, 제29조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4. 제18조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신고를 하고 자본거래를 한 자
5. 제18조제5항을 위반하여 신고수리가 거부되었음에도 그 신고에 해당하는 자본거래를 한 자
6. 제18조제6항을 위반하여 같은 조 제4항제3호의 권고내용과 달리 자본거래를 한 자
......(중략)......
③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1. 제16조 또는 제18조를 위반하여 신고를 갈음하는 사후 보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사후 보고를 한 자

즉 복잡해보이지만 결론은 뭐냐면요, 건 당 3천불까지는 상관 없고 3천불 넘으면 신고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이건 외국환을 취급하는 은행을 거쳤을 때 이야기고, 만약 은행을 안 거치고 환치기 업자를 통해 전자화폐를 구매대행했다던가, 이런 행동을 하시면 액수과 관계 없이 일단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여기서 3천불이라는 건 해외 전자 화폐 거래소에 외환을 송금했을 때가 3천불이라는 건데요, 이미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해외 전자 화폐 거래소에 외환을 송금하는 게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원화로 달러를 구매해서 해당 거래소에 전송한 뒤 확인을 받게 되는데, 국내에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고 최종 해외거래소 계좌 은행에 입금이 확인되기까지는 한 주 이상이 걸리더라고요...... 작년 연말 시즌에 시도했던 저는 2주가 넘게 걸렸습니다......

하지만 해외 송금과 달리 상당히 편한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신용카드로 거래하는 방법입니다.

다만 이 경우 신용카드로 전자화폐를 구매할 수 있는 해외 거래소는 한정되어 있을 뿐더러 그 거래소 가입 절차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사실이긴 합니다......(보통은 죄수마냥 신분증을 들고 사진을 찍어서 보내야 합니다).

그런데 외국환 거래 규정을 보시면 신용카드 거래와 관련하여 위에 언급한 3천불과는 다른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외국환 거래규정 제10-6조(신용카드등에 대한 보고) ① 대외지급에 사용될 신용카드등을 국내에서 발행 또는 발행을 대행하거나 외국에서 발행된 신용카드등의 사용대금의 지급 또는 지급의 대행업무를 영위하는 자(이하 "신용카드등의 발행업자"라 한다)는 다음 각호의 보고서 등을 매분기별로 여신전문금융업협회장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여신협회장은 개인별 및 법인별 신용카드등의 대외지급실적이 포함된 동 보고서를 종합하여 다음 분기 둘째달 10일까지 한국은행총재에게 제출하여야 하며 한국은행총재는 이를 다음 분기 둘째달 20일까지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1. 거주자의 신용카드등의 대외지급 및 외국에서의 외국통화 인출 실적(월별)
......(중략)......
③신용카드등의 발행업자는 개인별 및 법인별 연간 대외지급 및 외국에서의 외국통화 인출 내역을 여신협회장에게 통보하여야 하고 여신협회장은 개인별 및 법인별 신용카드등의 대외지급 실적(외국에서의 외국통화 인출 실적 포함)이 연간 미화1만불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국세청장 및 관세청장에게 다음 연도 둘째달 20일까지 통보하여야 한다.

즉 이 법에 의할 시, 신용카드로 외환을 구매해서 전자화폐를 사면 연간 미화 1만불이 초과되면 국세청장 및 관세청장에게 통보가 되는군요.

게다가 아래와 같은 내용도 있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02/2017080201579.html

올해 4월부터 건 당 600불 이상 구매하면 바로 관세청에 통보가 된다네요. 여러모로 참 성가십니다.

즉 다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해외 거래소로 송금해서 전자화폐를 구매할 경우, 건 당 3천불까지 미신고로 가능하며, 3천불 초과 시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는 보통 받아주지 않으며 미신고 자본거래는 형사처벌 및 과태료 대상입니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외환을 구매하여 결제할 경우 연간 1만불이 초과되면 국세청장 및 관세청장에게 통보됩니다. 그리고 건 당 600불 이상이면 또 바로 관세청에 통보됩니다(단 이 통보라는 게 위의 3천불 초과처럼 처벌 대상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단 관세법 제14조에 의하면 수입물품에는 관세를 부과하며, 수입물품은 관세법 제50조 별표인 ‘관세율표’에 게기된 물품을 말하므로, 인터넷을 통하여 다운로드(전송)받는 소프트웨어는 무체물로서 과세대상인 수입물품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달리 수입신고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처벌 가능성은 어느 정도 되냐고요? 아래 기사를 보시죠.

http://news.joins.com/article/11876720

처벌 건수도 적고 솜방망이라는 기사입니다. 일단 아직까지는 규모가 크지 않은 이상 크게 우려울 수준은 아니었네요. 게다가 얼마 전 수원지방법원이 비트코인은 현금과는 달리 물리적 실체 없이 전자화한 파일의 형태로 되어 있어 몰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결을 내린 적도 있죠. 그래서 지금까지만 보면 재정거래에 있어 현실적인 리스크는 크지 않아보이지만.......

최근 정부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셨을 겁니다. 재정거래를 한두명이 한다면 문제가 전혀 되지 않겠지만 나라 전체가 코인판으로 빠져드는 판국에...... 이걸 언제까지 두고 볼 것 같지는 않군요.

추후 전자화폐를 외국환업무취급기관만이 수행하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일반인들에게는 재정거래의 기회는 영영 오지 않습니다.

