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minism] 난민 혐오

in #kr-feminism6 years ago

<난민 혐오>

우선 바로 내 입장을 밝힌다. 난민을 혐오하는 자들이 끔찍하다. 이슬람이라는 이유로 혐오를 정당화하는 모습을 보는게 힘들다. 페미니즘을 혐오하던 남성들이 입을 모아 ‘여성인권’을 외치며 그것을 빌미로 난민을 악마화 시키는 모습이 혐오스럽다. 터프가 아닌 쓰까가, 상호교차성을 중시한다는 사람들이 난민을 혐오하는 모습이 참혹하다.
내가 왜 난민 반대를 반대한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대라면,
예멘의 상황이 어떤지, 왜 난민의 대부분이 젊은 남성인지, 난민의 범죄가 어떻고 그들이 어떤 범죄를 저지르는지, 이슬람이라는 이유로 혐오하는 것이 정당화해서는 안된다는 것 등을 들겠다.

예멘은 2015년 반사우디파인 후티족 반군의 쿠데타 이후,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의 침략으로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된 것이다. 예멘은 현재 국민의 2/3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고 침략에 의해 황폐화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불과 몇 십년 전에 겪었던 일이다. 일제의 침략으로 나라가 황폐화됐고 미군이 정치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국내에 들어와 있던 역사를 가진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그 시절 우리는 ‘난민’이 아니었는가?

왜 난민의 대다수가 남성인가?
이유엔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남성 혼자서 국경을 넘은 뒤 브로커를 통해 남은 가족들을 데려오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 둘째는 피난 과정에서 여성과 어린이, 노인이 많이 죽기 때문.
전자의 경우 여성들은 군인들로부터 성폭행의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더욱 난민 남성을 남성이라는 이유로 혐오해서는 안 된다. 입국 거절당해서 죽도 밥도 못 된다면 남아있는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 것 같나?

난민의 범죄에 관해서도 낙인과 혐오가 가득하다.
미국의 경우, 난민을 가장 많이 수용한 상위 10개 도시 중 9개가 과거보다 안전한 사회를 도모했다.
독일의 경우, 정부는 난민 1%가 전체 범죄의 40%를 차지한다는 조사를 발표하여 난민을 낙인 찍거나 혐오해서는 안된다고 발표했다.
난민 범죄의 경우 대부분이 절도와 강도, 사기 등으로 나타났고 이들이 저지르는 범죄의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난민을 수용하지 않을 게 아니라, 난민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적절한 지원을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이슬람이라는 낙인, 여성혐오 종교라는 낙인.
나는 묻고 싶다. 성차별과 여성혐오로부터 자유로운 이념, 종교가 이 세상에 존재하나? 이슬람이 여성에게 히잡을 쓰라고 강요한다면, 이나라는 여성들에게 날씬한 몸매, 꾸밈노동을 강요한다.
이나라는 성매매 산업이 6조원에 달하고 있으며 남성의 절반이 성매매 경험이 있고 남성들은 ‘사회생활’이라는 명목 하에 업소에 드나드는 것을 합리화하며 국가가 나서서 국제결혼이라는 이름의 매매혼을 시행하고 있다.
공중화장실 몰카 때문에 여성들은 불안에 떨고 포르노 사이트엔 ‘몰카’ 국산야동이 수두룩하며 여성들이 불법촬영 반대 시위를 하자 불법촬영 몰카 야동을 봤다는 증거가 있는 남성 bj가 그 시위를 조롱하는 영상을 찍고 남성들은 그것에 환호한다.
이는 이슬람보다 덜 여성혐오적인가?

나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만약에 우리가 난민이 됐다면.

“한국? 쟤네 소라넷이라는 사이트 있던 나라잖아. 가입자 수는 100만이 넘고, 거기 회원들이 여자 한 명 약 먹이고 집단강간 한다며.”
“저 나라는 갱뱅이라는 집단강간 문화가 있는 나라야.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영상만 수백개라고.”
“저나라 성범죄자들 솜방망이 처벌했다며. 조두순인가, 어린 여자애 성폭행한 자식 형량이 고작 12년이라며?”
“저나라 데이트폭력으로 여성이 죽어 나가도 삼진아웃제도 같은 이상한 걸 만들었어.”
"저나라는 싸튀충도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다며? 미혼모는 혼자 애 키우면서 온갖 손가락질을 받는다더군."
"한국은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이란게 있더군. 여자아이를 집단강간했는데 가해자들은 지금 보란듯이 잘 살고 있어. 끔찍해."

