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in #kr-drama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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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드라마를 안 보다가 리스트에 저장해놨던 드라마들을 몰아서 봤다. 리뷰라고 할 수는 없지만, 보면서 든 생각들을 조금씩 정리해볼까 한다.



출처: 여기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 너무나 사랑스러운 두 사람.


제목이 왜 이래?


처음에는 드라마가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물론 주인공이 김수현과 서예지라는 사실은 큰 장점이었지만, 드라마 설명을 요리조리 뜯어봐도 무슨 드라마라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사이코지만 괜찮아>라니. 드라마 제목이 왜 이래? 예전에 나왔던 (보지는 못했지만 별로 보고 싶지도 않은) 영화 <사이보그지만 괜찮아>가 떠올랐고, 이 드라마도 좀 이상하고(?) 수상한(?) 드라마일 거라는 편견을 갖게 했다.

드라마를 처음 보기 시작하면서도 "그래서 누가 사이코라는 거야? 김수현이야, 서예지야?"하면서 갈피를 못잡고 갸우뚱거리기도 했다.



출처: 여기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 너무나 멋진 두 형제.


캐릭터들이 왜 이래?


제목 다음으로 나를 당황시켰던 건 여타 드라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들이었다. 안하무인에 혼자 잘났다고 소리만 지르고, 비현실적으로 예쁘게 생긴데다가, 비현실적으로 과장된 옷과 머리를 치장하고 나오는데, 또 짜증나게도 실력이 좋아서 성공한 동화작가인 서예지. 뭔가 답답하고 눌려있는 거 같고, 고기능 자폐인 형을 돌보며 일도 하느라 자기를 돌볼 여유같은 건 없이 늘 바쁜 삶을 사는 것 같은데 언제 운동을 하는지 식스팩을 보유한 김수현. TV 드라마에서 자주 못보던 고기능 자폐 역을 맡아 다른 캐릭터들과 어떻게 어울릴지 궁금하게 만든 오정세. 부하 직원들에겐 함부로 막하면서 서예지에게만 지나치게 쩔쩔매고, 이해타산에 밝은 출판사 사장.

딱히 정 붙일만한 캐릭터가 보이지 않았고, 드라마가 어디로 튈지 몰라 빠져드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볼수록 빠져드는 이야기, 공감가는 캐릭터


처음 드라마를 볼 때는 분명 다리 꼬고, 팔짱 끼고, 한쪽 눈썹 치켜뜬 채로 "그래, 어디 한번 보자."하는 기분이었다. 얼마나 재미있는지 보자, 네가 말하려는 게 뭔지 한번 들어나 보자, 어떤 장르의 드라마인지 지켜나 보자.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내용에 빠져들게 됐다. 이야기는, 그리고 그 이야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의 연기는 설득력이 있었고, 이상해보이던 캐릭터들에도 공감을 하게 됐다.

드라마를 보며 감탄하기도 했고, 반성하기도 했고, 울기도 했다.

완전하지 않은 하자 투성이 주인공들이지만, 서로 위로하고 안아주고 도와주는 사이에 각자의 상처는 치유되고, 한층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감동과 재미, 로맨스와 우정, 용서와 화해. 어려울 수도 있는 주제를 재미있고 깊이있게 그려낸 작가의 필력과 연기자들의 열연에 박수를 보낸다.

모두의 연기가 훌륭했지만, 특히 오정세의 연기는 '신'급이었다.


혹시 아직 이 드라마를 안 본 분이 계시다면, 그리고 여유 시간이 생겨서 뭔가 볼 드라마를 찾고 계시다면,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권해본다. 당신도 감동 받고, 울고 웃고, 행복한 시간을 가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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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무렵', '스토브리그' 를 무척 재밌게 봤던 터라, 이 드라마도 오정세님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챙겨봤었어요! 요새 한국드라마 많이 챙겨보시나봐요. 이건 저도 봤던 드라마라 반갑네요 :)

저도 동백이랑 스토브리그 재밌게 봤어요.
요새 드라마 많이 보고 있답니다. ㅎㅎㅎ

이거 볼만하나요? ㅋㅋㅋ 소개영상 10분짜리 보고 안봤는데 요즘 드라마들 소개영상은 다 재미있게 잘 되어 있어서 ㅎㅎ;

근데 저는 정작 맨날 잘 때 보는 것은 미드 시트콤이라 ㅠㅠ

초반 4부 정도 지나면 더 재미있어지는 거 같아요.
캐릭터들에 공감할수록 더 재미와 감동이 커지고요.
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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