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연휴 일기
연휴가 시작되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나에게는 전혀 긴 연휴가 아니라는 것을...
그렇게 연휴는 항상 너무 짧게 느껴진다.
개봉 전부터 기다리고 기다리던 보헤미안 랩소디를 드디어 보았다. 언제부터 눈물이 줄줄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보통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면 숨 고르기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던 다른 때와는 달리 이 영화는 자막이 다 올라가고 나서도 일어나지를 못하고 앉아 있어야 했다. 흘러나오는 음악 The show must go on을 끝까지 듣느라 그런 것이었는지, 영화의 여운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자막이 다 올라가고 불이 켜지고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영화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처음인 거 같다. 그렇게 앉아있다가 보니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를 만드느라 15,000개의 직업이 생성되었다는 것까지 알게 되었다. 영화 하나 만드는데 그렇게 많은 노동이 들어가는구나 생각을 하며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프레디 머큐리의 혼돈의 삶과 예술에 대한 감성이 조금 더 섬세하게 표현되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었으나 감정을 전하기에는 충분했다고도 생각한다. 사실적인 일대기와는 순서가 조금 바뀐 내용이 있어서 퀸의 펜들은 화를 내고 있으나 그 마음도 이해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저런 이유를 다 떠나서도 영화는 충분히 내가 잃어버렸던 그 옛날의 꿈틀거리던 열정, 사랑, 자유, 추억을 불러오는 데는 충분했다. 얼마나 울었는지 극장에서 나올 때는 진이 빠져서 집에 오자마자 쓰러져야 했다.
영화는 목요일에 보았는데 며칠째 계속 퀸의 음악은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고, 여전히 가슴이 너무 아리다. 아무래도 빨리 다른 영화를 보고 이 감정을 그만 흘려보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어제는 등산하려고 했는데 종일 비가 내렸다. 화재 때문에 공기가 너무 안 좋은데 정말 잘 된 일이다. 비가 와서 화재도 95%가 진압되었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다.
등산하러 못 가니 아쉬움에 얼마 전부터 먹고 싶은 딤섬을 먹으러 가겠다고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탄 버스는 새 버스여서 모든 것이 반짝반짝했다. 새로 나온 버스가 공간이 더 넓어서 좋은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며, 내릴 때가 되어 일어나 걷다가 흔들리는 버스에서 중심을 못 잡고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손잡이를 잡으려고 팔을 최대한 뻗었으나 2cm 정도를 남기고 넘어지는 상황이 되었다. 순간 엉덩이가 바닥에 닿기 전에 요가를 하듯 재빠르게 오른손으로 바닥을 짚고, 왼쪽 다리를 뻗어 바닥에 고정함과 동시에 오른쪽 다리를 순식간에 접고 엉덩이가 바닥에 닫지 않게 받칠 수 있었다. 완전 비 오는 날의 버스 쇼를 제대로 하고, 창피함에 후다닥 버스에서 내렸다.
그 잠깐의 돌발 사건에 또 어찌나 진이 빠졌던지 딤섬이고 뭐고 상관없이 그냥 집에 가고 싶었으나 발걸음은 이미 딤섬 집으로 빨리 향하고 있었다. 완전히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지지 않았음이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로 하면서 또, 창피한 건 별반 차이가 없으니 뭐,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또 어이없는 웃음이 났다.
연휴에 일 좀 하려고 했는데 일은커녕 잠을 자기에도 부족한 것 같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놀련다.~ 분위기로 보내 볼까? 그런 생각을 하며 오래된 상자에서 트리를 꺼냈다.
아주 오래전에 저 작은 트리를 사고 어찌나 행복했는지 여전히 불을 켤 때마다 좋다.
나의 공간은 빨간색이 참 많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이 온다고 포인세티아를 사지 않아도 될 정도로 빨간색이 많은 편이다. 마치 일 년 내내 크리스마스 같은 느낌 (?) 그런데도 포인세티아를 사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노란색 국화꽃을 사다가 꽂아 놓았더니 나름 잘 어울리는 거 같다.