이런 이유들로 입국을 거절당한다면, 당신은 무슨 말을 할 것인가?
한국은 여성혐오 국가야, 한국인들이 들어오면 우리나라 여성들은 한국남성들에게 성폭행 당할거야, 라는 말을 들으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여성인권을 빌미로 난민을 혐오하는 남성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그래서 자국남성들의 여성혐오 범죄를 운운하면서 자국남성을 혐오한 적이 있나?
페미니즘에 격한 거부반응을 보이던 당신이 난민 남성을 두고 우리나라 여성들을 성폭행할지도 모른다고 떠들어 대는데, 혐오할 근거가 생겨서 좋았나?

나는 페미니스트들에게, 자매들에게 묻고 싶다.
여성만 안고 간다는 너는, 그래서 여성이라도 지키고 있어? 네 눈엔 예멘 여성들은 보이지 않는 거니?
상호교차성 페미니스트라고 하면서 난민을 혐오하는 너는, 정말로 쓰까가 맞니? 소수자와 연대한다면서, 지금의 너는 왜 그러고 있니?


토요일날 밤이었을 거야.
예멘 난민 반대 시위 현장이 뉴스에 나왔는데, 거기서 인터뷰한 사람이 그러더라.
비장한 얼굴로 숨을 한 번 들이쉬곤, 자기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시민의 권리를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그렇게 말하더라.
역겨웠어. 먹고 있던 밥이 그대로 역류하는 줄 알았어.
너무 끔찍했어.
난민에 대한 가짜뉴스와 혐오가 판을 치는데, 평소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 지인들 마저도 난민을 혐오하는데, 너무 괴롭고 힘들었어.
어젠가 그제 밤에, 혼자서 막 난민들을 생각하며 어떻게 글을 써야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눈물이 왈칵 나더라. 너무 끔찍하고 너무 추악하고 너무 미안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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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평범하거나 평균적인 한국 사람들'은 레이시스트라는 게 여과없이 드러나고 있어 너무도 고통스럽습니다... 예컨데 난민 반대 시위 참가자의 모습이 애국보수, 대안우파, 한국적 기독교인의 모습이 아니라 평범한 청년들이라는 점에서... (물론 위 범주의 사람들이 조직하긴 했지만...)

안티페미와 페미가 한마음 한뜻으로 행동한 것을 저는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여성의 불안감을 묵살시키려는 게 아니다.
나도 여성으로서 무슬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편견은 있다.

그러나 한국도 여성혐오 국가이고, 수 많은 여성학자들이 한국사회의 여성혐오를 지적하며 이 사회를 여성들의 언어로 재구성하려는 노력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이슬람도 마찬가지다. 이슬람의 교리를 여성의 눈으로 해석하고 여성 인권을 위해 싸우는 여성들이 있다.

난민 반대 청원은 40만을 넘겼고 청원이 삭제된 것을 비난하는 당신들은, 너무 끔찍하다.

나는 다른것들 보다도 페미니스트들에게 실망했다.
이슬람 여성은 여성이 아닌가? 이슬람 남성에게 "너희 성폭행할거잖아. 우리나라에 오지 말고 니네나라로 꺼져!" 하는 것은 이슬람 여성을 성폭행하라는 말밖에 더 되나?

당신들은 끔찍하다.

앞으로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야 하는지 장담은 못하지만, 나는 당신들이 후대에 개쪽을 당하고 국제적 비난을 받을 것을 안다.
당신들은 집단 이기주의자이며 끔찍한 인종차별주의자다.

심지어 이나라는 시리아 난민을 거부해 그들이 인천공항에서 햄버거로 끼니를 해결하며 장기 숙식한 전례가 있다.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를 수출하고, 중동에서 미국이 벌이는 전쟁에 군대를 파견하여 지원함으로써 중동의 여러 나라들을 지금과 같은 혼란에 몰아넣는 데 일조한 가해 국가이다.

우린 가해자다.

동의합니다!!

깊이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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