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배하는 세상, 내가 지배하는 세상
이른 아침 기상, 비자 발급 전 서류 준비, 비자 발급, 투썸 커피에서 마신 아메리카노와 달았던 티라미수 그리고 잠깐의 사색., 결국 집으로 돌아가 무거운 노트북을 내려놓음, 충전, 해외 송금과 유로에 대해 살펴봄, 맥북의 윈도우에 카톡 피씨버전을 깔던 중 시간을 보니 어느덧 여섯시, 나갈 채비를 빠르게 하고 약속장소로 향함, 빽빽한 사람들 속에 숨이 막혔으나 그녀의 선물에 대한 계속된 고민, 그 아이에 대한 많은 것이 스쳐 지나감, 나는 더이상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 지 알 수 없음에 또 다시 막히는 감정을 느낌, 1번 출구로 나와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고 서점을 향해 걸어감, 우산을 들고 비좁은 사람들 틈으로 달림, 15분 만에 땀을 비오듯 쏟고 습한 기운 속에 심각한 불쾌함을 느낌..,
아주 오랜만에 대학 동기들을 만났다. 평소와 다름없이 그대로인 그들의 모습이 정말로 신기했지만 그들과의 대화는 어쩐지 사뭇 달리진 듯 했다. 어쩌면 나는 이것을 알고 계속 피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대학 동기라는 것이 그런 것인지 졸업을 향해 가던 그 짧은 시간 동안 내가 변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마음에 스몄던 불안감으로 인해 그들과의 만남을 계속해서 미뤄만 왔다. 본질적인 고민의 이유는 바로 드러내는 삶에 대한 혐오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나 나는 여전히 그들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있음을 대화를 통해 깨달았다. 어쩌면 대화를 하고 접촉하며 그들에 대한 이해의 마음을 다시 회복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 혼자살아갈 수는 없는 세상이다. 하지만 내 내면의 고백과 추구하는 가치관이 그들의 것과 어긋나는 것만 같아 내 몸이 자연스레 거부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찌될 삶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그들을 억지로 가까이 할 필요는 없고 사랑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품은 채 그저 지켜보는것으로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그들과의 대화를 이곳에 담고자 했으나 도무지 생각나는 것이 없다. 대화 중간에 내게 묻던 그의 질문은 다소 나를 소름돋게 했지만 사실이었다. 그 질문 후 나는 대화에 더이상 집중할 수 없었고 존재만으로도 기쁨이 되는 다른이들이 떠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위해 나는 편지를 썼다.가식을 담은 것은 결국 조롱이 될 것이고 스스로의 마음을 무겁게 할 것임을 알기에 진심을 담으려 애썼다. 최대한의 진심으로 소중한 내 마음을 표현했고 그들에 대한 나의 가치로운 생각을 써 내려갔다. 그러던 중 한 친구에 대한 편지가 유독 술술 써 내려졌다. 어떠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술술 쓰였던 그 편지는 결국 그를 감동시켰다.
집으로 돌아와 취한 내 영혼을 다시 붙들고 샤워를 한 뒤 책상에 앉았다. 오랜만의 프리뷰를 하던 중 그에게 메세지가 왔다. 유독 술술 쓰였던 그 편지를 읽은 탓인지, 그와 내가 서로에게 점점 더 편한 사람이 되어지고 있던 탓인지 그는 내게 장문의 정성스런 메세지를 보내왔다. 약간의 시적인 표현과 진취적이고도 따뜻한 위로가 담긴 그 글은 내 마음을 아주 따뜻하게 만들었다. 그동안의 그 수많은 상처를 그 사람은 알고 있었다. 한 사람은 알고 있었다. 그것으로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깊은 내면은 굳이 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것이라 했다. 그렇다. 그와 나는 서로의 그것을 느끼고 이미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저 감사하단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아주 친하게 지냈던 다른 동기에게서조차 느껴보지 못했던 감동과 희열 그 사이의 어떤 것이었다. 앞으로의 꿈보다 어쩌면 지난 날의 아픔, 두려움 이 모든 것이 나를 더 무섭게 했던 것이었는지도 몰랐던 내게 그는 나의 여린 마음을 따스히 어루만져 주었다.
잠깐의 감동을 느낀 후 다시 프리뷰를 이어갔다.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도, 나는 계속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주 조금은 버겁게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어떠한 기쁨이 나를 감쌌다. 어느 누구도 나의 온전한 삶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 해도 나 자신은 그것을 알기에 지금의 바쁜 모든 삶이 피가되고 살이 되리라는 그 믿음이 나를 설레게 한 것이다.
초인적인 힘으로 일을 끝내고 오늘 하루도 고생했던 내 다리를 벽에 기댔다. 그리고 다시 내게 찾아온 감동과 감사를 잊지 않기 위해 일기를 쓴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될지,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 그리고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될지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몇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 행복하다는 것. 지금의 나를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8.07.11 인상적인 하루를 보낸 어느날의 일기
낯선 도시에 가게 되면, 새로운 것에 집중할 수 있는 날들이 주어지면 위와같은 고민은 더이상 하지 않을 줄 알았다. 허나 형태만 다르고 모든 것이 동일하게 존재한다. 내가 지배하는 세상이 아닌 나를 지배하는 것들로 인해 날카롭고 위태로워진 요즘의 나에게 나의 일기는 나의 세상을 다시 만들어갈 수 있는 용기를 준다. 그리고 가치로운 것들을 찾아 다시 걸어간다. 천천히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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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친구들과의 만남이 현실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에 감동이 오네요.
앗 감사합니다.
사실 그들과의 만남 속에 현실의 두려움을 이겼다기 보단... 그 후에 다시 느낀 깨달음 같은거였어요 흐흐.
만남가운데 늘 좋기만하지는 않더라구요. 그래서 괴로운 날도 많고, 어떤 사람들과 관계맺음을 해야하나 싶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놀러갈게요.
저도 마찬가지네요 친구가 인생에 참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것 같네요 보팅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없이 사람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건 어쩌면 아무 의미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찾아와주셔서 감사해요. 어떤 이야기를 하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얼른 가보겠습니다 흐흐
창문이 너무 아늑하네요~
행복한 주말 되세요
앗 그런가요:-)
저도 창문의 아득함이 좋아 저 사진을 좋아합니다.
사랑스러운 그녀를 엿보는 듯.. 하하.
흐음 저도 일기를 써야할까요..ㅎㅎ
자신의 일기에서 받는 용기라는 것이 참 궁금해지네요. 코코님처럼 글을 잘 써야 저도 용기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ㅋ
어디를 가시든 사람 사는 곳. 똑같은 곳이란 생각 저도 가끔 하곤 해요. 그래도 이렇게 용기가 되는 것이 있어서 똑같은 문제를 다르게 풀 수 있지 않나 싶네요 ^^
날이 많이 추어지니 정말 몸 잘 챙기세요~~~ 집이 좀 따뜻한 곳이길 ^^
독일에서의 생활은 잘 하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
멀리 타향에서 계시더라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 건강하세요~~~
꼭 거기서 하고자 했던 일 순탄하게 나아가시길 빕니다.
한번씩 돌아오셔서 글 써주셔도 너무 반갑고 항상 감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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