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팬서비스 거부 영상 공개. 한 발 늦은 팬서비스 의무조항 검토.

in #kr-baseball7 years ago (edited)

“너희들이 볼펜 한 자루라도 만들어봤냐? 너희들처럼 생산성 없는 공놀이를 하는데도 대접받는 것은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팬들에게 잘해야 한다.”

최희암 전 연세대 농구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뉴욕 메츠에서 뛰던 구대성 선수와 우연찮게 서점에서 맞닥뜨린 적이 있습니다. 깜짝 놀라, 펜과 공책을 꺼내 사인 요청을 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사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저의 사인 요청에 응해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무례했는지도 모릅니다. 사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사인 요청을 거절한 것이라면 충분히 이해합니다. 경기장 밖에서는 팬들도 선수를 배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유니폼을 입은 상황에서 사인 요청을 일체 거부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듭니다.

얼마 전 KBS 뉴스에서 야구선수들이 팬들의 사인 요청을 무시하고 버스에 올라타는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뉴스 보도 후, 선수협회가 공식적으로 반성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사인 등 팬서비스를 야구선수들의 의무로 강제하는 팬서비스 조항을 명문화하겠다고 합니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메이저리그처럼 5분~10분 가량 사인을 해주는 시간을 마련하는 방안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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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기사를 보니 선수 개개인의 의식 전환이 먼저라는 지적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선수들의 의식 전환이 먼저라는 건 팬서비스의 의무화를 그 뒤로 미루겠다는 이야기도 되니까요. 선수들의 의식이 전환되면 좋겠지만, 의식 전환이라는게 호떡 뒤집듯 되나요? 팬들은 선수들의 의식이 전환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팬서비스 의무화가 우선되면 선수들의 의식 전환은 따라올 것입니다. 아니, 안 따라와도 됩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팬서비스를 하라 강요할 수는 없으니까요. 팬서비스 조항은 진작에 명문화되었어야 합니다. 후진 야구 그만합시다.

비단 뉴스에 보도된 해당 팀 그리고 선수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루 이틀 있어왔던 문제도 아니고, 몇몇 선수만 그런 것도 아니니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도 팬서비스가 좋지 않다는 비판을 오래도록 들어왔고, 제가 쉴드치고 싶어도 쉴드칠 수 없는 그 선수의 오점입니다. 진작에 팬서비스가 프로야구선수의 의무로 자리잡았다면 제가 좋아하는 선수에게 실망할 일도 없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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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선수의 팬서비스를 보셨나요 ㅎㅎ

팬들이 지쳐서 먼저 돌아선다는 그분이요? ㅋㅋㅋ

팬과 선수가 서로 대접해 주었으면 합니다.
팬도 선수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면 안 되고, 선수도 팬에게 최선을 다해서 봉사하는 것이 좋겠지요.
"서비스"라는 말이 원래 봉사한다는 말이니까요.
서비스를 하는 사람을 서번트, 즉 종이라고 했지요.
종과 주인의 관계가 반드시 아닙니다.
민주사회에서는 대등한 관계이지만 여전히 서비스 정신이 필요한 것이지요.
누가 누구에게 우위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른 모든 사람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야구선수의 팬 서비스가 좋아진다면 야구가 더욱 번창하겠지요. 하지만 야구의 번창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팬 서비스, 또는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라면 팬도 기쁘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팬도 야구선수에게 무리한 것은 부탁하지 않고, 엄청나게 많은 팬에게 일일이 싸인하지 못하는 것쯤은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선수도 다른 급한 일이 없다면 당연히 팬에게 시간을 할애해야겠죠?

@eunsik 님의 의견 잘 들었습니다. 상당히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상호 존중은 야구선수-팬 관계만이 아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관계에서 기본 예의가 맞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야구선수의 팬서비스는 단순히 같은 사회구성원에 대한 존중을 나타내는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야구선수와 팬은 비즈니스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팬서비스가 스포츠스타라는 직업인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팬의 무리한 요구는 스포츠스타라는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동이겠죠.

서비스를 주고받는다고 해서 주종관계, 갑을관계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손님이 왕’이고 돈을 냈으니 팬서비스 내놔라” 하는 것은 팬의 갑질이고, “내 야구를 보러와놓고 왜 팬서비스까지 요구하냐” 하는 것은 선수의 편협한 직업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둘 모두 정상적인 비즈니스 관계가 아닙니다.

저는 여전히 어쩔 수 없이 하는 팬서비스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 누구도 상대방의 진심을 알 수도, 컨트롤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은 컨트롤할 수가 있죠. 어떻게 항상 진심으로만 사람을 대하겠습니까. 사회적인 관계에서 억지웃음 짓는 일도 있잖아요. 마지못해 하는 팬서비스도 팬은 아마 기쁠 것입니다. 선수가 겉으로 불만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팬은 진실은 모를테니까요.

