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278. 정답 발표
새벽부터 비가 쏟아집니다.
어찌나 퍼붓는지 밖에 나갈 엄두를 못 내다 조금 뜸해지는 것 같아 집을 나섰습니다. 갈 때는 비가 얌전하게 왔는데 체육관을 나서려는 순간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길에 세운 교통 표지판이나 공사구간을 알리는 고깔도 다 엎어지고 이리저리 굴러다닙니다.
조금 전에 비로 쓸은 자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온통 낙엽으로 가득합니다. 젖은 낙엽이니 쓸어도 쓸리지도 않고 아스팔트에 붙은채로 꼼짝도 않고 있습니다. 우산을 쓰고 걷는데 바람이 어찌나 사나운지 비는 옆으로 오고 앞이 보이지 않는데 우산은 앞으로 걷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옷 젖는 것이야 말리면 그만이지만 우산에 가려 앞이 보이지 않으니 길을 건너는 것도 위험해서 억지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정답은 까마귀, 칠석입니다.
‘까마귀도 칠월 칠석은 안 잊어버린다.’
중요한 사실이나 날짜는 명심해서 잊지 말 것을 일깨울 때 쓰는 속담입니다.
칠월 칠석날에 견우와 직녀가 까막까치들이 놓아준 은하수의 오작교(烏鵲橋)를 건너서 일년에 한 번 만난다는 얘기를 사실로 알고 고개가 아프도록 밤하늘을 쳐다보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날엔 까마귀들이 칠월 칠석은 잊지 않고 기억해 두었다가 오작교를 놓기 위해 은하수에 올라가버리기 때문에 이 무렵에는 지상에는 까마귀를 보기 힘들다고 합니다.다. 그것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칠석이 지나고 보면 묘하게도 까마귀 머리에 털이 벗겨져 있는데, 그것은 그들의 몸으로 오작교를 놓아 견우와 직녀가 밟고 다녔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만약 까마귀나 까치가 그 날을 잊어버리면 오작교를 놓을 수가 없고 그러다보면 일년을 기다린 견우직녀가 눈물의 재회를 할 수가 없게 되지요.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그날은 꼭 기억해야 하는게 정석입니다.
그런데 까마귀만도 못한 일이 있었습니다. 사촌이 아들 결혼을 시키면서 모바일 청첩을 보낸다고 저에게 다른 친척들 전화번호를 물었으면서도 정작 제게는 안 보냈습니다. 저도 어느 토요일로만 들었지 그날이 그날인줄 모르고 다른 사촌들에게 듣고 청첩장을 전달 받아 부랴부랴 축의금을 보내고 혼주와 통화를 했습니다. 물론 청첩을 안 보낸 죄가 있어 서운하다는 말도 못하고 저는 참석 못한 미안함을 덜기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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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279회에서 뵙겠습니다.
제27회 이달의 작가 공모를 시작합니다.
https://www.steemzzang.com/hive-160196/@zzan.admin/27-zzan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