순발력 짱이신데요! 창피하긴요. 스스로 뿌듯해야할 일입니다. :)
그런가요? ㅎㅎ 전 엉덩방아를 찧지 않았음에 기분이 좋았어요 ㅋㅋㅋㅋ(제가 느므 단순해요. ㅎㅎ) 승객은 두명 밖에 없어서 다행이었죠. 브리님 행복한 주일 되시기를 바랍니다~
보헤미안 랩소디...아직 보지 못했는데, 조만간 심야영화로 보러가야겠습니다. ^^ 최근 몇달동안, 이래저래 일에만 치여서, 바짝바짝 말라버린 감수성에 불이나지 않도록 시원한 단비로 95% 적셔 줘야겠네요 ^^
그나저나, 버스에서 안 다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
음악의 단비가 내리죠 ^^ 한국은 싱어송 상영관도 있다고 하는거 같던데요. 싱어송 상영관 가셔서 크게 따라 부르시며 스트레스도 확~ 날려 버리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해여~ ^^~ ㅋㅋㅋ 버스 ㅋㅋ 엄청 웃겼어요. 정말 비오는 날 끽끽거리고 웃느라 다른 사람이 봤으면 어디 이상 있는 줄 알았을 거 같아요. ㅋㅋ
행복한 한 주 되세요 쟈니님~
보헤미안 랩소디.. 꼭 봐야겠어요..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사실 요샌 극장에서만 내리면 바로 vod가 나와서 집에서 술한잔 마시면서 보면 딱이겠다 싶었거든요.ㅋ 근데 이런 영화는 또 나와야하니 극장가서 봐야할듯..ㅎ
엄청난 순발력이시긴 한데.. 담에는 넘어질 때 걍 엉덩방아 찌으시길..
비가 온 날이라 옷이 더러워지는 게 더 싫을수도 있겠으나.. 넘어지면서 손 집는게 많이 위험한지라.ㅎㅎ 더 심하게 다칠 수도 있으니 조심하셔요~~~~ 물론 안 넘어지는게 최고!!!
저도 빨간색 아주 좋아라 합니다~~ 근데 둘러보니 빨간색이라고는 국받침 밖에 없네요.ㅎㅎㅎㅎ 남자사는 집이라 그런가..흐음..
빨간색 집에 노란 국화.. 잘 어울릴 거 같아요^^ 녹색 반려식물들도 있다고 하시니..ㅎㅎㅎ
집에서 술 한 잔 하시면서 보셔도 좋을거 같기도 하고요. ^^
아 ^^ 넘어지면서 손을 집는게 더 위험하군요. ^^ 앗! 그렇게 생각하니 만약에 집은 손이 미끄러졌으면 완전 버스에서 대자로 뻗었을지도 모르겠네요. (-__-;; 휴. 다행이네요. ^^) 충고 감사합니다. ^^ 잘 기억해 두겠습니다. 제가 워낙 잘 넘어지기 때문에요. ㅋㅋ 사람들 많은 지하상가 계단에서 구르기도 했었는걸요. 아...그때 같이 있었던 친구는 아직까지도 그 이야기를 해요. ㅎㅎ
국받침 ㅋㅋㅋ 이쁘겠네요.
빙고! 제대로 맞추셨습니다. 빨강, 노랑, 녹색 ㅋㅋㅋㅋ 원색이 주를 이루고 있네요. 노랑을 놓으니까 분위기가 확 살았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암튼 꽤 행복한 조화로움 입니다. ㅎㅎ
불세출의 음악가죠 퀸 ^^
아직 못봤는데 포스팅 보니 보러 가야 겠네요 ㅎ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이 영화보고싶던 참인데 더보고싶네요
팔로우하고갑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버스 안에 승객분들은 무슨 아크로바틱하나...하며 봤을거 같습니다 ㅎㅎㅎㅎ
항상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지만~!!
