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 이야기 #2

in #kr-travel6 years ago


물뿜는 멀라이언, 싱가폴 친구들은 술을 많이 먹은 친구를 어제 '멀라이언 되었다' 고 말합니다 ^^




'낭만에 대하여' 글쓰기 참여글을 쓰고나서 공황상태에 잠시 빠졌습니다. 7일부터인 것을 모르고 6일에 적었기 때문이죠. '으음... 이걸 어떡하나.. 그냥 다시 적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마음속에 있던 말들을 한번 쏟아낸 탓에 다시 고일때 까지 시간이 걸리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싱가폴 이야기를 이어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자 그러면 다시 싱가폴로 떠나 보실까요? ^^ 그전에 싱가폴 이야기 #1 을 안읽으셨다면 읽고 오셔도 좋습니다.

1. 리콴유 - 불편한 진실(Hard truth)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것과 같이 지금의 싱가폴을 있게 만든 사람은 리콴유라는 사람입니다. 요즘은 이름의 원래 발음으로 불러주니 리콴유라고 하지만 예전 어르신들은 이광요라는 이름에 더 익숙하지요. 박정희대통령, 대만의 장개석 총통과 함께 아시아 성장기를 주도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따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 세분의 공통점은 '독재자' 라는 점입니다. '성장과 독재' 어딘지 낯익지 않으신가요? 우리나라에도 이걸 주장하는 당이 하나 있죠? ^^ 저는 물론 동의하지 않지만, 정치적인 이야기는 이쯤 하겠습니다.

리콴유를 언급한 것은 지도자가 나라를 어떻게 바꾸는가를 이야기 하고 싶어서 였습니다. 싱가폴은 사시사철 매우 더운 동남아시아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더운 곳이니 무역항이 열린 곳에 유민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부지런히 일하기라는 것이 쉽지 않았겠지요. 게다가 영국식민지로 약간 치외법권적인 성격도 띠고 있다 보니, 무역항의 특성으로 마약이 횡행하고 권력형 부패가 만연해 있었던 것은 당연한 것이었을 겁니다.

태평양전쟁이 끝나고 아시아 국가들의 독립이 활발해질 무렵 리콴유도 말레이 연합에서 독립을 함으로서 결국 싱가폴이라는 나라를 세우게 되는데요. 나라를 세우면서 리콴유가 가장 강조했던 부분이 부패척결과 마약추방이었습니다. 강력한 법치 아래 반듯한 국가를 세우고자 했던 것이었는데요. 마약은 하는사람, 소지한사람, 판매하는 사람 관계없이 무조건 사형이라는 극약처방을 합니다. 일화로서 70년대에 딸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마약 운반을 하던 미국인이 싱가폴에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미국의 강력한 외교적 압박과 미국민들의 구명운동이 들끓었음에도, 리콴유는 결국 이 미국인을 사형시켜서 미국과 한동안 서먹한 관계가 되기도 했습니다. 선례를 남기면 안된다고 하는 것이 리콴유의 주장이었고, 결과적으로는 그 생각은 청정 싱가폴을 만드는데 일조를 했습니다.

또, 공직자의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서 공직자들에게 급여를 일반 기업의 임원보다 훨씬 많이 주는 정책을 폈는데요. 충분한 월급을 받으면 부패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리콴유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만큼 정부관료의 부패에 매우 엄한 모습을 보였고, 개국공신이자 리콴유의 최측근인 태챵완의 뇌물 연루사건이 발생했을때, 결국 독대를 거부해서 자살에 이르게 하는 비정한 모습도 보입니다.

