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sdns의 창작 시

in zzan3 years ago

우리 동네 느티나무/cjsdns

우리 동네
느티나무

새봄이면
수줍은 듯

방긋한 웃음 지며
곱게 차려입은 연두

여름이 될 때쯤이면
속내 보여주듯 펼쳐 보이며
시원함 선물하더니

속삭여 오는 살랑바람과
사랑에 빠졌나

아님, 젊은애들
밀어를 엿듣고
주책없이 마음 들떴나

온몸이 붉게
타오르듯 달아 올라
숨길수 없게 되었으니

이를 어째
나이깨나 먹었어도
뜨거운 가슴
아직도 펄펄 끓어 넘치니

한 살 더 먹어도
그 가슴 간직하련가

마음 내려놓듯
색동옷 미련 없이
벗어 놓으나

내년 봄 돼봐라
첫사랑 같은 연두

이슬보다
더 영롱히 맺히리니

부럽다 하면
지는 건가 주책인가

우리 동네 느티나무
300년이 넘도록 연애 질 한다.

창작 노트:
불과 며칠 전이다.
친구 전시회 관람을 간다며 나설 때 느티나무는
온통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런데 어제 나들이를 하고 오는 길에 보니
그 붉은 단풍옷을 미련 없이 벗어 놓는다는 생각으로 벗어던지듯이
홀딱 벗은 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너는 벌써 한 살 더 먹을 준비를 하였구나 생각이 들어
찰칵하고 왔다.

식재 연도고 1720년이니 적게 잡아도 300년은 훌쩍 넘은 나무나
그러나 고사된 가지 하나 없이 아주 정정한 거목이다.

그런 느티나무를 생각하다 보니
새봄에 첫사랑 같은 연두를 피어 올리는 모습이 생각나고
여름이면 바람에 살랑이면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고마움이 있다.

그런데 그런 느티나무가 어느 사이 온몸이 달아오르듯 붉게 물들어 오르는 것을 보게 되고
또한 미련 없이 그 화려한 옷을 벗어 놓는 모습을 보게 된다.
마치, 뜨겁게 사랑했으니 더 이상 무엇을 바라리 하는 마음 같기도 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어떤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냥 , 마냥 어쩔 수 없이 늙어만 가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이게 자연의 조화이고 순승 하는 거야 하는 생각에 미칠 때쯤 그래도 일말의 미련이 있어 그런지 느티나무의 300살이 넘는 나이가 부러운 게 아니라 해마다 첫사랑 같은 새순을 돋우고 한여름이면 뜨겁게 사랑하고 오르가슴에 몸부림치는듯한 그 붉은 모습의 단풍, 그리고 해탈하듯 미련 없이 훌훌 벗어 놓는 마음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여기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은

천년을 살면 뭐하니
하루살이의 삶처럼 뜨겁지도 못하면서...
하는 생각이 난다.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떠 올랐는지는 모르겠다.
일종의 위안이라 할까.
100년을 살기도 힘든 인간의 수명의 슬픔일까 아쉬움일까, 여하튼 모르겠다.

어쨌거나 우리 동네 느티나무는 언제까지나 뜨거운 열정이 넘쳐나서 천년만년 뜨거운 사랑을 할거 같다.
그냥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진다 해도 어쩔 수 없다.
애초 이길 생각도 없으며 그럴 기력도 없다.

스팀이나 열심히 해서 못다 한 청춘을 불살라 보는 게 내 꿈이라면 꿈이고, 사랑이라면 사랑이다.
내 청춘이 아직 유효한 이유이며 꿈이 있는 한 나 역시 우리 동네 느티나무처럼 뜨겁게 사랑할 수 있으리라.
내 꿈은 스팀이며 문학이고 애터미다.
이 말을 다른 말로 요약하면 우리 모두의 성공이고 행복이며
함께하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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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나무를 보면 나무에 신성한 기운이 깃들어 있는 느낌이 들어요.

I appreciate your work in the world of Steemit. You are doing a great job

느티나무는 흔하면서도 주변을 찾아보면 없을 때도 있더라구요 요새는... 가로수가 점점 없어지는 추세라.. 도시에서도 보기 힘들어지고 있네요^^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Puisi yang indah. Tidak dikirim ke #literary-prize ?

귀하의 게시물은 저에게 매우 동기 부여됩니다. 감사합니다 @cjsdns

[WhereIn Android] (http://www.wherein.io)

많은 생각이 드는군요.~ 항상 좋은 글 잘 정독하고 있습니다.^^

Excellent post. Thanks for sharing.
I hope one day I can visit this place.

Impressive old tree.

사랑이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는 글을 쓰면서 뜨겁게 주목받는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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