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일지 15차] 한국의 저력 또는 운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in #kr5 years ago (edited)

어쩌다 보니 국뽕 같은 재테크 전략을 쓰게 되었다.

​이런 걸 밝히는 것이 썩 맞지는 않겠지만 나는 현 시점 한국과 일본 간 분쟁에서 대의명분이 일본 쪽에 있다고 믿는 사람이며(한일청구권은 한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자신이 추후 책임을 질 것을 확약하고 일본의 모든 책임을 면제해준 협정이며 여기 다른 해석이나 모호함이 없다고 판단함. 이를 먼저 파기한 한국 쪽이 귀책이 있으며, 게다가 역사 문제를 가지고 한국에 있는 외국기업의 재산을 집행하는 것은 국제법 상 기본상식과 완전히 동떨어져있다고 보고 있음), 또한 반일 감정으로 장난 친 문재인 정권의 아마추어리즘을 극도로 혐오하는 사람이다.

다만 그와 별도로, 다소 이르지만,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일본에게 자충수였고, 한국이 매우 빠른 시점에 이를 극복해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더하여 한국의 수출 구조나 외화벌이 역시도, 향후 10년 간 크게 문제 없다는 진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운이 좋다. 나는, 한국인이 똑똑하거나 근면해서 잘 살게 되었다는 생각에도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한국은 미국의 전략적 필요라는 강운에 따라, 미국이 질 낮은 물건을 꾸역꾸역 사주어서 잘 살게 된 나라에 불과하다. 다만 운도 분명 실력이다.

한국 조선업의 부활을 예측한다



중국의 저가 수주와 저유가로 인해 한국 조선업이 존패 기로에 서게 된 것이 이미 오래고, 요즘 조선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다만 한국 조선주를 사기에는 지금이 매우 적기로 보여지는데 그 구체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다.

​별다른 기술이 필요 없는 벌크선의 대량 수주로 인해 중국 조선업의 굴기가 가시화되는 것으로 보였지만 고부가가치 기술산업인 LNG선에 있어 중국은 완전히 죽을 쓰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중국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었던 후동중화조선이 건조한 글래드스톤 호는 원인 불명으로 바다 한 가운데에서 멈추어섰고 결국 폐선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수천억을 들여 건조해 20년 정도를 쓰는 것이 업계 상식인 LNG선에서 이러한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건을 자세히 알아보면 코메디가 따로 없는데, 문제는 중국 조선업계의 코메디는 이 사건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 업체가 수주한 수많은 LNG 선들이, 그 기일 내에 완성이 되지 않을 것은 매우 자명할 뿐 아니라 아예 건조가 되서 인수가 될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에 처해있다. 요컨대 중국은 조선업과 관련된 핵심 기술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으며 해외 업체들로부터 신용도 완전히 잃었다.

업계에 종사한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조선업 관련 기술자들은 항공기 기장이나 삼성전자의 전자사업부 직원과 달리, 중국 업체에 쉽게 갈 수 없다고 한다. 조선 기술 자체가 한 두 명의 엔지니어가 핵심기술의 키를 쥐고 있는 것도 아니며, 설령 유능한 기술자가 간다고 해도 구조적으로 단기간 내에 무엇인가 전수할 수 있는 성질의 기술이 아니다. 여기 중국 해안선의 특색에 대해서도 한 번 언급할 필요가 있는데 결국 중국이 가진 바다라는 것은 한국 서쪽에 위치한 황해를 그대로 늘여놓은 것에 불과하다.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이후, 한국은 황해에서는 배를 만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얕은 바다에서는 좋은 배를 만들기 어렵고 강한 해군도 나오기 어렵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해전에서 늘 패전해왔다. 그와 같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해는, 현대 중국에서 조선업이 굴기하기 어렵다는 현실에 대한 인문학적 이유도 제공한다.

만약 중국이라는 나라의 경제가 계속 성장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조선업 굴기에 대해 한 번 더 눈여겨볼지도 모르나 국책 금융 기관도 부도가 나고 있는 중국이, 미국과 무역분쟁도 뉴 노멀인 상황에서 밑 바진 독에 계속 물을 부어넣을 수는 없다. 게다가 지금 중국은 중앙정부의 지령으로 인해 엔지니어들의 임금도 꽤 높다. 한국 조선업과 비교해 달리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여기에 더해 유가의 상승가능성 또는 미국 셰일업계가 극동으로 석유를 본격적으로 수출하게 될 가능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미국과 이란의 분쟁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여하간 호르무즈 해의 위협은 미국 셰일가스의 극동수출을 가속화할 것이고 그게 미국과 극동의 국익 모두에게 부합한다. 그 많은 일감을 물론 잠재적국인 중국의 조선업에게 줄 리가 없고, 비즈니스적 논리로 이미 한 물 간 일본의 선사들이 이 일감을 수주할 수도 없다.

