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카드 제1차 리딩] 존버만이 답은 아닙니다

제 1차 당첨자님께서는 아래와 같은 질문을 주셨습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궁금한 것은 많지만 두가지 여쭤볼게요.
먼저, 부동산 관련하여....상가 하나가 속을 썩이고 임대가 안 나간지 꽤 되었어요. 어찌 될지 걱정도 되고, 손해도 크고, 빨리 좋은 임차인 만나고 싶은데 어찌 될까요?
나머지 하나는 자녀 학업 문제입니다. 해외인지라 올 해 말부터 얼리지원 시작합니다. 기대만큼 좋은 결과있을지 궁금합니다.

원래 질문은 하나만 받습니다만 첫번째 당첨자이신 것을 고려해서 두 개 다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단 오늘은 일단 첫번째 질문에 대해서만 답을 드리고, 두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내일 중 올리겠습니다.

특히 두번째 질문은 제가 주관적으로 그 내용을 바꿀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보내주신 질문이 "미성년자"인 자녀 분의 "미래"에 대한 어떤 예측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질문자가 요구할 경우, 틀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단호한 예측도 해내곤 합니다만 그 같은 답변은 자기 의지로 질문하는 성인만을 그 대상으로 합니다.

언어에는 힘이 있습니다. 제가 한 해석으로 인해 자녀 분의 삶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이 가는 것을 저는 희망하지 않으므로, 두번째 질문은 자녀분이 아니라 질문하신 어머니에게 온전히 그 해석 대상을 한정하여, "어머님의 기대에 부합하는 결과가 있을지 궁금합니다."로 바꿔서 해석하겠습니다.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 - 존버만이 답은 아닙니다.

총 여섯 장을 뽑았으며 최종적 결과물은 아래와 같습니다.

유독 3이라는 숫자가 많이 눈에 띕니다. 3은 양자(兩者)인 2와 달리 최소의 다자(多者)이며, 그 평면적이고 쌍방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관계가 일어나는 경계를 뜻하기도 합니다. 또한 3은 매우 안정적인 숫자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삼각형은 사격형에 비해 훨씬 구조적으로 견고합니다. 신체 기관이나 일부 건축물의 핵심 부분이 삼각형 디자인으로 설계되어 있는 경우는 의외로 흔합니다.

이 3이라는 숫자를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본 타로 카드 리딩의 핵심입니다. 다만 아쉽게도 본 타로 리딩에서 이 3이라는 숫자를 긍정적으로 해석되지 않았습니다.

첫번째 카드의 해석

첫번째 카드는 과거를 의미합니다. 그 누구도 과거와 무관하게 미래를 계획할 수 없습니다. 전혀 새로운 것을 시작할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실은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상가 하나가 속을 썩이고 임대가 나가지 않는 이유 역시도 먼저 과거를 돌이켜 보아야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위의 카드는 Three of Cups입니다. 3개의 컵은 정자와 난자의 안정적 결합을 형상화하고 있으며, 이 3개의 컵이 아래로 향해 있는 삼각형(자궁을 상징합니다)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은, 안정 또는 수태를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이 카드는 평화와 조화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금전운에 있어 이 카드는 좋게 해석되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특히나 리스크를 분석해야 하고 차갑고 냉정하게 의사 판단을 집행해야하는 투자에 있어 본 카드는 부정적으로 해석될 소지가 큽니다. 투자라는 것은 정서적 갈핍과 투쟁의 연속일 수 있습니다. 때로는 제로섬 게임마냥 다른 사람이 손해를 보아야 본인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도 있으며, 본질적으로 자신이 가진 재화를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팔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기적인 판단의 집행 행위입니다. 이런 게임에서는, 돈을 벌어서 무엇을 하겠다, 즉 "내가 돈을 벌어서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가지겠다."와 같이 돈을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보다, 투자라는 게임에서 이겨 돈을 따내는 그것 자체가 목적인 사람이 이기는 경우가 흔합니다. 즉 본 카드가 상징하는 안정과 조화(경우에 따라서는 가족애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는 오히려 안이함과 나태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어떠한 배경에서 처음 상가를 구입하게 되었는지 돌아보셔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돈을 번다."는 순수한 목적을 위해 충분히 공부하며 괴로워하셨는지, 그게 아니라 여러 가족 구성원들의 의사와 미래에 대한 막연한 희망 같은 요소로 인해 분산된 목적으로 본 투자를 실행하셨는지 자문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두번째 카드의 해석

두번째 카드는 현재를 뜻합니다. 현 상황 역시도 이 같은 관점 하에서 동일하게 읽어낼 수 있습니다.

Three of Wands의 핵심 의미는 기다림입니다. 그러나 여기서의 기다림은, 기다림에 대한 "결과"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세번째 카드인 "미래"에서 "좋은 결과"가 놔왔다면 존버 끝에 낙이 온다는 긍정적 결론을 읽어낼 수도 있었습니다만 아쉽게도 세번째 카드의 의미는 질문자님의 기대와 달리 다소 부정적입니다. 따라서 현재에 대한 카드 역시도 좋게 읽어내기 어렵습니다.

존버가 늘 답인 것은 아닙니다. 예전 제가 썼던 경제 분석 글에 적은 한 비유처럼, 1990년대, 2000년대 초 닷컴 주식의 상당수는 여전히 그때 가격을 회복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말의 일본 증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Three of Wands 가운데에 있는 소뿔은 악마적 풍요를 상징합니다. 그것은 끊임 없이 사람을 유혹하나 실체는 해골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주변에 붙은 불은 기다림 속의 갈망을 뜻하며, 이 불은 갈증을 불러내고 먼 곳에 있는 목표를 더욱 더 몽환적으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사막의 신기루는 정확한 거리를 측정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얼만큼 기다려야 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갈망 속에 질문자님이 희망하는 가격대에 입주할 임차인을 기다리는 것은, 현재 삶을 더 불행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세번째 카드의 해석

세번째 카드는 미래를 뜻합니다.

