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사 서적을 읽다가 '인간 또한 똑같지 않은가'(자본의 세계를 알고 야구선수의 꿈을 포기하다)

in #kr-pen7 years ago

과학사 서적을 읽다가 흥미로운 주장을 발견했습니다. 지금껏 과학의 발전은 진보적, 누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오히려 과학의 발전은 혁명적, 단절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주장을 말이죠. (아마 토마스 쿤의 주장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과학은 끊임없는 실험과 관찰로 조금씩 발전하지만 그 속도는 미미하다. 오히려 과학은 ‘어떤 충격적인 단 하나의 사건’으로 발전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 천동설에서 지동설의 발전, 뉴턴의 근대 물리학에서 아인슈타인의 현대 물리학의 발전)

저는 이 주장을 보고 ‘인간 또한 똑같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인간의 가치관은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변화될 순 있지만 그 속도는 더디고 미미하다고. 오히려 혁명적인 하나의 사건을 마주칠 때, 인간은 그 사건 이전과 ‘양립 불가능한’ 새로운 가치관을 갖게 된다는.. 생각을 말이죠.

그리고 제 생각에 대한 근거로 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제 가치관이 어떻게 변했는지 말이죠.

첫번째 이야기<하나님의 음성을 듣다> https://steemit.com/kr/@yuoyster/52wcnl
두번째 이야기 <자본의 세계를 알고 야구선수의 꿈을 포기하다>

2010년, 중학교 3학년 가을 무렵, 아빠랑 식당에서 삼겹살을 구워먹고 있었습니다. 그 날, 아빠는 제게 집안 형편이 안좋다며, 가족의 경제적인 상황을 설명해주셨습니다. 부모님의 월급, 아빠의 주식투자 실패 이야기를 포함해서요. 더불어 아빠가 생각하는 성공과 실패,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말씀하셨습니다. 아빠가 들려주는 ‘자본’의 세계는 순진무구한 저에게 ‘혁명’이었습니다.

저는 열살 때부터 야구선수를 꿈꿨습니다. 저는 또래에 비해 야구 실력이 뛰어났습니다. 재능도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감독과 코치들로부터 칭찬만 받고 자랐습니다. 이렇게만 하면 야구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죠.

그런데 그 날,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처음으로 제 미래를 의심했습니다. 순진하게 야구만 열심히 했던 제가, 야구선수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유명한 야구선수가,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야구선수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ㅡㅡㅡㅡ

혁명 이전 사고방식
1)드래프트 참가자 700명(제 기억), 8팀 10명씩 지명, 80/700=11.4%의 확률로 야구선수가 될 수 있음.

  1. 11.4% 안에 충분히 들어갈 자신이 있음.
  2. 11.4% 안에 들면 나는 유명한 야구선수+부자가 된다고 생각함.

혁명 이후 사고방식
1)드래프트 참가자 700명, 8팀 10명씩 지명 총 80/700=11.4%의 확률로 야구선수가 될 수 있음.
2)11.4%에서 1군에서 주전으로 뛸 가능성을 계산함.

  1. 내가 야구선수로서 먹고 사려면… 두산에 손시헌, 삼성에 박진만을 경쟁에서 이겨야 된다는 생각이 듬.
    4)불가능. 자신감 상실.

ㅡㅡㅡㅡ

제 눈에 안보이던 사실 하나가 보였습니다. 매해 80명이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이루지만 동시에 80명의 프로야구 선수가 퇴출된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텔레비젼을 보면 아시겠지만, 우리는 매해 같은 선수를 봅니다. 그러니까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들은 금방 퇴출당하는 거죠.

그리고 제가 존경했던 야구선배들이 프로 지명을 당당하게 받아냈지만, 그들 모두 퇴출당한 사실을 알았습니다. 저는 프로의 세계가 무서웠습니다. 자본의 세계가 무서웠습니다. 손시헌과 박진만을 이길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 날, 결심했습니다. 야구선수의 꿈을 포기하기로요.