그러한 이유로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을 매수할 계획이다.

트리플 정도 예상한다.



불화수소의 완전 자립에 베팅한다



흔히 일본과 한국의 기술력이 30년 차이라는 말은 있는데 이 말은 맞으며서도 틀린 말이다.

예를 들면 자동차나 핸드폰 같은 것을 개발함에 있어 종전 주자보다 누적된 기술력이 30년 차이라는 것은 가능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한편,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데에 있어 종전 내연기관 자동차 개발에서 누적된 기술의 격차는 큰 고려사항이 아니며,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있어 종전 삐삐나 피쳐폰의 기술력이 모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 일본에 비해 기초과학과 같은 분야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그래서 이미 여러 곳에 노출된 반도체 소재 같은 것은 기초과학을 운운할 분야는 아니다. 이미 독일도 이를 만들고 있었고 품질이 아니라 수율의 문제였을 뿐이다. 이미 그 문제는 대부분 극복된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 경제는 분업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며 이는 외교 분쟁과 같은 이유만으로 그리 쉽게 변경되지 않는다. 쉽게 말해 좌든 우든 특정 정치 이념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대부분 자기 비즈니스에 몇천만원만 이득이 되어도 거기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과 일본의 경제 주체들 역시도, 그 경제 논리에 따라 움직여왔기에, 양 국가 간의 국민 정서와 무관하게 제품을 수입하고 또 수출해왔던 것이다. 그러던 중 어떤 국가의 어떤 조치에 따라 이 같은 경제 논리가 더 이상 적용될 수 없었을 때, 물건을 파는 쪽이 손해일지 사는 쪽이 손해일지는 지금 생각해보면 자명했다. '일본산은 결코 대체할 수 없다.'는 전제가 그 자명한 결론과는 전혀 다른 우려를 야기하였던 것인데... 까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을 뿐이다.

만약 '일본산은 결코 대체할 수 없다.'는 그 전제가 사실이었다면 물론 큰 문제였을 것이다. 베네주엘라가 석유를 못 팔아 최빈국이 된 것 만큼 큰 문제가 되었겠지. 그 전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던 상황에서, 그런 무모한 도박을 한 문재인 정권에 대해, 결과와 무관하게 나는 여전히 어설펐다고 비판할 수 밖에 없다. 운은 억세게 좋았다. 하지만 운도 실력이다.

지금 한국 반도체를 사는 것과 동일한 이유로, 앞으로도 전 세계 사람들은 한국 반도체를 구매할 것이다. 최소 10년은 끄덕 없을 것으로 보고, 이런 황금 시장에서 국산화를 이루어낸 한국 반도체 소재 기업의 장기적 우상향을 점칠 수 밖에 없다.

약간 늦은 감은 있으나 솔브레인을 매수할 생각이다. 재무제표도 우량하다.

역시 트리플 정도 예상한다.



기타



자산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귀금속으로 가지고 있으며, 부동산이 꼭지에 있다고 볼 몇 가지 증거를 직접 보았다. 금리 인상이나 폭락에 대한 예상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더 오래 동안 버틸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외에, 미국의 암호화폐 솔브케어를 소액 가지고 있다. 미국의 후진적 의료 시스템을 보완하는 훌륭한 아이디어로 보고 있으며, 환자들의 진료 내용과 같은 빅 데이타나, 수술 대기 시간 등의 투명성 등을 보장하는 장치로 블록체인 기술과, 이를 시장에서 운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가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은 아이디어와 CEO의 역랑 이외에는 없기에, 소액 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만약 작년에 글을 쓸 시간이 좀 더 많았다면 미국의 대체육 업체 비욘드미트(BYND)에 대해 좀 더 길게 기술하였을 것이다. 남들보다 일찍 이 종목을 발굴했고 거의 IPO 즉후에 샀다. 하지만 결국 번 것 만큼 잃었고, 대체육의 밝은 미래와 별도로, 과연 비욘드미트가 다른 업체들의 시장 진입에서도 선두를 유지할 해자를 가지고 있는가 그 질문에 답하기는 어렵다. 직접 먹어본 바로는 매우 맛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들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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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었습니다 ㅎㅎ

늦게나마 댓글 답니다.

(변호사답지 않게?) 논리 전개와 결론을 참 깔끔하게 쓰시는군요. 포트폴리오 매니저 하셨어도 잘하셨을듯.

사실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더 잘 하지는 않았을 거 같지만 더 재미는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ㅎㅎ

감사합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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