팬서비스가 제도화되면, 선수들 사이에 ‘팬서비스는 내가 할 일’이라는 의식이 자리잡을 것이고 점점 진심으로 팬을 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팬서비스가 제도화되면, 팬들은 스포츠스타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식적인 창구를 얻게 되고, 스포츠스타들이 사생활을 침해하는 팬들에게 당당히 요청을 거절해도 팬들이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예전의 야구 경기는 팬이 야구 보는 것 자체를 좋아해서 입장료를 내는 것에 불과했다면, 앞으로의 야구 경기는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 산업의 차원에서 이해해야겠지요.
서비스의 질 향상은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침투하고 있으니까요.
고객의 요구는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에 그 산업이 도태되지 않으려면 더욱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겠지요.

네,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선수와 팬들 모두 만족할만한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네요. 스포테인먼트하겠다는 이야기는 야구계에서 나온지가 꽤 오래된 것 같은데 거기에 못 따라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ㅠ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저도 최근 우리나라 선수들이 팬들을 외면하는 모습을 뉴스로 접하면서 놀랬습니다 ㄷㄷㄷ 대부분이 아이들이던데 저는 첨에 게임에 져서 기분이 안좋아서 그런건가했더니 늘 그런다는 얘기에 더 놀랬네요;;;
야구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만큼 팬서비스도 최고가 됐으면하는 바램입니다 :)

어린팬들은 실망하고, 부모님들은 무시당한 것 같다며 화내는 모습이 참 씁쓸했어요 ㅠㅠ 이번 뉴스로 선수들이 각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나름 각자 이유가 있겠지만
어린 팬들을 무시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네요 ㅋㅋ
근데 싸인 그거 받아봐야 나중에 찾지도 못하는데

질서정연하게 팬서비스할 공간도 마땅치가 않고.
경기장 도착 경기시작 한시간 전에야 도착해서 몸 풀러 얼른 들어가야 하고.
후배 선수들은 선배가 사인 안하고 들어가면 눈치 보느라 따라들어가야하고.
이런 것들은 모두 선수들 잘못이 아니고 환경이 조성이 안되어 있어서 그런것 같네요.

싸인받은거 관리 잘 안돼요 진짜 ㅋㅋㅋ 저도 사실 구대성 선수 싸인 받은 공책 안 쓰고 고이 모셔두고 있었는데 한국 와보니 없네요 ㅠㅠ 공인구나 유니폼 같은거 아니면 사진 찍는게 나을 것 같아요 :)

일교차가 큰 날씨에요 감기조심하세요^^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네요^^

감사합니다 :)

짱짱맨호출로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전에도 관련글을 봤지만 너무나 좋은 글입니다.

보팅, 팔로우 하고 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부터 지들이 잘 났다고...
예전에 야구장은 정말 순수하게 야구를 보는 팬들이 많았습니다.저는 지금도 순수하게 야구를 보러가기 때문에 웬만하면 포수 뒷 자리를 구하려고 합니다. 돈이 비싸지만요. 응원이 집중해서 야구 보는데 방해가 되어서 그러네요.

원래 야구장에는 정말 매니아들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싸인을 요구하는 팬도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야구가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같이 하고 있다고 봅니다. 야구선수들이 팬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당연히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무조항을 넣으면 싫은데 억지로 하는 선수들도 있겠지만, 이제는 정말 팬 없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강제라도 가지게 해야합니다.

스타 선수가 되고 돈을 많이 버니까, 건방져지는 선수들 분명있습니다. 제대로 팬 서비스 안하면 정말 몇게임이라도 보이콧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네요.

구단에서도 제대로 교육시켰으면 합니다.

저도 포수 뒷자리를 제일 좋아해요 ㅎㅎㅎ 라팍에서 제일 앉아보고 싶은 자리는 외야 테이블석이고요. 널찍하니 좋아보이더라고요 ㅎㅎ

맞아요. 정작 야구계에서 그리도 엔터테인먼트를 부르짖으면서 지금과 같은 팬서비스로 일관하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선수들이 팬서비스가 하기 싫어서 안해주는게 아니라면 KBO가 팬서비스를 의무화하고 구단 측에서 환경을 조성해주면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풀릴 거라고 봐요. 혹시라도 실력만 좋으면 되고 성적만 좋으면 팬은 알아서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선수는 없었으면 좋겠네요. 요즘은 정말 둘 모두 잘해야 하는 세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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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와 팬서비스, 팬과 팬심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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