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이디어, 덕지덕지 양산형의 안타까움 (GAME EVER)
GAME EVER #3
30년 경력 아재 겜믈리에 이야기
안타까운 모바일 게임 쿠키워즈
지난 2주 동안 출장으로 중국에 있었습니다.
장소와 통신의 제약 때문에, 게임 라이프가 원할하지 못했어요. 새로운 환경에 놓인 김에, 요 근래 몰두하던 게임들은 잠시 내려놓고, 마침 새로이 출시된 모바일 게임 쿠키워즈 만을 즐겼습니다. 느낀 바를 적어 봅니다.
Disclaimer:
- 본 게임의 초기 이벤트 중, 가장 하드했던 종합숙제컨텐츠를 완수 했습니다. 거의 모든 컨텐츠를 Deep하게 즐겨야 하는 미션이었기에, 이 게임의 구성을 빠짐없이 즐겼습니다. 리뷰 할 자격을 갖출 정도는 해봤다는 것을 밝힙니다.
- 주로 비교 대상으로 삼은 클래시 로얄을 근래에는 하고 있지 않아서, 일부 내용이 현재의 구성과 다를 수 있습니다.
10개의 미션을 모두 완수해야 얻을 수 있는 숙제의 전설
참신한 아이디어 그리고, 양산형
수퍼셀의 클래시 로얄.
모바일 게임의 한 지평을 연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드 수집형 아레나 PvP 장르라고 나름의 이름을 붙여 봅니다.
- 규칙: 정해진 시간 안에, 상대방 기지를 먼저/많이 부수면 승리
- 동기부여: 규칙을 지키기에 유리해지기 위한 카드 수집
짧은 플레이 타임 - 보상: 동기 부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직접 보상 (카드/재화) 혹은 랭킹 부여(자부심)
위와 같이, 아주 심플한 선순환 구조를 가진 클래시 로얄의 대 성공이후, 게임 업계는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아니, 필히 받았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양산형 노가다/확률 게임이 순위권을 꿰 차고 있는 걸 보면, 이 바닥에 미래가 있는지에 대한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더하다.
카드 수집형 아레나 PvP는 클래시 로얄에서 베껴왔고, 이를 좀 더 캐쥬얼하게 풀어냈습니다. 베꼈다는 것. 그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게임 장르의 유사성은 사실 욕할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재미를 추구함에 있어서, 매번 어찌 그리 독창적인 규칙과 세계관을 가진 게임들을 창조할 수 있겠습니까? 영혼 없이 그저 Ctrl+C / V
한 수준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삼지 않으렵니다. 장르에 특허가 걸려 있는 건 아니니까요.
오히려, 기존의 게임의 아쉬움 부분을 긁어주는 참신함이 돋보였다면 돋보였달까요?
본 게임은 기본적인 클래시 로얄형 게임 장르의 장르적 특성을 본 뜨면서,
횡스트롤로 VIEW를 전환하면서, 화면의 구성이 한 화면에 머물지 않고 움직일수도, 넘어갈수도 있다는 규칙의 유연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보다 다양한 게임 구성을 구현했습니다.
더하여, 기지가 움직일 수 있다 는 설정의 변화를 통해,
호위 업무를 비롯하여, 타임어택, 양 뱡향에서 공격하는 전투 구현 등, 여러 방면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을 많이 넣었습니다.
횡스크롤 과 기지가 움직인다는 컨셉. 좋은 가능성의 아이디어들
그런데 그 위에 빌어먹을 김치국 양산 시스템이 덕지덕지....
언제부터인가 국내 대형 모바일 게임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명예 스러운 시스템, 양산형.
혹자는 국내에서만 유독 심한 이 시스템을 일컬어 김치국 시스템이라고도 부릅니다.
자동 사냥. 게임을 지배하는 확률형 뽑기 과금 시스템. 찍어낸 듯한 게임 규칙과 시스템.
참신한 장르를 가져와 좋은 아이디어를 붙인 이 게임에, 왜? 굳이? 양산형 시스템들을 덕지덕지 얹었을까요?
안타깝습니다.
- 찍어낸 듯한 스토리 모드. 스토리가 있는 게임을 싫어할 게이머가 있을까요? 넣는 것 자체를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하지만, 이 찍어낸 듯한 스토리 모드가, 전략형 게임을 단숨에 노가다 게임으로 전락 시켜 버렸습니다. 굳이 스토리 있는 게임을 넣고 싶었다면, 반복해서 돌 만한 이유를 만들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캐쥬얼 게임인데, 하루종일 접속해서 자동사냥 하는 사람이 더 유리하도록 만들어 둔 설계 저의가 무엇일까요? 이는, 단 시간 인기를 가늠하게 해 주는 동시 접속자를 늘이기 위한 얄팍한 수단입니다. 또한, 그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 과금 시스템과 연계하기 위함입니다.
