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WINNER - AIR


웹툰을 보다가 사람들이 '주인공 목소리 좋은 것 좀 보세요.' 하는 목소리 드립을 좋아한다. 들릴 리 없는 그 목소리가 내 귓가에도 울리기 때문이며, 그보다 깨방정을 순도 높게 표현할 수 없이 와닿는다.

제일 좋아하는 목소리 중 하나는 오빠와 결혼해서 가족이 된, 언니의 목소리이다. 언니는 어떤 상황에서도 밝고 환한 하이톤으로 인사한다. 아가씨란 호칭은 살짝 닭살 돋지만 언니가 불러주는 '아가씨'는 너무 진심이 가득해서 귀한 사람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언니와 그다지 공감대가 많지도 할 얘기가 없다해도 언니의 목소리를 듣는것만으로도 하루가 행복해진다. 그래서일까, 조금 민감하고 껄끄러운 얘기도 언니에게 말할 수 있는 건 목소리의 힘 때문일지도 모른다. 가끔 선물을 건넬 때 언니의 음성으로 '좋아요, 감사해요.' 들을 때면 마치 내가 엄청난 거라도 해준듯한 기분이 든다. 그말투는 중독적일만큼 천진난만하기 때문에 자꾸 무언가를 챙겨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간다. 언니한테는 그저 많이 주고 싶다.

비슷한 이유로 필라테스 강사님 목소리도 좋아한다. 처음에는 파이팅 넘치는 선생님의 열의를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알고나니 한 없이 귀여운, 다소 낮은 음정에 밝은 에너지가 담긴 선생님의 목소리로 TMI스러운 서로의 일과를 들을 때 운동의 피곤이 날아간다. 샘은 만나면 날씨를 묻고, 수업이 끝나면 물 많이 마시라고 말해준다. 잊을 만하면 몸이 많이 좋아졌다고 낙천적이고 희망적인 칭찬을 해주신다. 샘과 말할 때는 주접모드로 시시콜콜하게 반응한다. 그 짧은 시간 덕분에 필라테스가 좋아진걸지도 모른다.


2022년 3월 22일, by 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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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목소리와 말투는 사람의 큰 매력 중 하나이자,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제2의 '나' 인 것 같아요 ㅎㅎ

제가 나중에 스텔라님 만나게 되면,
꼭 밝고 환한 하이톤으로 인사드릴게요!!

"스텔라 아가씨!!!!"  ( 'ㅡ')/ 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이성을 보는 단 한가지 조건이 목소리가 좋은 사람이랍니다. 그분의 지론을 듣고 나니 오! 일리가 있구나 생각했지요.

앜ㅋㅋㅋ 뉴발님 그 호칭은 언니 한정이라 ㅋㅋㅋㅋ
자연스러운 평소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주세요 ㅋㅋ

목소리의 힘이란게 참 크죠
전 제 목소리가 빠른 하이톤이라 여자도 낮은 음성의 차분한 음성이 듣기도 좋고 부럽기도 해요
목소리가 곧 그사람의 인상이기도 하니 ㅎ

하이톤의 목소리 경쾌하고 밝아서 좋아해요.
그러고보면 무심결에 글을 읽으며 목소리를 저도 모르게 상상하게 되는 것 같아요.
realy님 글에 하이톤을 입혀봐야겠어요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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