싱가폴은 작은 나라입니다만, 현재 아시아에서 GNP가 가장 높은 나라중 하나입니다. 한국보다 훨씬 잘사는 것은 물론입니다. 하지만, 싱가폴은 여전히 강력한 정부체제하에 있습니다. 토지는 거의 공개념 수준으로 국가가 임대아파트를 지어서 아주 싼가격에 장기 임대로 국민들에게 공급하고 있고, 건설, 교통등 대부분의 분야를 국가가 통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애완동물도 전부 국가에 등록해야하고 등록되지 않은 애완동물은 나라에서 잡아서 안락사 시킵니다. 국민들에겐 여전히 집회와 시위의 자유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려면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인데, 시도하는 사람도 없고 실제로 허가도 잘 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실 이정도면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재미있는 것은 국민들의 행복도가 그렇게 낮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강력한 사회제도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투명하게 운영되어 신뢰를 주고 있기 때문이고, 철저한 계획 경제하에 성공적인 성장을 기록해 왔기 때문입니다. 본받을 점도 있겠지만, 교육에서 부터 철저하게 계층을 분리하고, 강력한 통제에 익숙하게 만드는 부분을 볼때 이것이 과연 행복한 삶인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긴 했습니다. 조금 못살더라도 사람이 더 존중받는 사회가 되는 편이 좀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데요. 머 한국 처럼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되는 것 보다는 어쩌면 나을 수도 있었겠다 싶지만, 사실 한국이 경쟁주의로 고도성장을 하면서도 불행한 삶인 것은 도덕성이 결여된 성장위주의 정책을 편 70년대의 지도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애국심이라고 말하는 삐뚤어진 영웅심은 꽤나 뿌리 깊어서 민주화를 이룩하고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한국을 볼때 참 가슴아픈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2. 규제의 나라 싱가폴

싱가폴에서는 껌도 씹을 수 없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못피운다. 이런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규제가 많은가? 네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리 빡빡하진 않습니다. 어찌보면 합리적인 것도 많구요. 예를 들면 지하철에서는 물도 음식도 먹으면 안됩니다. 벌금이 500싱가폴 달러 입니다. 처음에는 너무 빡빡한거 아닌가 생각했었는데요. 좀 지나고 보니 지하철이 무척 깨끗하게 잘 유지가 되는 것이 이 규제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싱가폴에는 유료도로가 많습니다. 특별히 톨게이트가 있거나 한 것은 아니구요. ERP시스템으로 차량에 부착된 단말에서 요금을 자동 징수 하는 방식입니다. 즉 도록 곳곳에 하이패스가 있는 셈인데, 속도 제한이나 특별한 톨게이트가 있거나 하진 않습니다. 모든 차량이 의무적으로 단말을 설치해야 합니다. 징수방법은 합리적인데요. 시내의 경우 출퇴근 시간 혼잡 시간 때에는 요금을 받고, 혼잡시간이 지나면 돈을 받지 않습니다. 고속도로도 요금이 탄력적용이 됩니다. 모든 차량이 단말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정책입니다. 대단한것은 15년 전부터 이미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지금 한국의 하이패스보다 훨씬 성능이 좋습니다. 한국 하이패스는 대기업(S모사)이 개인의 개발특허를 가로채 만든 반쪽짜리라서 여전히 문제가 많지요. 왜 제대로 벤치마킹 하지 않고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요즘 하이패스를 무단으로 통과하는 차량들 때문에 추적징수니, 번호판 영치니 머 말들이 많은데요. 싱가폴의 경우는 재미있습니다. 요금이 충전안된 단말이 처음 통과하면, 실수일 수 있음을 인정해서 벌금이 두배 정도로 작습니다. 그런데 한번 통과를 했는데 두번째도 또 통과하면 벌금이 세배, 열배 이렇게 불어납니다. 즉 실수는 용서할 수 있는데 고의는 용서못한다는 거죠.

싱가폴은 약 75%의 중국유민과 나머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유민 이렇게 4개의 종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중국 유민들이 정치 경제 모든 면에서 실권을 쥐고 있지요. 이렇게 다양한 민족들이 모여 나라를 이루다 보니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충돌이 많을 수 밖에 없었을 텐데, 정책적인 부분 법제적인 부분을 잘 만들어서(혹은 강압해서) 큰 충돌없이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은 단일 민족이어서 참 융화가 잘 될 것 같은데도, 엄청 나뉘어 싸웁니다. 게다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대해서 또 엄청 배타적이기도 하지요. 싱가폴이 좋은 나라인지 아닌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시민의식이 성숙해서 규제하지 않아도 도덕률이 무너지지 않는 사회가 되는 것이 강력한 규제 보다 훨씬 좋을 것은 말할 것도 없겠습니다.







자 이제 싱가폴 이야기 시리즈의 백미..(저혼자만 백미ㅜㅜ)
퀴즈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지난 시간에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오늘은 아주 쉽게 ... 출제 합니다.

아래 사진은 어디 일까요?

힌트는 싱가폴에 있는 곳 입니다. 제가 지난 글에서 언급한 곳 중 하나입니다.