- 펫.도넛.보물, 육성의 재미? NO.NO. 과금의 재미. 본 게임은 육성의 대상이 카드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카드에 끼우는 펫과 도넛. 팀 개념의 버프 보물 까지도 모두 등급과 레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또한, 양산형 게임의 아~~~주 전형적인 구조죠. 돈 쓰고 싶어 근질근질한 사람들의 구미에 맞춘 돈 쓸 요소 만들어주기. 양심적으로 정말 전략의 다양성을 위해서 였다면, 최소한 펫.도넛.보물에는 등급과 레벨은 존재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 숙제. 숙제.. 또, 숙제. 숙제에 익숙한 학생들을 타게팅한 걸까요? 게임에 접속하는 순간, 숨이 막히게 많은 숙제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사실, 퀘스트를 치밀하게 짜 놓고, 게임의 하고 싶다는 의욕을 촉진 시키는 요소로 활용하는 것은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죠. 양산형 게임의 문제는 주객이 전도되어, 숙제를 하기 위해, 게임을 접속하게 만든다는 것 입니다. 이는, 숙제의 보상이 단순한 수집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완료 보상으로 게임 속 주요 재화를 직접적으로 제공함으로 해서, 안 하면 손해보게 만드는 구조를 만듭니다. 이러한 구조는 동시 접속자를 늘려주는 단기적 효과를 만들어 내지만, 동기 부여가 아닌 숙제로 전락해 버립니다.
유닛.펫.도넛.보물
레벨: 1~30
곳곳에 널린 빨강 알림 마크들
캐주얼이 반드시 지켜야 할 3초의 공식, 지킬 것은 지켜야...
캐주얼 게임이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은 3초 룰 입니다.
로딩이 3초를 넘어가면 안되요. 반성하세요.
초기 로딩이 20~30초 정도 됩니다.
그렇게 들어가고 나면, 국내 게임 특유의 온갖 이벤트 광고창이 뜨면서 또 버벅이며 눈쌀을 찌푸리게 됩니다.
무엇이 장르적 특징을 망가뜨릴 정도로 로딩을 길게 만든 걸까요?
단순히 개발팀의 실력 부족한 최적화의 문제일까요?
이게... 정말 안타까운 게, 초기 참신한 게임 기획이 상업성 압박과 만나면서 양산형 요소들이 덕지덕지 붙어서 그렇거든요.
장르적 특성을 무시할 정도로, 왜 모든 게임에 이 양산형 과금 시스템을 덕지 덕지 붙이는 겁니까?
왜긴요.. 단기간에 실적 뽑아내려는 사업가들이 게임 사업을 좌지우지 하니 그렇죠
캐쥬얼 게임은 심플한게 맛인데, 거기에 양산형 스테이지 시스템을 가져다 붙이고, 온갖 이벤트/일일 숙제 컨텐츠를 가져다 붙이고, 돈을 벌기 위한 보조 유닛 시스템까지 덕지덕지 붙이면서, 특색있는 게임이 될 뻔한 좋은 아이디어의 캐쥬얼 게임을 다시 국내 양산형 게임의 바운더리로 끌어내렸어요.
캐쥬얼 게임의 로딩은 3초. 명심하세요.
게임은 게임의 속성마다 가져가야 할 특징이 있습니다. 캐쥬얼 게임은 로딩이 생명이에요.
검은사막 모바일 로딩 20초 인 것과 비교하면 안 되는 겁니다.
딱 한 판 하고 싶을 때,
접속하고. 즐기고. 부담없이 끌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 단 말입니다.
본 게임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게임에 양산형이 덕지덕지 붙었을 때, 그 결과가 얼마나 주저앉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안타까워서 계속 까(?)게 되네요.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 왜 이렇게 된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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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모바일 게임, 왜 이렇게 된 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순간 ㅋㅋㅋㅋ pd수첩 보는줄
실태를 보도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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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좋은 글입니다. 전 그래서 폰게임은 그냥 유료게임 2~3달러 짜리 사서 하는 편입니다. 그런 게임들은 가볍게 즐길 수 있고, 무엇보다 로딩이 대체적으로 짧거든요ㅎㅎㅎ 저같은 유저들은 로딩시간도 꽤 중요한 문제인데 말이죠ㅎㅎ
짧은 로딩 시간.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죠!
특히, 가볍게 즐기는 것이 목적인 경우에는 더더욱요. ㅎ
게임에 대한 철학이 있으시군요!
철학씩이나 ㅎㅎ
영광입니다 !
겜을 정~말 좋아하긴 합니다 ㅋ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이라면 명심해야겠네요..
우리나라가 3D기술같은건 참 좋은데... 스토리텔링 측면에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는것 같습니다. 탑이 되지 못하는 이유겠죠...
맞는 말씀!
스토리텔링은 보이지 않는 보상으로 작용하여, 게임을 깊이있게 만들고, 깊이 빠지게 만들죠.
노력대비 당장의 매출로 보여지질 않으니 경시되는 것 같습니다. 안타까워요.
대박사건!!
쿠키워즈 ㅋㅋ
너무 힘들고 어려운 게임입니다. ㅜㅠ
대박사건 !
복잡한 육성 시스템을 넣어놔서 괜시리 어렵게 느껴지는 듯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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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스팀 게임이 나날이 발전해 나가는 시점에...한국은 오로지 과금.모바일 게임만 발전하고...저렴한 인건비.개발비대비 높은 효율 때문이려나요?? ㅜ.ㅜ
단 기간에 실적을 내야하고, 실패를 손가락질 하는 문화가... 윽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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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적인 리뷰 잘 보았습니다.
게임강국 코리아의 위상이.... 이제는 옛말인가 봅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