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in zzan2 years ago (edited)

뭣이 중헌디/cjsdns

사람은 다 생각이 다르다.
하여 그 누구든 내 생각이 반드시 옳다고 단정하고 주장을 하기는 쉽지 않다.
사안에 따라서는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으로 분별해가면서 접근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많다.
그러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들은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나무는 목련으로 어른이 품어 두아름 정도 된다.
수령도 당시 찾아본 자료로는 우리나라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나무였으며 백 년은 훨씬 넘은 나무였다.
그런 나무가 그냥 잘려 나갔다.

그 나무가 있던 자리이다
나무는 잘려 나가고 길이 뚫렸다.
폐허화된 오래된 구 시가지의 개발이란 측면에서는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나무를 살릴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아직도 남는다.

이런 목련나무는 어디 가도 보기 어려운데, 집 뒤에 숨겨 놓듯 있어서 그렇지 이 나무 자체가 명물이 될 수 있을 될 터인데 하는 생각에서 내가 불이익을 받더라도 이나무를 살려가며 공사를 하자고 공사 담당자와 군청 관계자와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안된다는 것이었다 해서 그렇다면 나무값을 내가 안 받을 터이니 청평역 근처나 공원으로 옮기자고 했다.

당시 담당자도 현장 확인을 하고 일단 동의하고 검토 작업을 해보겠다 했다.
그리고 얼마 후 나무를 이식하는 것 자체가 예산이 많이 들고 쉬운 일이 아니라서 불가 통보를 받았다. 하여 그렇다면 좀 더 위치를 위쪽으로라도 옮기자 해도 그것도 크레인이 큰 것이 와야 하고 작업 난이도 때문에 어렵다고 포기를 한다.

그렇게 되어 어쩌면 가평의 진짜 명물이 될 어른 팔로 두아름이나 되는 목련은 사라졌다.
목련 나무가 고목이라 해도 자체도 워낙 건강하고 모양도 잘 생겼는데 이상한 건 이전 포기를 하고 나니 나무가 반이 죽어 갔다.

이유는 모르겠다.
나무가 어떻게 된 게 반쪽이 죽어갔으니 자신의 운명을 알고 슬퍼서 그랬는지 아니면 누군가 그냥 놔두고 공사를 하거나 이전을 하자고 강하게 나오니 못된 장난질을 친건지 모르겠다.

당시 기억으로는 나무 가격이 감정가로 800만 원 정도 나온 거 같은데 그것도 포기하겠다 해도 옮겨가지 못하는 행정이 원망스럽고, 그냥 보존했으면 좋았을 청평 구역사를 헐어내고 공원을 만들었는데 이왕 이렇게 공원 계획도 있었으면 시차를 극복하며 옮겨 심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러면 느티나무와 목련 나무로 유명한 청평이 될 터인데 하는 마음이 새로 만들어진 공원에 들르면 생각이 나곤 한다. 참고로 요즘 청평 7080 청춘 공원에서 시화 전시가 7월 한당 간 진행되고 있다는 말씀 도 올려 봅니다.

이러한데 어제 그동안 코로나로 못 만나던 클린대 학우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조금은 섬찟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가평 축협에서 운영하는 가평 한우명가 주차장 옆에 있어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멋쟁이 은행나무 고목이 있는데 이 나무가 어느 날 갑자기 잘려 나갔다는 것이다.

학우들이 반가움에 그동안 못 본사가 서로들 안녕들 하신가라며 안부를 묻는 도중에 가평 축협 한우 명가에 은행나무가 잘린 사연을 누군가 지나가는 농담처럼 꺼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에이,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고 베어낸 이유야 모르지만 이야기를 듣는 순간 확 오는 느낌이 뭔가 잘못된 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관심을 갖게 되며 설마 그 나무는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내가 아직 현장 확인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잘려나간 나무가 이나무 같다.
이 나무가 잘려 나가야 할 이유는 별반 없어 보인다.
숫나무라 구린내 나는 은행이 달려서 손님들에게 코를 막게 하는 것도 아니고 주변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가지가 번성해서 이웃하는 집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거의 없고 햇볕을 차단하므로 생기는 일조권의 시비가 붙는 나무가 아니다.

내가 옆집에 산다면 나무가 있는 게 없는 것 보다도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자세히는 모르나 민원의 소지는 거의 없을 거 같고 만약에 민원이 야기되면 돈 많은 축협이니 옆집을 판다면 매입해서 주차장도 넓히고 아니면 축산 제품 전문 매장을 만들어도 될 거 같은데 왜 나무를 베어 냈는가 하는 문제이다.

또한 잘려나간 은행나무의 약 60년 정도 자체 수령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한우명가 2008년 3월에 개업을 했는데 지난 14년간에 오고간 손님들 중에는 그 나무 아래서의 추억도 많을 것이다. 가평 한우 명가 하면 그 은행나무를 떠올리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기에 그런 나무를 왜 어느 날 갑자기 베어내야 했는가 말이다.

나무를 베어 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그 스스로 하나의 생명이기에도 그렇지만 세월을 먹은 나무는 그 나름의 간직한 역사가 있는 것이고 그 역사를 혼자서만 간직한 게 아니라 수많은 사람과 공유를 하고 있기에 아무 생각 없이 아침 밥상에 찬을 들듯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소한 일 같지만 이런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고, 정책이고, 생활이어야, 쭈그러드는 가평이 아닌 저력 있는 가평이 되는 것이다.
시간을 먹은 것들은 함부로 대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 보다도 더 많은 세월을 먹은 것들은 굳이 사람이 아니라도 경외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외심까지는 아니라 해도 존중은 해야지 그 존중마저 등한시하면 화가 오는 것이다. 사람은 그 화를 면하기 위해서라도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간만이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발버둥 치는가 그렇지 않다.
세상의 모든 만물은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자신들의 할 수 있는 최선을 찾는 것이다.
하여 아무리 인간이라면 사람만이 아닌 세상에 모든 생명에 경외심을 가져가 하고 특히 세월을 먹은 것들에 대해서는 눈앞에 이익이나 이해관계만 따지지 말고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래서 말인데 뭘 잘하겠다고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지킬 것은 잘 지켜 가는 것이다.
가평에는 돈 먹는 하마는 많은데 돈 나오는 노다지 광은 별로 없어 보인다.
특히 관이나 조합에서 하는 일들은 더욱 그렇다.
그냥 보존만 했으면 그 자체가 노다지 광이 될 것들을 개발이란 이름으로 건드려 놓으니 오히려 돈 먹는 하마가 되어 주민들 등골을 빼먹고 있는 형국이 된 것이 한둘이 아니다.

해서, 뭐 은행나무 하나 가지고 그래 이렇게 생각할게 아니라 진정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중에 최고는 존중이고 세월 앞에 최소한의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들이 널리 공유되면 사회 전반에서 함부로는 저절로 사라지고 내가 살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기 좋은 환경이 곧 네가 살기 좋고 우리가 살기 좋은 환경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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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게시물 축하합니다 이것은 내가 배우고 싶은 플랫폼에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지당한 말씀입니다.
나무를 함부로 베어내는 걸 보면 화가 납니다. 나무 한 그루만큼도 지구에 보탬이 되지 못하는 자들이! 라는 격한 욕이 나옵니다.

너무 한심한 처사입니다.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네요~ 생각이란게 없는 듯 합니다

Magno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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