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를 노래함
햇살도 힘을 잃은 오후지만, 탁한 바람결에
아카시아 향기가 스며있습니다.
<아카시아 꽃 필 때>
---오 광 수---
이제는 다시 못 올 꿈같은 기억의
낯익은 향기에
가슴 두근거리며 고개를 드니
아카시아 꽃이 가까이 피었습니다
하얀 꽃 엮어서 머리에도 쓰고
향기가 몸에 베일만큼
눈 지그시 감고 냄새를 맡던
얼굴 하얗던 사람
봄 햇볕이 따스한데도
그대를 생각하면
왜
눈물부터 날까요
호호 입으로 불고 옷에다 닦아서
당신을 가득 묻혀 내게 준 만년필은
몇 번 이사하면서 잃어버리고
아픈 가슴만 망울졌습니다
이젠 당신의 얼굴을 그리려해도
짓궃은 세월이
기억하는 얼굴을 흩으면서
아내와 비슷한 얼굴로 만듭니다
올해도 아카시아 꽃이 피었습니다
당신에게서 풍기던 향기가
올해도 나를 꿈의 기억으로 보냅니다
혼자서 하얀 꽃을 보면서 말입니다
<아카시아 꽃그늘에 앉아>
---허 영 미---
아카시아 흐드러진
꽃그늘에 앉아 너를 생각한다
맘 하나 툭툭 터트려
열어버리면 이토록 향기롭지 않느냐
오월 아카시아 가지마다
벌 떼가 날아드는 건
아카시아 꽃 입술마다 농익은
맘의 단물을 머금고
사랑의 언어를 속삭이는데
얼마나한 서로의 행복이겠는가
맘의 빗장은 애초부터 쓸모가 없음이야
참 인생은
맘의 문부터 활짝 열어놓고
맘 하나 툭툭 터트려
열어버리면 이토록 향기롭지 않느냐
<아카시아 꽃>
---김 동 리---
앞산의 뿌연 꽃
5월의 아카시아는
솔숲에 엉기어
안개처럼 피어난다.
뒷산의 뿌연 꽃
5월의 아카시아는
찔레에 엉기어
구름처럼 피어난다.
아카시아 꽃으로
메워진 골짜기마다
벌과 나비들이
잔치를 벌인다.
아카시아 꽃도 완전 만개했네요~^^
우리 동네는 향그럽습니다. ^^
아카시아 꿀 빨아먹고 튀김도 해먹었는데 이런 최악의 미세먼지에서는 불가능하겠어요. ㅠ
아쉽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