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아무말 대잔치 - 인간관계에 대하여
요즘 스티밋의 가장 큰 단점이자 장점은 새벽에 글을 쓰면 별로 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죠.
글이 넘쳐나니 다시 글을 보러 들어오는 사람도 없구요!
이 기회를 이용해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고자 생각 배설의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아마 이 글은 논리도 없고 가독성도 떨어질 터이니 시간이 아까우신 분들은 지나가셔도 됩니다 ^.ㅠ
어렸을 때 부터 인간관계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도 아니었고, 가족이나 어른들 과의 관계도 괜히 불편하게 느껴져 낯선 곳에 가면 어두운 곳에 처박혀 말 걸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먼저 말을 꺼내지도 않았죠.
그러나 차츰 차츰 나이를 먹어가며 '아, 저 사람과 친해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주로 이성 관계였던 것 같긴 하네요 ^^;;)
그래서 서투르게나마 저의 마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했는데, 경험이 없으니 제대로 될리가 있나요 ^^;
보통은 그냥 그 사람과 서먹한 상태로 빠이빠이 하는 것이었고, 나쁘게는 좋아하는 마음을 이용당하기도 했었죠.
이런 여러가지 경험들을 하며 정말 멘탈이 박살난적도 있고, 어떨 때는 자신감이 넘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나름 평온하다면 평온한 상태라 딱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스티밋을 시작하며 다시금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이 곳은 가상의 공간이며 동시에 돈이라는 현실과 연결되어 있는 신기한 공간입니다.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상의 인물들이 아닌, 돈을 만지는 현실의 인간들처럼 느껴지죠.
그래서 뭔가 다른 SNS에서보다 좀 더 극화된 감정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친근한 사람에게는 좀 더 친근함을 느끼게 되고, 부정적이 느낌이 드는 사람에게는 좀 더 부정적인 느낌이 드는 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이 곳이야말로 오프라인에서의 대인관계 스킬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저도 사실 그렇게 인간적인 사람은 아닙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리 잘해주지도 못하고,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는 순간 그나마 챙기던 것도 못챙기게 되죠.
그래서 원성도 많이 받았었어요 ^^;;
하지만 원래 연애못하는 사람들이 연애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살 못 뺴는 사람들이 다이어트 지식은 박사급 아니겠습니까?
짦은 생애 경험이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저만의 대인관계 규칙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기술할 내용들은 대인관계를 잘 하기 위한 방법이라기보단 못하지 않기 위한 방법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심리학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쓴 것은 아니니 그냥 잡설이라고 생각해주시길 ^^;;
1. 다른 사람에게 기대를 갖지 말라
이 말이 부정적으로 들릴진 모르겠습니다 ㅎㅎ;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해 말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네요.
저는 상당히 나이브한 사람이었고 지금도 나이브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정과 신뢰를 잘 주었죠. 대부분의 사람들의 첫 인상을 좋게 봤습니다.
하지만 첫인상이 좋다고 그 후의 관계가 좋은 것은 아니고, 첫인상이 나쁘다고 해서 그 후의 관계가 나쁘지만도 않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세운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어떤 사람을 볼 때 곧바로 보이는 나쁜점들을 미리 파악합니다.
인간이 생존을 위해 위험 신호를 더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과 같은 패턴이죠.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상대방에게 이미지 회복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인식에 융통성을 조금 가미하는 것이죠.
즉, 언제든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때, 그 사람에게 +점수를 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통 저는 이런 식으로 기대치를 낮추고 시작하면, 결국 그 사람의 장점을 더 잘 볼 수있게 되더라구요.
콩깍지에 씌이면 다 좋게 보인다는 말도 있잖아요? ㅎㅎ
이 방식의 단점은 정말 좋은 사람도 친해지는데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장점은 내가 섣부른 판단 때문에 나쁘게 봤던 원석 같은 사람들과도 긴 인연을 맺을 수 있다는 점이죠.
그래서 전 저와 아직도 성격이 잘 맞지 않지만 정말 친하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2. 인간관계는 등가교환이 아니다! 베풀 때 돌려받을 생각을 하지 마라.
사람들은 참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관계를 맺습니다.
어떤 사람은 천사처럼 마냥 퍼주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마냥 얻어먹는 사람들도 있죠.
물론 서로만 괜찮다면야 문제가 없지만, 보통 이런 극단적인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퍼주는 사람들은 너무 퍼주다가 자신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고, 마냥 얻어먹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외면 받아 도태되기도 하죠.
