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든눈물참은눈물 - 이승우
초록빛 표지는 어떤 글들을 품고 있을까 궁금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단편 읽는 게 쉽지 않아 고생인 편인데, 이 책은 그런 마음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그저 차근차근, 작가가 정한 순서대로 읽어가면 됐다. 너무 내 이야기 같아서 포스트잇을 붙이고, 문장이 좋아서 또 포스트잇을 붙였다. 버리는 글이 하나도 없다는, 지난 작가와의 만남에서의 멘트가 생각나니 이 책은 어쩌면 길지 않아서 더 닿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 속에 함께 들어 있는 그림도 마찬가지. 이런 구성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 책은 왠지 거슬리지 않았으니까. 예리함도 연륜도 부드러움도 따스하게 담아둔 느낌이 들어서, 읽으면서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p19
쏟아지려 하는 것은 쏟아지게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나오지 않는 것은 내보내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자연스러운 모든 것은 비의도적이고(자연에는 의도가 없으니까), 부자연스러운 모든 것은 의도적이다(문명은 의도의 산물이니까). 쏟아지려는 것을 쏟아지지 않게 막거나 나오지 않으려는 것을 나오도록 만드는 것은, 인간이 흔히 하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인데, 그것은 인간이 비자연이기 때문이다.
p51
말하려고 하는 것은 왜 말하려고 하는 것 그래도 말해지지 않는 것일까. 그가 가지고 있는 어휘가 부족해서기도 하고, 언어가 본래 그런 한계를 가지고 있어서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번한 이유 말고 무언가 다른, 보다 그럴듯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그를 괴롭혔다.
p67
인류는 삶에 필요한 중요한 이야기들을, 심각한 것이든 가벼운 것이든, 사유 체계에 대한 것이든 일상적인 것이든, 구전을 통해 전달해왔다. 기본적으로 구전은 대면을 전제로 한다. 목소리는 성대를 타고 올라와 입안의 혀의 움직임을 통해 밖으로 나온다. 성대와 혀와 편도선과 구강 구조와 치아의 상태가 목소리에 영향을 미친다. 목소리는 아주 개별적이고 무엇보다 육체적이다. 구전을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들에는, 그 이야기의 내용만 아니라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화자)의 성격이나 인격까지 같이 담긴다. 정보만 건너오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하는 사람의 우려와 걱정, 관심과 격려 같은 정서가 함께 넘어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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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있던 것들이지만 잊고지내 던 것들이네요.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네 한번 읽어보세요. 책갈피를 한 두군데 한 게 아니네요.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