선착순 1명에게 1스달 송부드립니다. 선착순을 가릴 수 없는 경우에는 보다 정확하게 묘사하신(어디서 어디를 찍은거다라던가...) 분께 드립니다. ^^





photo & written by @travelwalker



Sort:  

덕분에 공공질서가 아주 잘 되어있고, 의식수준도 높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도 그 부분은 좀 배웠으면 좋겠어요. 여행 많이 다니셔서 아시겠지만, 한국의 공공질서는 좀... 그렇죠.

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는데, 정말 많이 좋아졌다곤 하지만 아직 한국도 의식수준이 높다고 보긴 힘들죠. 차차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

싱가포르는 센토사만 다녀와서 맞출수가 없네여
또르르 ㅋㅋㅋ

싱가포르에 대해 몰랐던 지식들을 배우고 갑니다 :D

^^ 걱정마세요 다음 기회가 또 있거든요 ㅋ
근데 오늘 문제는 정말 쉬운데 아쉽네요 ㅎ

안녕하세요 사진 풀러턴 호텔 뒤쪽 마리나 베이 야경 아닌가요? 사진 잘 보았습니다 팔로우 할께요~

아 아쉽게 2등이신데요... 설명은 매우 좋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덕분에 좋은 추억도 생각나게 하고 잘 보았습니다~

역시나 멋진 사진들이여요!🙏

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장소 설명때문에 휴대폰 사진을 사용해서 좀 죄송스럽긴 해요 ㅎ

싱가폴은 갈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돈많은 북한 같은 느낌이 들어요. ㅎ

딱 정확한 표현이십니다. 돈이 매우 많은 북한! ㅋㅋㅋ

싱가폴을 안가봤지만 상세한 설명과 함께 사진으로 마치 현장에 있었던 느낌을 받네요...퀴즈를 맞추기 위해서 지난 글 다시 정독하고 왔는데...이미 답을 맞추신 분들이 있으신 듯 하네요..풀러턴 호텔 마리나 베이....

아... 안타깝습니다. ㅜㅜ 이게 선착순이다보니 매우 정답을 맞추셨음에도...
대신 위로의 풀봇으로 ^^

예전에는 싱가포르가 참 가고싶었는데 , 규제가 너무 심해서 접었던기억이...ㅎㅎㅎ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가고싶네요..ㅎㅎ그런걸 배워야 하는게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이 드는 요즘...

좀 비싸긴 해도 한번쯤은 가볼만한 곳입니다. 슝 다녀오세요^^

ㅎㅎㅎ아직은 마음의 여유가 없나봐요 ㅠㅠ 흑흑

싱가폴애 가면 물도 잘 못마시고 껌도 못씹늦다는 말이 진짜였군요 ㅎㅎ 미리 쓰셨다는 글을 가서 읽어보겠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7일부터 시작인데 7일까진줄 알고 부랴부랴 6일날 적어 올렸답니다.
바보가 되었어요 ㅜㅜ 옛날엔 총명했었는데 흑흑...

싱가폴은 신혼여행 때 갔었는데 다시 가고픈
곳이예요^^ 그 어려운 곳에서 꿋꿋히 비싼
담배를 사던 신랑이 생각나네요^^

원래 담배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는데, 저는 매번 갈때마다 사갔었어요. 면세담배는 한보루 18불인데, 싱가폴에선 한갑에 8~9불이었으니 방법이 없었지요 ㅎㅎ
근데 용케도 한번도 안 걸렸답니다 ^^

리콴유 하면, 그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주제로 논쟁한 일이 떠오르네요. 말씀대로 배울 점이 있는 나라이지만 저는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가 더 끌리네요.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면서도 그들의 장점을 흡수하면 좋을 텐데요. 너무 큰 욕심일까요? ㅎㅎ
(새삼 얘기하자면) travelwalker님은 글을 참 읽기 쉽게 쓰시네요. 독자지향적 글쓰기는 마음먹는다고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요. (정보까지 담고 있어서 더 좋았던) 글 잘 읽었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일 것입니다. 소수의견에도 귀기울일수 있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 일테니까요. 과분한 칭찬 감사합니다 ^^ 글쓰기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Coin Marketplace

STEEM 0.15
TRX 0.15
JST 0.028
BTC 53554.32
ETH 2224.75
USDT 1.00
SBD 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