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sdns의 창작 시
바람 상자/cjsdns
어디서 왔나 이 시원함
손가락 하나 꾹 누르니
얼음골 바람처럼 불어온다.
집집마다 바람 상자
시원한 바람 가득한지
손가락 놀림에 냉기 먹은 바람
뛰쳐나와 달려든다
이렇듯,
동화 같은 이야기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그런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아닌가 봐, 아무래도 아닌가 봐
얼마나 양심에 찔리면 저럴까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뚝 뚝 뚝 눈물 흘리는 에어컨 실외기
정열의 계절은 사라지고 잔인한 여름만 있다.
이제는 집집마다 에어컨으로 불리는 바람 상자 한두 개씩은 다 가지고 있다.
거실 한편에 있던 바람벽에 붙어있던 전원만 넣어 작동하면 때와 장소 불문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나온다.
참으로 좋은 세상이다.
그러나 실외기라 불리는 냉동기를 보면 응축수가 생겨서 눈물처럼 뚝뚝 떨군다.
우리가 에어컨을 켜서 느끼는 시원함은 없는 것을 만들어 내놓는 것이 아니라
한쪽이 시원하다는 이야기는 한쪽은 그만큼의 열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이야기다.
굳이 냉각기의 원리를 설명할 필요는 없다.
어이 뜨거워를 연발하며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말하는 것들의 이면을 보면 다 이유가 있다.
에어컨 실외기가 흘리는 응축수는 어쩌면 인간이 흘려야 할 땀이며 눈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2021/08/06
천운
엉뚱한 사람에게 사랑을 줄 때 우리는 에어컨보다 더 많이 운다.
우리의 후손들이 몇십배로 흘려야되는 눈물일지도 ㅠㅠ;;
에어컨 바람보다 자연풍이 좋은데요. 안켤 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