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 스포일러주의 !




-근데 이 상황이 정리된 후에 엘한테 내가 필요 없어지면?
-그럴 리가 없잖아. 엘한텐 늘 네가 필요할 거야.
-그럴 거라고 되뇌이지만 믿음이 흔들려.그러니까 엘은 특별해. 태어날 때부터 특별했지. 내가 남들보다 일찍 알아챈 건 맞아. 하지만 숲에서 우연히 발견했을땐 엘한텐 누구든 필요했어. 운명 같은 게 아니라 어쩌다 내가 걸린거지. 내가 흔한 쭈구리라는 걸 엘도 알게 될거야. 운 좋게 슈퍼맨이 집 앞에 착륙한 것 뿐이지. 적어도 로이스 레인은 '데일리 플레닛'의 잘나가는 기자인데...미안..
-아니야.
-아니, 지금 이러는 내가 너무 한심해. 그냥.. 왜이러는 지 모르겠어.
-엘을 잃을까 두려워?






-네가 앞장선 거 보여? 무리를 이끌고 격려하고 있어. 여기 문장 보이지? 하트야. 좀 뻔한 것 같지만 무리를 하나로 묶는 게 사랑이지. 사랑이 없으면 우리는 다 무너질 테니까. 엘도 그래, 특히 더하지. 지난 몇 달간 엘은 네가 없어서 갈피를 못잡았어. 다른 사람들과 너무 다르니까. 남들과 다르면, 가끔은 내가 틀렸나 싶기도 해. 근데 넌 엘이 틀린 게 아니라고 느끼게 해줘. 달라서 더 좋다고 하지. 싸울 용기를 주는 거야. 개가 널 서운하게 했거나 널 밀어내는 것 같았다면 네가 그랬듯이 걔도 널 잃을까봐 두려웠던 거야. 널 잃을 거라면 차라리 빨리 해치우자 했겠지. 반창고 뜯는 것처럼. 그래, 엘한테 네가 필요해. 언제까지나.





-베크나는 내 기억으로 날 공격해. 하지만 제일 어두운 기억만이야. 우리 안의 어둠만 보는 것 같아. 그러니까 반대 방향으로만 달리려고. 빛을 향해서. 거기선 날 못 찾을지도 몰라.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있어?
-글쎄. 하지만 내 머릿속이야. 그 놈이 아니라. 그러니까 내 공간을 통제할 수 있을 거야. 그냥 그놈을 밀어내고 행복한 기억을 찾아서 거기 숨으면 돼. 빛 속에 숨는 거야.
-생각해둔 기억 있어?
-응. 내 평생 제일 행복했던 때.
-나도 거기 있었어?
-(미소) 참 주제넘은 생각이네. 그래. 너도 있었을걸.






-엘!
-마이크! 포기하지 마, 넌 하트야. 그걸 잊지 마. 넌 하트라고.


-엘? 내 말이 들리는지 모르겠지만 들린다면 내가 여기있다는 걸 알아줘. 나 여기 있어. 그리고... 사랑해. 엘 내 말 들려? 사랑해. 자주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널 무서워해서가 아니야. 진짜야, 그렇게 느낀 적 없어. 절대로! 너한테 내가 필요 없어질까 봐 난 그게 무서워. 내 마음을 말했다간 정말 그런 날이 왔을 때 더 힘들 것 같았어. 하지만 엘, 네가 없으면 어떻게 살지 모르겠어. 숲에서 널 발견한 날부터 내 삶이 시작된 것 같아. 노란색 베니네 버거가게 티셔츠를 입고 있었잖아. 너무 커서 널 통째로 삼킨 것 같았지. 난 그 순간 거기서 널 사랑한다는 걸 알았어. 그 후로 매일 널 사랑했어. 좋은 날에도 사랑하고 힘든 날에도 사랑해. 초능력이 있어도 사랑하고 없어도 사랑해.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해. 넌 내 슈퍼히어로야. 그리고 널 잃을 순 없어. 알았지? 내 말 들려? 널 잃을 순 없어. 넌 뭐든 할 수 있어. 날 수도 있고 산도 옮길 수 있어. 난 믿어. 정말이야. 하지만 지금은 네가 싸워 줘야 돼. 알았지? 엘. 내 말 들려? 싸워야 돼. You need to fight! You have to fight! fight! fight!


나는 우리가 마냥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생각보다 닮았더라. 나는 널 잘 몰랐구나. 너도 날 잘 몰랐고. 아무리 말해도 사람들이 듣지 않더라. 소용 없어. 그래서 더 이상 말하지 않아. 그렇지만 그 사람들을 아낀다면 말해야하잖아. 알아. 누군가의 생각을 바꾸는 건 불가능해. 그가 없는 걸 말해도 소용없는 걸. 보여주기 전까진 믿지 않아. 증명도 설득도 넌더리 나. 보게 되면 그제서야 움을 요청하는데 그땐 너무 늦었어. 더 이상 도와줄 순 없거든. 그거 알아? 널 만나기 전부터 내 목적은 생존이 아니였어. 난 말야. 위대해질거야. 내 이름대로.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던 것 같아. 아무도 믿지 않는데도 꿈꾸는 건 어려운 일이야. 계속 틀렸다는 말만 듣다보면 때로는 나 자신조차 믿기 어려울 때가 오더라. 그런데 말야. 단 한 명만 진심으로 믿어주잖아. 그럼 진짜 빨리 현실로 이루어지더라. 그가 마지막 인사로 다시 돌아와서 보자고 할 때 이렇게 인사했어. 아니 다음엔 내가 거기 가겠다고. 그는 믿지 않았지. 하지만 1년 후 그러했어. 나는 너를 믿어. 진심으로. 기묘한 이야기를 봤는데 뭔가 좀 겹쳤어. 어떻게 행복해졌냐는 말에는 단순한 대답을 할 수가 없어. 누군가 이게 필요할거란 말엔 사실 그런 날이 안 왔으면 좋겠다는 건 진심이야. 근데 믿어주는 사람은 계속 채찍질을 하고 고무시킨다는 그 말이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아. 왜냐하면 나도 하트거든. 슈퍼히어로는 아니지만.




2022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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