본 카드의 주인공은 석공입니다. 현 시대에, 석공이라 함은 단순히 3D 직업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만 역사적으로 석공은 왕가에서 필요로 하는 궁전이나 묘역을 짓는데에 핵심적인 기술을 가진 이들로서 매우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집단이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이 태어난 마을 밖으로도 나가보지 못했던 것에 반해, 각 국가 왕실의 필요에 따라 여러 나라를 구경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기술을 비밀리에 전수함으로서 자신들이 가진 힘을 유지하길 희망했습니다. 소위 음모론의 단골 주제인 "freemason" 석공들의 연합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이 카드의 주인공인 석공은 자신의 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왼쪽에 놓여진 그의 도구가 이를 상징합니다. 이 카드의 핵심 키워드는 "우유부단함"입니다. 즉 결단하지 않아서 성취하지 못하는 것을 뜻합니다.

나가지 않는 건물에 대해 이 카드의 석공을 대입하면, 결단하지 않아 이익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해석이 됩니다.

지금까지 과거, 현재, 미래의 세 장을 보셨습니다. 제 타로 리딩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다시 세 장의 카드를 더 해석합니다.

네번째 카드의 해석

네번째 카드는 로고스, 즉 이성을 뜻합니다. 보통 질문자의 냉엄한 이성이 현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가를 짚어내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타로 리딩에서, 가장 냉철한 카드가 자리해야할 이곳에 등장한 카드는 "desire"입니다. 여러 가지 각도에서 다양한 생각과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그 자체로 인간적인 자연스러움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나 또한 목표를 이루어내기 위한 정신이 집중되지 않고 분산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오른쪽에 자리한 해태가 책에 발을 하나 기대고 있는 것은 외견 상 논리적인 판단인냥 포장을 하고 있으나, 그 기반은 결국 감정이며 의존한 지식 역시도 대단히 불완전한 것임을 뜻합니다.

타로 리딩은 하나의 흐름에 따라 개별 카드를 읽어냅니다. 역시 이 카드도, 우유부단함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 해석입니다.

다섯번째 카드의 해석

다섯번째 카드는 파토스, 즉 감성입니다. 질문자의 감정이 현재 쟁점이 되는 사안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다른 의미로 공교롭게도, 이 자리에는 가장 감성적인 카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Three of Disks는 방향의 불일치 또는 모순을 뜻합니다. 본 카드에서 4방위가 가리키는 곳과 칼날이 향하는 방향이 다릅니다. 이는 본 건물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에 있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감성이 지배하는 방향이 다름을 의미합니다.

여섯번째 카드의 해석

자 이제 마지막 카드입니다. 이 카드는 지금까지의 리딩을 바탕으로 조언을 하는 카드입니다.

지금까지 타로 리딩을 진행한 저는 질문자님보다 연배가 낮습니다. 다만 이 조언은, 리더의 조언이 아니라 타로 카드의 조언입니다. 받아들일지 아닐지는 질문자님의 자유입니다.

베드로는 닭이 세 번 울기 전(아 여기서도 3이 발견되네요! 여섯 장의 카드 중 무려 다섯 장이 3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숫자가 부정적으로 해석됨은 이미 전술한 바와 같습니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부인했고 이로 인해 베드로는 이에 대한 죄책감을 평생 간직하며 살았습니다. 로마 카톨릭의 전승에 의하면 베드로는 십자가형을 받았으나 감히 예수님과 똑같은 방법으로 죽을 수 없다며 자신을 거꾸로 매달아 줄 것을 청원했다고 합니다.

이 카드는 후회와 속죄, 그리고 괴로움를 뜻합니다. 물론 '휴식'과 같이 긍정적인 의미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가지 않는 상가에 대한 답에 있어서는 이 역시도 긍정적인 단어가 되기 어렵습니다.

단정적으로 이 상가를 팔거나 또는 영리 활동을 중단하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단 최초 이 상가에 대한 접근이 다소 안이한 데가 있었으며, 현 시점에 좋은 임차인을 기다리는 행위가 합리적인 판단에 의했다기보다는 감정적인 저항에 불과할 가능성도 있음을 돌아보는 것도 한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만, 기다림이라 함은 명확한 철학과 냉정한 판단 하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방향성 없는 막연한 열망과 기대만으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부정적 결과가 야기될 수도 있습니다.

즉 어떤 형태로든(물질적으로 매도를 하든, 심정적으로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든 간에), 그저 좋은 임차인을 기다리는 것보다 이 상가에 있어 어떤 극적인 결단을 하는 것이 손해를 줄이는 데에 있어 더 바람직한 판단이 될 수 있음을 말씀 드립니다.

개인적인 예측입니다만 대부분의 질문자들이 그렇듯, 머리로는 받아들이실 수 있어도 아마 이 결론을 수용하기 어려우실 것입니다. 이는 타로 리딩의 밖이며 제가 움직일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제 리딩은 질문자님에 대한 일체의 인적 사항 없이 질문만을 바탕으로 오직 제 타로와 직관에만 의존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제 조언을 따르라고 권유드리고 싶으나, 또한 이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운명은 결국 질문자님의 손에 달렸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리딩은 유료입니다. 다만 정해진 액수는 없으니 원하시는 만큼 주시면 됩니다. 제2차 리딩은 동일한 질문자님을 대상으로 진행합니다. 제3차 타로 리딩 참가를 희망하시는 분들은 댓글을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제 전문 분야는 타로 카드입니다
[타로 카드 제1차 리딩] 존버만이 답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