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春子-7
춘자야, 괜찮다. 내려가지 마라.
쫓아와서 직이뿐단다.
쫓아오긴 어딜 쫓아오노. 여기가 어데라꼬.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라꼬 옛날 말에도 안 있드나.
주소도 아는데 진짜 찾아오믄 어째노.. 언니도 형부 보기에 얼매나 남새스럽겠노.
너 형부 암 말도 안 할거다. 니 자격증 따서 취직해서 니 앞가림할 때까지 있어도 괘안타 했다.
오빠하고 아부지가 얼매나 고집이 센지 몰라서 하는 소리다. 진짜 내 다리 한 짝은 우습게 박살 낼 거다.
황사가 있는지 세상이 온통 누런 색이다.
저 뿌연 거리를 사람들이 바삐 걸어간다.
춘자의 눈앞도 저렇게 누런 색이다.
한 주 전만 해도 바람쐐러 나선 길이 상쾌하기만 했다.
손만 뻗으면
조금만 견디면
그것이 손에 잡힐 것 같았다.
춘자는 믿었던 맏오빠가 그런 기별을 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 했다.
춘자에겐 아부지나 다름없었던 맏오빠가
시집 가서 남이 된 언니한테 그렇게 오래 붙어 있는 건
친정 식구들을 욕보이는 짓이라고
당장 내려오라고 했다.
올케언니가 여비를 마련해 준 걸 알고 화가 난 건가.
그렇다면 올케언니도 나 때문에 난처한 일을 많이 겪었들 것인데...
언니네 집에서도 눈치가 보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방 두 칸짜리 월세집에 조카가 넷.
언니네 식구만 해도 집이 좁았다.
춘자는 숨도 작게 쉬고
밥도 적게 먹고
옆으로 누워 새우잠을 잤다.
힘들고 눈치가 보여도 꾹 참으리라 했다.
미용사만 된다면
이까짓 고생, 이까짓 눈칫밥 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금방이라도 미용기술을 다 가르쳐줄 것 같았던 미용실 원장은
파마 마는 기술을 가르쳐 준 뒤 감감무소식이다.
머리카락을 열심히 쓸고, 수건을 새것처럼 빨아내고,
입안에 든 혀처럼 수발을 들어도 원장은 파마 외에 다른 것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어깨너머로 커트하는 법을 보고
눈치로 고데기 쓰는 것을 배웠다.
하지만 직접 해보지를 않아서 자신이 없다.
이 정도로는 미용사 자격 시험을 칠 수가 없다.
어떡하노
어떡하노
용산역에서 올라탄 전차는 서울역에 멈춰섰다.
멋진 양복에 중절모를 쓰고 점잖게 걸어가는 중년 남자들,
투피스 정장에 삐딱구두를 신고 콧대를 높이며 똑부러지게 걷는 젊은 여자들,
시골에서 꽤나 대접받으며 살았음을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이 도포자락을 펄럭이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두리번거리는 시골양반들,
자기 몸의 몇 배는 되는 큰 짐을 져 나르는 지게꾼들,
보따리를 이고 어린 아이 손을 잡고 역사를 빠져나온 사람들,
시커먼 구두약을 얼굴에 묻히고 구두닦어~ 소리치는 사내아이들
깡통을 들고 잡히는 대로 구걸하는 거렁뱅이들.....
저 사람들은 모두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가.
모두 어디로 가는 사람들인가.
무슨 일로 서울역 마당에 모여들었는가.
나는 어떡하노.
나는 인제 어떡해냐 하노.
전차는 서울역을 지나고 있다.
하늘은 여전히 누렇고
해도 짙은 황사에 가려서인지 빛을 잃었다.
조금만 견디면
날개가 돋아나서 훨훨 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춘자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햇빛 찬란한 푸른 초원이 아니었네요..
짙은 황사가 춘자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춘자가 탄 전차는 황사를 뚫고 어디로 갈까요.
춘자는 어떡해야 할까요.
며칠째 날씨가 꾸물꾸물합니다.
빗방울이 떨어지다 말다....
차라리 시원하게 쏟아붓고 개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그러거나 말거나
산수유꽃은 여기저기 벌써 꽃잔치를 벌였고
양지쪽엔 냉이꽃 꽃다지꽃이 꽃망울을 터트리려고 합니다.
봄보로봄! 봄! 봄!
꾸물꾸물하지만 봄날인 것이 확실한 오늘
스티미언 여러분들 모두 마음만은 화창하시길 바랍니다...
짱짱맨 호출로 왔습니다!
한주 수고하세요
감사합니다... 짱짱맨님 짱짱 최고!!!
어찌 할꼬
우리 춘자
춘자도 걱정이 많답니다...
응원해 주세요... 어떤 선택을 하든지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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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저는 이런 성장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하여 글로 보는 것도 좋군요.
나중에 진짜 TV드라마로 나오도록 멋진 글 기대합니다. 화이팅!
빅맨님 감사합니다...
진짜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넘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ㅎㅎㅎ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시겠지요??
춘자가 걱정이네요
우찌 오빠까지..
미용기술은 왜이리 늦은지
춘자는 시골로 안가겠죠?
다음편 이 궁금합니다
옐로캣님...
찾아 주셔서 넘나 감사합니다.
춘자가 어떤 선택을 하든 응원해 주세요..
오늘의 모든 순간이 행복하시길~~~!!
춘자를 지켜줘야 합니닷 ㅠㅠㅠㅠㅠ
춘자는 강합니다. 꿋꿋하게 나아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