완전히 금지되기 전에 건당 3천불이 넘지 않고 연간 1만불까지는 할 수 있는데까지 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한국과 미국 간 전자화폐 가격 차이를 생각하면 안정적으로 300만원을 그냥 벌 수 있는 기회입니다.

추가로 팁을 드리자면 재정거래에서 비트코인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느립니다(보통 한 시간 이상 걸립니다). 그 사이에 시세가 급격히 변동되면 이득을 보기 어려울 수가 있습니다.

PS : 어차피 이제 정부에서 해외 송금이든 신용카드 거래든 모두 막아버려서 크게 유용한 정보가 아니군요. 부끄럽지만 종전 내용 중 틀린 부분이 있어서 이를 수정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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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를 이용해서 구매하면 편한데 한도가 걸리네요
저는 cex에 가입이 되어있는상태고 하루 한도는 3000달러입니다.
어차피 연간 한도가 1만불이어서 이정도면 충분하지 싶은데
http://seattle.koreatimes.com/article/20170803/1069287
기사를 참조해보니 분기별 (3개월마다) 한도가 5000달러 이상이면 국세청에 신고가 들어가는게 현행 제도이고 이게 2018년 4월부터 건당 600달러 이상 이면 자동신고가 들어가는 방식으로 바뀐다고 하네요.
즉 한번 거래할때 600달러 이하, 3개월에 5000달러 이하, 연간 10000달러 이하라면 문제가 없는듯 합니다.
한국 가상화폐 프리미엄을 막으려면 재정거래가 좀 있어야 할텐데 무작정 허용하면 외화 유출이 심각해질테니 뭔가 차근차근 진행이 되어야 할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재정거래 관련한 전문가의 글 잘 봤습니다 ^^ 추천하고 갑니다

ㅎㅎ 추가적인 부분을 저보다 설명을 더 잘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이 글의 전제는 암호화 화폐가 자본, 그러니깐 화폐로 인정 받았을 경우를 바탕으로 쓰신건데요
현재 자산인지 자본인지 아무도 확정적으로 말 할 수 없고
그에 따라서 외환거래법중에서 어떤 조항에 귀속되는지도 알 수 없지요
그리고 화폐로 인정 받게되면 단순히 외환거래법이 문제가 아니라
거래소 자체가 훨씬 큰 문제죠

지금은 아무도 확정적으로 말해 줄 수 없습니다
기재부, 검찰, 관세청, 국세청 어디든 우려와 가정에 기반한 의견만 있을 뿐이죠
아무도 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위험한거구요

이 글은 해외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사기 위해 달러를 해외로 내보내는 측면을 주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입습니다. 해외에서 산 암호화폐를 국내로 들여오는 측면은 ‘소프트웨어는 수입신고를 요하지 않는다’고 쓰신 부분이 해당될텐데, 암호화폐가 화폐라는 전제 하에서 작성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외국환거래법상 ‘자본거래’의 정의는 매우 광범위합니다. 예를 들어 외국에 땅을 사려고 돈을 보내는 경우도 자본거래에 해당합니다(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9호).

이에 더하여... 외화송금으로 비트코인을 바로 사는 게 아니라 거래소 계좌에 송금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성격을 무엇으로 보든 아마 해외 거래소에 돈을 보내는 것은 자본거래에 해당하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비트코인의 법적 성격이 문제되는 시점은 해외 거래소에서 산 비트코인을 국내(국내 거래소)로 들여오는 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위 글에서 예로 든 조항들이 자본 획득에 따른 것이기때문에 화폐 인정을 바탕으로 쓴 것 같다고 한거구요.
외화 송금으로 거래소에 달러 입금후에 구매하는 것보다 재정 거래 대부분이 카드 결제로 암호 화폐를 바로 구입해서 거래소 거치지 않고 국내 거래소 지갑으로 들여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암호 화폐의 성격이 무엇인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들여오는 때 뿐만 아니라 구매시에 암호화폐의 성격이 중요합니다.
암호화폐의 성격에 따라 국세청에서 다루게 될지 관세청에서 주로 다루게 될지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가 금융상품인지 자본으로 볼지 따라서 적용되는 조항의 페널티도 매우 큰 폭으로 달라집니다.
그러니 불안정한 정보에 의해서 판단하기 보다는 차라리 외환제도과에 외국환거래법령해석 담당 사무관에게 물어보세요.

작가님이 이제 본업을 살려 글을 쓰시네요~ 가즈앗!!! ^^

ㅎㅎ 그냥 제 전문분야도 아닌데 한번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가즈앗~!! ^^

묵직하고 유익한 글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평가 감사드립니다 ^^

상당히 궁금했던 내용인데... 어려운 법내용을 쉽게 풀이해 주셨네요... 많은 도움이 되었고... 꿀팁까지... 멋쟁이십니다...^^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재정거래 할 능력은 안되지만 궁금했던 사항인데
이렇게 자세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스스로 공부하기 위해 쓴 글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좋은 정보 알기쉽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꿀팁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많이 궁금해하던 부분인데 궁금증이 해소되었네요. ㅎㅎ 해외 수출업인데 대금을 암호화폐로 받으면 그만큼 이득이 아닐까 잠깐 생각해봤었네요. ^^
팔로우하고 갑니다.

사실 이게 제 전문분야가 아니라 정확하게는 모르나 그건 위법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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