결국 무언가를 주고 받는 것은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균형은 물질적인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나에게 5천원짜리 커피를 사줬다면, 내가 반드시 그 5천원에 상당하는 어떤 댓가를 다시 돌려줘야 하는 것은 물질적인 균형이겠죠.
물론 금전적인 거래가 오갔다면 지켜져야 할 부분이지만, 인간관계에선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내가 어떤 사람의 일을 도와줬을 때 그 사람이 받아들이는 정도는 상당히 다릅니다.
A. 도움을 받는 사람의 예를 들어볼게요.
A- 1) 어떤 사람은 내 사소한 도움에도 엄청난 고마움을 느끼고 그 이상의 보상을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A - 2) 다른 사람은 그 도움의 정도에 비해 그것을 엄청나게 사소하게 느끼고 별로 고마움을 느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B. 도움을 주는 사람의 예를 또 들어보죠.
B- 1) 도와주는 사람도 자신이 준 도움에 비해 그 댓가를 엄청나게 바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B - 2) 하지만 자신이 큰 도움을 주고나서도 크게 도움을 줬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 사람들도 있죠.
자, 이렇게 다른 두 축을 조합해보면, 4가지의 조합이 나오게 되죠.
각각의 조합을 살펴보죠.
(1) A-1) X B-1): 이 경우엔 도움을 받은 사람도 받은 도움에 비해 과하게 보상해주고, 도움을 준 사람도 자신이 준 도움에 비해 과한 보상을 바라니 서로 상부상조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움을 받은 사람이 B-1)사람에게 착취당할 가능성이 있죠.
(2) A-1) X B-2): 이 경우엔 도움을 준 사람은 별 생각을 안하는데 도움을 받은 사람은 엄청난 감사함을 느끼고 도움을 준 사람에게 보상을 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엔 B-2)의 사람에게 있어서 의아하지만 나름 +의 결과를 얻을 수 있죠.
(3) A-2) X B-1): 이 경우엔 거의 95%의 확률로 싸움이 일어나고나 서로 상종을 안하겠지요... 한 사람은 보상을 과하게 바라는데 한 사람은 고마움을 별로 느끼지 않으니... 이 조합들은 친구가 될 일이 별로 없을 듯 하네요.
(4) A-2) X B-2): 이 조합의 경우 서로 쿨하게 지나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도와준 사람도 도움 받은 사람도 그 사건 자체를 크게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죠. 별로 손해도 이득도 없는 관계입니다.
제 주관적인 관점에서는 (2)과 (4)가 가장 긍정적인 결과로 보이네요.
결국 B-2)의 전략인 도움을 주고도 별로 댓가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인간관계에 있어 가장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위의 예시들은 극단적인 상황들을 제시한 것이고, 모든 사람은 다양한 측면의 특성을 가집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결론은 다른 사람에게 무언갈 해줄 때 기대를 하지 않고 베풀면 반드시 돌아오게 돼있다는 것입니다.
스티밋에서 처럼 말이죠 :)
3. 도움을 받았다면 돌려줘라!
위의 이야기와 마찬가지일 수도 있겠는데요, 도움을 받았다면 당연히 돌려주는 것이 순리입니다.
인간관계는 등가교환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감정을 주고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죠.
스티밋으로 예를 들면, 아주 작은 액수의 보팅이라도 그 보팅에 대해 보답한다면 서로의 관계가 윤택해지겠죠? (매우 찔리네요 ^^;;)
그만큼 나눔이라는 것은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4. 상대방의 변화에 대한 신뢰를 가져라.
위의 얘기대로라면 다른 사람에게 기대도 갖지 않고, 감정 없는 기계처럼 남을 돕는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잘한다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언제나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아야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타고난 본성도 엄청난 비율을 차지하지만,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고 학습하는 동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른 인간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첫 인상이 안좋다고 해서 그 사람을 그대로 안좋은 사람으로 보지 않아야합니다.
그 사람이 언제 좋은 사람으로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죠.
더 좋은 방법은, 내가 그 사람의 잘못된 부분을 피드백해줌으로써 그 사람이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이 잘 이루어진다면 세상에 서로 나쁜 관계를 가질 일이 없겠죠.
음 별 생각 없이 글을 시작했는데 글이 길어졌네요.
