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는 걸으며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in zzan2 years ago

오늘 아침에는 걸으며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cjsdns

안녕들 하시지요.
뭐니 뭐니 해도 안녕이 최고입니다.
모든 게 안녕해야 되니까요.

구십이 세이신 아버지는 돌아가시면 장례를 화장으로 할까 봐 늘 걱정을 하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늘 산소자리 말씀을 해 오셨어도 그냥 지나가는 이야기로 들었습니다.
육이오 참전 유공자이시기에 국립묘지에 가실 수도 있는데 화장을 하여야 하기에 절대로 그곳에 안 가신다고 달리 방도를 찾으려 늘 애를 쓰십니다.

그런데 이삼 년 전부터는 아버지의 말씀이 그냥 허투루 들리기보다는 그래 저렇게 소원하시니 어디 자리를 알아보자 생각을 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됩니다.
그러다가 생각을 하게 된 것이 그렇다면 아예 가족 묘지 겸 특수관계인 공원묘지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갔습니다.

늘 생각하며 추진하려 노력 중인 것 중에 하나가 지역 문학인들의 작품을 전시 홍보하는 문학관 건립이며 이것에 연계하여 시비공원을 구상해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걸으면서 생각한 것이 시비 공원을 추모 공원으로 조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이릅니다.

위화감을 주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자연스레 찾을 수 있는 그런 추모 공원 말입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아이디어가 작고 문인들의 대표시나 약력 혹은 남기고 싶은 이야기로 묘비가 새겨지는데 그건 누군가 찾아오는 사람이 보는 것이 되겠지요.

그렇지만 누워있는 작가가 영원이 바라보는 묘비 뒷면에 자신의 작품을 싣는 것이 오늘의 내 아이디어입니다.
살아서는 한 백 년이고 어찌 보면 순간이지만 누워서는 세상의 나이가 아닌 우주의 숨결로 사는 영원한 쉼터이기에 그렇다면 자신이 세상의 숨결로 살 때 지은 작품을 영원히 볼 수 있게 하면 이것도 세상을 마감하고 가는 분에 대한 배려이며 저승에 가서도 자랑이 될 거 같습니다.

아침 밥상에서 아내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니 시큰둥합니다.
아침 운동을 먼저 나가 상천역까지 전철을 타고 가서 내려 자전거 도로로 걸어오는 길에 만났는데 내가 인사를 어디서 많이 뵌 분이시네요 하며 반갑게 인사를 하니 반쯤은 인상을 쓴듯하게 찡그리며 뻐쩡스럽게 예 그러네요 하고 지나갑니다.

그래서 아침을 먹으며 인사를 공손히 해야지 그게 뭡니까 하니 당신은, 하며 하는 이야기가 어디서 많이 본듯하다니 그게 말이 되냐 방금 보고 또 보네요 해야지,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니 얼마나 오랜만에 보기에 그렇게 인사를 하냐고 합니다. 그래서 꼬랑지를 내리고 있다 생각하니 또 이게 아닌 겁니다.

아니 내가 많이 본듯하다고 많이 본 사람이라고 했지 오랜만이라고 했냐고요, 살아오면서 매일 얼굴 맞대고 제일 많이 본사람이 당신인데 그래서 많이 본듯하다는데 그게 잘못되었나요, 하고 이야기를 하니, 아니 얼마나 됐다고 본듯하다고 하냐, 이럽니다.

그래서 말합니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데 얼굴 안 잊고 인사하면 좋은 거 아닌가요, 하니 어이없다는 듯 웃어넘깁니다. 그렇게 웃고 나더니 상냥해집니다.
그래서 커피도 마시고 아침 상을 물렸는데 오늘 내가 낸 이이디어를 뭔 이야기인지 잘 모르는 거 같습니다.

그러나 잘 몰라도 좋습니다.
세상일 다 알고 하는 것도 없고 다 안다고 잘 사는 것도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나 역시 다 알고 하는 거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거다 싶으면 그냥 꾸준하게 밀고 나가는 겁니다.
그러나 보면 주발을 만들려 했는데 함지박이 되고 함지박을 만들 여했는데 큰 독이나 가마솥이 되기도 합니다.

어제 글에 @whqhdrms35 님이 "글쓰시면 200달러 넘게 받으시는 건가요? 대박..."
이런 댓글을 다셨습니다.

그런데 그 아래 @dozam 님이 화답하기를 "그러기까지 얼마나 많이 투자를 하셨겠어요? 시간과 자본과 관심과 다른 분들에 대한 배려가 저런 결과로 나온다고 짐작합니다. ㅎㅎ" 이렇게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발 하나 만들어 보겠다고 꾸던 꿈이 꾸준하게 열심히 하다 보니 함지박도 가마솥도 만들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종지를 만들며 주발이 최고의 꿈이었고 주발이 되고 나니 함지박도 가마솥도 걸게 되었습니다.
그 가마솥에 넣고 삶는 것들이 스팀을 하면 서 꾸어온 나의 꿈입니다.

이제 가마솥 활용이 잘되면 더 큰 꿈을 꾸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좋겠습니다.
사실 가슴속에서는 용광로 같은 그런 꿈을 조금씩 품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꿈은 나 혼자 꾸는 꿈이 아닌 스티미언 모두가 함께 꾸는 그런 꿈이 되어야 할거 같습니다.
그래야 실현 가능할 테고 그런 때가 올 것이라 믿습니다.

@whqhdrms35 님이나 @dozam 님 같은 우리 스티미언 모두가 영차 영차 어기영차하면서 함께 힘을 모을 때 누가 얼마, 하며 대박! 이러는 게 아니라, 와! 스팀 대박! 스티미언 대박! 이런 함성이 그치지 않고 울려 퍼지는 날이 올 것이며 그렇게 될 때쯤이면 헛소리 같은 나의 말도 모두 현실로 이루어져 있으리라 봅니다.

스팀에서는 누구나 꿈을 꿀 수 있고 노력할 수 있습니다.
스팀이니까,
이루어지니까,

감사합니다.

2023/02/22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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