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이마저도...
기다림 이마저도.../cjsdns
대작이다.
김승희 작가의 2007년 작품 십장생도이다.
동판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정말 대작이다.
병원을 찾는 모든 이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의 작품이라 생각된다.
작가의 이력을 찾아보니 화려하다.
금속 디자인의 선구자라 한다.
1976년에 국민대에 금속공예과를 창설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기다림이 길어져 지루해질 수 있는데 이런 작품을 찬찬히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네 하면 결코 지루하지도 않을 수 있다.
워낙 대작이라 눈여겨보는 이를 놀라게 할 만도 하지만 속으로 생각하기를 도대체 이런 작품은 가격은 얼마나 할까 하는 생각이 이 든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도 없다.
금속공예 대형 작품으로 설치된 것이라 그런지 몰라도 내가 본 십장생도 중에 가장 의미 있게 다가왔고 눈여겨보게 됐다.
그런데 십장생도 생각이 안 나서 그걸 생각해내느라 한참 헤매었다.
십장생도의 실마리를 아무리 찾으려 해도 그게 뭐지 뭐였더라만 되뇌다 휴대폰에서 생각의 실마리를 찾을까 하여 소나무 사슴 달 학 이런 식으로 넣어 검색하니 십장생 십장생도 이렇게 뜬다.
휴대폰 없으면 생각하다 그냥 포기할 텐데 스마트폰이 바보가 되는걸 많이 붙들어 늦춰주는 것 같다. 고맙기도 하고 이거 없었을 땐 어떻게 살았지 싶으며 줄줄줄 외우던 거래처나 지인들 전화번호는 고사하고 어떤 때는 내 전화번호도 누가 급히 물어오면 얼른 대답이 안 나오고 뭐더라 할 때도 있다.
혈액 검사를 하라고 해서 2층 채혈실에 가서 피를 뽑았다.
앉으세요.
팔 올려놓으세요.
주먹 꽉 쥐세요.
바늘 뺄 때도 따끔합니다.
지형 반창고 붙들리니 5분간 누르고 계셔야 해요 말끝에 이어 일어나 가세요. 하는데 말하는 폼이 어찌나 사무적이고 인간 냄새가 안 나고 그 모습이 슬쩍 웃기기도 해서 내가 몇 마디 흉내를 내니 멋쩍은 듯 쳐다본다.
그나저나 분석 결과가 나오려면 한 시간 하고도 20분쯤 걸린단다. 의사와 만나 진료를 받을터인데 예전 같으면 이리 기다리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 병원을 어지간하면 안 다녔는데 이젠 어지간하면 병원을 기다려가며 다니게 된다.
큰 병이 있어 그런 게 아니라 주변에서 나잇값을 먼저 하는 친구들을 보면 건강관리해야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어지간하면 병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세월이 이렇게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직 어딜 가던 관심이 가는 게 많이 있다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스팀 스팀 짱이 있어 이렇게 시간을 유용할 수 있으니 더없이 좋다.
옛날 객기로 가득 차 예술이 별거야 사람들의 숨결 하나하나가 예술이지 하던 말이 이젠 정말 그런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누구든 자신의 삶 자체가 예술이라고 생각하고 긍지를 가져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 이렇게 병원 대기실에서 이러고 있는 모습마저도 말이다.
스티미언 모두의 건강을 기원하며...
2022/07/29
천운
항상 건강 하셔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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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검사하러 가셨어요?
몸 성한 게 최곤데요.
120까지 끄떡 없겠습니다, 이런 말 들으시길 바랍니다. ㅎㅎ
병원에 다녀 오셨어요?
어디 안 좋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