한 줄 요약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다른 사람에게 너무 기대를 가지지 않되 장점을 보여줄 기회를 주고, 내가 베푼 것에 대한 대가를 바라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 도움을 준다면 도움을 베풀고, 다른 사람이 지금은 나와 맞지 않아도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변화의 기대를 갖고 피드백을 준다면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지 않을까요?
쓰고나니 뭔 말도안되는 소리만 잔뜩 늘어놨군요...
야밤의 헛소리를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상 빔바였습니다 :)
빔바님 다운 글이네요 ^^ 저처럼 피드돌려가며 끝까지 돌려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ㅋㅋ 이전까지 또 어떤 글들이 올라왔을까 궁금해하며 보는게 또다른 재미네요 ㅎㅎ 항상 잘보고 갑니다 !
흐흐 항상 감사합니다! 저도 피드를 좀 챙겨봐야하는데 너무 많은 글이 올라와 싶지 않네요 ㅠㅠ 날잡고 한번 쭉 봐야겠습니다...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 위안을 받는 동물이죠... 인간관계란 참으로오묘합니다^~^ 화나고 상처받는일이있어도 이 말을 기억해보세요.
크....... 엄청난 명언이네요... 저도 이런 경험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욕을 한 상황이든 욕을 먹었던 상황이든... 잘 새겨두겠습니다 :)
훗~ 불면의 새벽팀이 있다규!! (우린서로를 잘모르지만요..ㅋㅋ) 꾹!! ^^
야심한 시각에 안주무시는 분들이 꽤나 있네요 ㅋㅋㅋㅋㅋ 가끔씩 이렇게 새벽반 정모 해봐야겠습니다 ^^;
잘 봤습니다. 일찍 주무세요..~~!! ㅋㅋ
ㅋㅋㅋㅋㅋㅋ tutorcho님도 얼른 주무시죠! :) 아... 3시전엔 진짜 자야겠습니다 ㅠ
전 내향적인 성격이라 어렸을때부터 대인관계를 별로 안 좋아해서 아무생각 없이 살았는데 빔바님 글을 보니 대인관계란 정말 어려운거군요 사람은 정말 복잡한 동물입니다
저도 그랬었는데 아무래도 불편함이 느껴지니 이것 저것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네요. 세상이 참 내향형인 사람들에게 가혹한 느낌도 듭니다 ㅠ 복잡해요 복잡해!
다 읽고 말았네요~ 새벽에 계신분들이 적긴적어요 ㅠ_ㅠ
전 주로 밤~새벽까지 가능하니깐 흑
전 다시 일하러 갑니당~
근무시간이 밤시간대이신가보네요 ㅠ 피곤하시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생각보다 새벽반 분들이 많군요!
전 이 시간이 기상시간입니다ㅎㅎ 저도 글 한편 쓰러 카페로!
오... 정말 이른 기상이시군요. 저도 일찍 일어나려했습니다만 완전 망했네요 ㅠ 글 잘 읽고있습니다 ㅎㅎ
새벽에 쓰는 글이 자신의 마음을 좀더 표현 할수 있지 않을까요 ?
남에게 기대를 하지 말라 정말 좋은 문구인것 같습니다.
내 글이 꼭 좋은 글이여야해 라는 기대는 접고 서로 소통하는
스팀잇이 되면 조금더 발전 하지 않을까 싶네요
새벽에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ㅎ
저는 새벽형 인간이 되버려 항상 이시간까지 활동을 버릇화 해버렸네요 ㅎㅎ이만 좋은 밤 되세요!
맞아요 새벽 감성이 과학적인 검증이 되어있는진 모르겠지만 경험적으론 있는 것 같더라구요 ㅎㅎ 밖이 컴컴하고 주변이 조용해서 그럴까요... 기대를 갖지 않는 것이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니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항상 최선을 다해 쓰되 결과물이 안 좋으면 어쩔 수 없는 거고 ㅠ 제대로 이해하신 것 같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ㅎㅎ
지금 기상 했답니다.
전 평생 이시간이 가장 좋거든요.
이 시간만은 제가 왕 이거든요.
뭘해도 자유예요.
님의 글을 읽고 있어도.....
혼자 멍대리고 있어도 ....,
혼자 커피를 홀짝여도...,
혼자 놀기달인이 .....시골 구석 에서....,
크... 저도 좀 새벽에 일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보고 싶네요 ㅠㅠ 항상 느즈막히 일어납니다... 저도 혼자놀기의 달인이 되어봐야겠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정말 지금의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글 같습니다 . 꾸벅
흐흐 이런 글이 도움이 되셨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 다 읽느라 고생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