아빠는 제 결정을 응원했습니다. 동시에 순진무구한 제게 거짓말을 쳤습니다. ‘성공하려면, 좋은 대학교에 가야 한다고 말이죠.’ 저는 좋은 대학교에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제 성적은 전교 바닥권이었습니다.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다니지 않았던 제게 당연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성공을 향한 제 욕망은 잔인하고 무서웠습니다. 당시 제가 생각한 성공은 ‘높은 성적’입니다. 눈이 내리든, 비가 쏟아지든, 방학이든 저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공부만 했습니다. 몸이 아파도 공부를 하지 못하게 된 것을 더 안타까워했습니다. 성적은 수식상승했습니다.

친구들이 놀러다닐 때 저는 즐거워했습니다. 문제집을 풀며 한명 한명 경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친구의 실패는 제 성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정’, ‘사랑’ 그런 낭만적인 것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자본’의 세계에서는 ‘우정’과’ 사랑’은 사치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로 고등학교 때, 저는 친구에게 제 감정을 전달한 적, 그리고 전달 받은 적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외로웠습니다. 하지만 기회비용 측면에서, 좋은 대학교를 가기 위해, 제 외로움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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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뉴비 지원 프로젝트 감사합니다! 열심히 포스팅 하겠습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다음 이야기도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이야기도 쓰겠습니다 ㅎㅎ

음 자전적닌 글이네요 잘 읽어보고 갑니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다음 이야기 기다립니다.

다음 이야기도 곧 올리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 조그만 것들이 모여야만 비로소 한방에 터진다고 봅니다.
조그만 게 모이지 않으면 터지지도 않지요.
마치 물이 끓기 위해서는 1도에서 99도까지 가만히 열을 모아야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계단형이라고나 할까요.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벽에도 도달할 수 없는 것이죠.
조그만 발전이 꾸준히 있었기에 지동설도 나오고 상대성 이론도 나오고
한게 아닐까요?
전의 조그만 발전이 없었으면 홈런도 없었던 거죠.

선생님 말씀도 옳습니다. 다만 페러다임을 바꾸는 '홈런'이 나오는 경우는 이 전의 조그만 발전이랑 큰 상관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의 사태를 예로 들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홈런은 'jtbc 태블릿 pc보도'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이전부터 조그만 발전이 있었지만 미미했고, 이 보도는 국민들의 페러다임을 한순간에 바꿔놨죠. (미숙한 ㅠ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요)

그 4년간 쌓인 게 있었기에 그게 터질 수 있었던게 아닐까요?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그 전에도 세월호니 정윤회 문건이니, 정유라 승마사건까지 있었지만 안 터졌죠. 하지만 그런거 쌓인 결과 태블릿이 기폭제가 되었을 뿐, 결국 태블릿은 반대편에서만 물어 뜯는 구실이었고, 나머지 촛불 시민들이 질책한 것은 그 전의 모든 것에 대한 부조리였죠. 설령 태블릿이 없었다고 해도 다른 뭔가로 터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전에도 기자들은 다 냄새를 맡고 있었고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하니까요. 과거에 쌓인 게 없었다면 제 생각에는 태블릿 보도는 그냥 평소의 음모론으로 치부되서 어영부영 넘어갔을 것 같습니다. 그 정윤회 이름이 오르내린 몇년 전에도 그냥 넘어갔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블릿 pc' 보도'라는 홈런이 없었다면... 이라는 가정을 하고 생각을 했지만,, 제 스스로 @dakfn님의 말씀이 더 맞는거 같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는요 ㅎㅎ 또 제 생각을 위해 다른 주장과 근거를 제시하고 싶지만.. 어쩔줄 모르겠습니다 ㅎㅎ한번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좋은 이야기 정말 감사해요. 나이 어린 제가 많이 배웁니다! @dakfn님의 철학적인 글을 통해서도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새해복많이받으세요~~ 뉴비를 위한 지원 하루하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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