ㅎㅎㅎㅎㅎㅎㅎ 기린아님 ㅋㅋ
그니까요. 제가 또 비오는 날 버스를 타신 승객 분들을 심심하지 않게 쇼를 했네요. ㅋㅋ 저는 지금 생각해도 너무 웃긴데 ㅎㅎ 보신 분들도 즐거우셨을지 모르겠네요. ^^ ㅎㅎ
행복한 한 주 되세요~ :)
감동적인 영화는 여운이 긴 편이긴 한데 정말 감격하셨나 봐요.^_^
저도 긴 여운을 영화관에서 느끼고 싶네요.ㅎㅎ
^^ 울곰님~
퀸의 노래가 계속 나오니까 ㅋㅋㅋ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 하겠더라고요.
건강하시죠? 울림님도 안녕하시고요? 울이도 잘 크죠? ^^ 많이 컷겠어요. :)
잘 지내고 잘 크고 있어요.^_^
스팀잇에 오랜만에 들어와보니 너무나 반가운 해피써클님 글들이 올라와있어요! 뒤늦게 하나하나 읽어보았습니다;;;
위험한 순간을 이겨내고 드신 딤섬맛은 어떠하셨는지요? 츄릅 :Q
꺄아아아아악!!!!! 마법소금님!!!
안녕하세요? 건강하시죠? 아픈데 없으신 거죠? 날씨가 벌써 겨울이에요 ㅠㅠ
흑 ㅋㅋㅋ 버스쇼가 끝나고 내렸을 때는 마치 10킬로그램의 지방이 빠져나간 느낌? ㅋㅋ 덕분에 딤섬집에서 20킬로그램의 지방을 채우고 나오게 되는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ㅎㅎ
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요~ ^^ 하나하나 읽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0^
안녕하세요. 마이해피서클님.
이번에 새로 증인노드를 설정하고 예비증인으로 나선 threebirds라고 합니다. 출사표 읽어보시고 괜찮으시다면 증인투표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감사합니다. 행복한 성탄절 되세요. ^^
안녕하세요. 요즘은 감상에 짓눌려서 글을 쓰지 못 하고 있어요.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잠깐씩 감상에 젖는 건 괜찮을 줄 알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더라구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글을 쓰고 싶다가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감상이 손을 뻗쳐요. 그래서 한동안 글을 쓰지 못 했어요. 사실 지금 이 짧은 댓글을 쓰는 도중에도 몇번이나 쉬어야 했는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요즘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원래 그런 사람인지도 모르겠어요. 글쓰기는 내 감상을 가라앉히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더 이상 글쓰기로 제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고, 그래서 너무나도 힘이 드는 모양이에요. 항상 느낌을 표현하는 것은 참 어려워요. 지금도 표현이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고, 제대로 묘사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지만, 원인을 떠올리는 건 너무나도 괴로운 일이라서 차마 시도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써놓고 제가 읽어도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는 글을 남겨놓아서 죄송해요. 단지,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그것도 참 쉽지 않아요. 이것저것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한참을 고민해도 뒤죽박죽 얽힌 것이 풀어지지 않고 더더욱 혼란스럽기만 해요. 가끔은 아주 쉬운 단어가 기억이 나지 않기도 해요. 내가 사랑하는 내 언어적 능력을 다른 무언가와 함께 잃어버렸나봐요.
제 이야기는 그만할게요. 어차피 제대로 설명할 수도 없을테니까요. 몸은 좀 괜찮아지셨을까요? 올해의 추수감사절은 어떻게 보내실까요? 참 묻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것조차도 어려워요.
항상 지켜봐주셔서 참 감사했어요. 덕분에 많이 즐거웠어요. 계속해서 즐겁게 잘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해요. 날씨가 추워졌는데 건강하시길...
오잉!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쌀쌀한 날씨에 건강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대화 좀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