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인연/cjsdns

드넓은 우주에
셀 수 없이 많아
수천억 개나 된다는 은하

그중에 하나
우리 은하

그 안의 태양계
그리고 지구에서

같은 공기로
들숨 날숨 하고

같은 물 마셔가며
핏기 돌게 하는 삶

우린 모두가
인연의 한 고리

문득 드는 생각
블록체인이 인연이란 것은
이런 거야 하고

한방에 증명해 보이는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잘 돌아갔다는 소식
아침에 보니
슬쩍 미안한 생각에
소중한 인연이지, 하며
기록을 하는데

밖엘 나갔다 온 아내가
외치듯 말한다.

눈발이 날려요!
그래요, 하고 창 밖을 보니
어라, 눈이 내린다.
첫눈이 내린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눈 마중을 나선다.
첫눈 마중을 나서
마당을 한 바퀴 돌며
첫눈 소식도 전해 본다.

그래 이런 것도 인연이지
2021년엔 첫눈이
11월 10일 날 아침에
4월 벚꽃잎 날리듯 내린다.

어디서 어떤 인연 되어
여기까지 와서
내게 첫눈으로 조우 하나 생각하니
감회가 깊다.

눈길을 돌리니
그동안 못 본 꽃이 들어온다.

넌 어떻게
이제야 거기서 피었니
묻기도 전에 말한다.

늦게 피었다 흉보지 마라
일찍 피어 뽐냄보다
하늘에서
축복으로 뿌려주는
꽃잎
받은 자 나뿐일걸, 하며
하늘 거린다.

그래, 진달래 개나리도 못하는
첫눈과의 조우
코스모스 하늘거림에
첫눈까지 유혹했으니

쌓일 정도는 아닐지언정
제법 날리던 눈발이
이제 멈췄다.

세상에 인연 아닌 것이 없다.
어느 인연이나 소중하지 않은 것 없다.
모두가 소중한 인연이다.

마치 나의 숨결이 소중하면
남의 숨결 또한 그렇다.

너의 날숨이 돌고 돌아
나의 들숨이 되고
나의 날숨이 돌고 돌아
너의 들숨이 되리니
인연, 인연,
인연이 따로 없다.

스티미언 여러분 모두가 소중한 인연입니다.

2021/11/10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